"임상재평가까지 급여?...건보료 손실부터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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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재평가까지 급여?...건보료 손실부터 책임져야"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0.07.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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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콜린알포세레이트 관련 논평

[성명] 임상재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급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제약협회, 
그 전에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 손실을 책임져라

지난 6월 11일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 적정성을 심의하여, ‘치매’관련 효능효과에는 현행대로 급여유지, 그 이외의 경우 선별급여를 적용하기로 결정하였다.

‘건강보험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제도’의 시범사업으로 첫 대상이 된 것이 ‘콜린알포세레이트’이다. 이 제도는 이미 급여되고 있는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점에서 보험 급여하는 것이 적정한지 다시 평가하는 제도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여부에 대한 검증방법과 그 기준도 계속 변화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허가된 의약품에 대한 임상재평가제도가 필요하고, 보험에서 급여해 준 의약품에도 급여재평가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도 그러한 요구에 따라 급여적정성 평가가 이루어졌다.

8일 제약협회는 이번 약평위의 결정에 대해 심평원에게 이의신청을 제출했다. 그 내용은 "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보장된 후 급여여부를 검토하기 때문에 통상 품목허가를 취득하고 난 뒤 보험급여 등재 절차를 거쳐 시장에 진입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재검증을 뒤로 하고 급여적정성 평가가 먼저 이뤄져 선후가 뒤바뀌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미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와 허가 갱신을 받아 20년간 처방되어 온 의약품인 만큼, 임상재평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급여재평가를 유보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제약협회의 배경에는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비슷한 뇌대사 개선제인 '아세틸-엘-카르니틴'의 지난한 과정이 있을 것이다. ‘아세틸-엘-카르니틴’은 2011년에 유사하게 효능입증자료가 부족하다는 문헌재평가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루한 공방 끝에 두 가지 효능효과 중 첫 번째인 ‘일차적 퇴행성 질환’에 대한 적응증은 8년이 지난 2019년 7월까지 그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퇴출되었다. 나머지 적응증인 ‘뇌혈관 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 질환’에 대한 효과 입증 자료도 계속 연기하여 현재 2021년 1월까지 미뤄졌고 이것마저 제출하지 못한다면 이 제제는 의약품으로서 퇴출될 예정이다.

이 제제는 한해 약 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약이다. ‘일차적 퇴행성 질환’ 퇴출 직전인 2019년 1분기에도 약 189억원의 처방이 나왔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식약처가 인지한 이후에도 국민들은 무려 8년여 동안 이 약을 사용당했다. 제약사의 버티기와 식약처의 제약사 봐주기, 의약품 관리제도 미흡으로 국민들만 쓸모없는 약을 복용하면서 제약사의 배를 불려준 셈이다. 

이처럼 한 번 허가가 난 적응증을 바꾸는 것은 몇 년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아세틸-엘-카르니틴의 경우 8~10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 과정 동안 제약사의 영업전략과 전문가의 맞장구를 곁들여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수천억 원의 이윤을 챙겨갔다.

우리는 묻고 싶다.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비슷한 뇌대사 질환제인 ‘아세틸-엘-카르니틴’의 임상재평가 과정에 발생한 비용에 대해서 제약협회는 어떠한 책임을 내놓을 수 있는가? 그리고 심평원, 식약처 역시 국민을 대리하여 약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건보재정을 관리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늦장 행정, 미루기 행정, 봐주기 행정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은 어떻게 질 것인가?

이번 급여 적정성 평가의 대상이 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 한해 매출이 무려 3,525억원이다. 이 중 ‘치매’이외의 적응증에 처방된 것은 무려 83%인 2,922억원(152만명에게 사용)이다. 식약처의 무능함으로 허가받아 아직도 국민들과 환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는 여러 효과 불분명한 약제들에 대한 교통 정리는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기점으로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만 한다. 이번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재평가가 제대로 되어야만 제2, 제3의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7월 10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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