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수용할 듯...등재 시 3파전 양상
폐경 전 난소 절제없이 투약...차별점
한국노바티스의 전이성 유방암치료제 키스칼리정(리보시클립)이 조건부로 급여 첫 관문을 넘었다. 지난 6일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심의됐는데,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단계는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이다. 쉽지 않은 관문이지만 후발약제라는 점에서 협상도 비교적 원만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심사평가원과 식약처 등에 따르면 키스칼리정200mg은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및 사람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2(HER2) 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다.
폐경 전, 폐경이행기, 또는 폐경 후 1차 내분비요법으로는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폐경 후 1차 내분비요법 또는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경우에는 풀베스트란트(파슬로덱스)와 각각 병용해서 쓴다.
인산화효소(CDK4/6)억제제인 키스칼리정의 경쟁약물은 한국화이자의 입랜스(팔보시클립)와 한국릴리의 버제니오정(아베마시클립)이 있다. 국내 도입이 가장 빠른 입랜스는 2017년 11월 급여목록에 등재됐는데, 당시에는 파슬로덱스가 급여 등재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일차 내분비요법으로 레트로졸과 병용해서 쓸 때만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이후 파슬로덱스와 병용요법 급여는 올해 6월 신규 등재된 버제니오정과 함께 인정받게 됐다.
키스칼리정은 같은 계열로는 3번째로 나온 후발주자다. 약가협상에 속도를 내더라도 11월경에나 급여 등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적응증 중 상대적으로 시장이 큰 2차요법(파슬로덱스와 병용요법)만 놓고 보면 선발약제보다 5개월이 늦다. 한국노바티스 측이 조금은 속도를 더 내야하는 이유다.
이번에 급여평가 도전에서 한번만에 성공한 건 회사 측이 나름 전향적으로 급여등재 절차에 임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버제니오정의 경우도 입랜스캡슐과 2차 요법 급여 시기를 맞추기 위해 속도전에 나섰었다.
물론 키스칼리정은 후발주자이지만 선발약제와 차별화되는 장점을 갖고 있어서 늦게 깃발을 꽂아도 일정정도 시장쉐어를 확보하는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환자들과 임상의사들이 주목하는 점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선은 폐경 전 환자에게 1차 요법으로 급여 사용이 가능해 입랜스캡슐이나 버제니오정보다 투여범위가 더 넓다. 폐경 전 여성에게 난소 절제없이 투여할 수도 있다.
한편 키스칼리정은 이 처럼 사용범위가 선발약제와 완전히 겹치지 않아서 환급형RSA로 급여등재 절차를 진행해왔고, 급여 첫 관문도 '평가금액 이하'를 수용해 RSA로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