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새마을금고 설립...고형암-에이즈치료제 국제 특허
2010년 이후 간암--치매-당뇨, 표적-면역항암제 개발 박차
"창조하는 마음으로 인류의 건강한 삶을 개척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기업을 추구한다."
기업의 기본 목적은 이윤 추구이다. 하지만 이를 구성하는 직원의 성장과 발전 없이 이윤만 좇는 기업은 미래의 희망이 없다.
삼진제약은 지난 1977년, 무려 43년전 '주5일 근무제'를 도입했던 선도적이면서도 혁신적 기업이었다. 직원이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가정에서 쉼과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한 '앞서가는' 경영철학을 추구해왔던 것이다. 결국 기업의 발전은 직원의 발전과 동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셈.
최근에는 그동안 다소 잠잠했던 기업홍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삼진제약하면 생각하는 대표 브랜드 제품은 역시 생리통에 쓰이는 '게보린'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1979년에 허가돼 41년의 나이가 증명하듯 '삼진제약=게보린'의 공식을 더욱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게보린은 지난해 기준 180억원을 생산하면서 국내 일반약의 블록버스터급 제품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허가된 '게보린소프트'를 앞세운 기업이미지의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룹 에이프릴 이나은을 모델로 세워 적극적인 도전에 나서고 있다. 게보린을 통한 삼진제약의 명성을 공고히 하기 위한 발걸음으로 보인다.
삼진제약은 지난 1968년에 첫발을 내딛은 52년된 기업이지만 앞선 전통 제약기업에 비교하면 아직은 '청년기업'으로도 볼 수 있다. 70년 도매업체인 삼진상사 설립 이후 2년 후인 1972년 현재의 삼진제약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80년대는 1984년 직장 새마을금고 설립, 이듬해엔 부설 중앙연구소 설립 등을, 90년대부터는 항암제와 에이즈치료제의 국제 특허, 2000년대 들어서 신사옥 준공과 간염치료제, 퇴직연금제 도입 등 굴직한 일들을 만들어왔다.
최근 10년 안에는 간암치료제와 치매치료제, 당뇨약, 표적-면역항암제 개발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항암제 등 생명연장을 위해 넘어서야할 영역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도전 속에 미래를 담기 위한 노력이다.
삼진제약이 실제 주력제품을 통한 실적 올리기,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땀 흘리기, 이를 위한 인적 구성과 기업구조는 어떻게 될까. 사업보고서 등을 통한 성장 가능성을 살펴봤다.
◆주요 제품과 그간의 영업 실적은?
일단 지난 상반기 매출은 1190억원으로 전년동기 1217억원 대비 27억원이 빠졌다. 역시 영업이익도 204억원으로 전년동기 287억원 대비 83억원이 줄었다. 다만 순이익은 165억원으로 전년동기 32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영업활동의 부진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비용일 줄어 이익을 낸 상황으로 분석된다. 판매관리비 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맨 효과(?)로 볼 수 있다.
지난해는 아예 역성장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을 연출한 바 있다. 연매출 2419억원을 기록해 전년 2600억원 대비 181억원이 줄었다. 영업이익도 441억원으로 전년동기 595억원 대비 -25.9%였다. 당기순이익도 113억원으로 전년 255억원 대비 -55.7%를 나타내며 저조했다.
실적으로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하향세를 그리며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앞서 의약분업 전이 1999년 매출은 381억원에 불과했다. 분업 원년 2000년은 440억원, 2004년 893억원으로 배이상 매출액이 늘었다. 2005년 1059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다시 5년이 지난 2010년 2004억원을 기록하며 2000억원대 기업으로 발돋음했다. 분업과 함께 쾌속성장한 제약기업으로 주목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후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2015년 2165억원을 찍었지만 이는 2010년 2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오르내림을 지속해왔다. 2017년 2452억원, 2018년 2600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다시금 지난해 2419억원으로 주저앉으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던 2000년대에 비해서는 급락이 큰 상태다. 성장을 이끌 제품군이나 여타 영향으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 주요제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정제는 항혈전제 '플래리스'와 소염진통제 '게보린' 등이 61.93%인 1498억원을 기록했다. 플래리스는 지난해 587억원의 생산실적을, 뇌기능개선제인 '뉴티린(98억원)'과 행생제인 '타이록신(54억원)' 등 캅셀제가 391억원으로 전체의 16.18%였다. 플래리스와 게보린이 삼진제약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항생제 '제티암'과 소염제 '세포라탐' 등 주사제는 260억원으로 10.73%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기타로는 제산제 '겔투현탁'과 근육통치료제 '시프로겔' 등이 270억원으로 전체의 11.16%의 매출을 나타냈다.
◆연구조직과 투자, 미래 준비 연구개발 현황은?
연구조직은 경기도 성남 소재 중앙연구소를 비롯해 화성 소재 향남연구소, 충북 청주 소재 오송연구소로 나뉜다. 중앙연구소에는 제네릭 및 개량신약의 제제연구 등의 '제제연구실'과 신약 약리독성 연구의 '약리독성연구실', 신약 능 효능분석 및 평가를 하는 '바이오신약연구실', 신물질-신약 합성 연구 '합성연구실', 연구기획 등의 '연구기획실'이 존재한다.
향남연구소는 품질개선연구실과 품질평가연구실이, 오송연구소는 원료합성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연구인력은 지난 상반기 기준 박사급 16명 등 총 69명이 근무하고 있다. 핵심 연구인력은 연구소장인 기민효 상무가 연구총괄을 맡고 있다. 종근당 DDS연구소 부장을 지낸 바 있다.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은 지난 상반기에 137억원으로 매출 대비 11.53%를 사용하고 있었다. 2019년 262억원을 써 매출 대비 10.82%를 투입한 것보다 많았다.
그럼 삼진제약의 앞날을 책임질 연구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신약 11건, 개량신약 4건을 진행중에 있다. 신약의 경우 에이즈치료제와 혈액암과 고형암, 안구건조증과 쇼그렌증후군 치료신약은 임상 2상으로 가장 개발에 근접했다. 치매 및 파킨슨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살리피고 있는 'SJP1801'은 정부와 함께 후보 물질 탐색 및 효능평가를 진행 중에 있다. 이밖에 항암제 후보물질 탐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개량신약은 안구건조증에 대한 임상 2상이,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전임상과 후보물질 탐색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이들 과제들이 온전히 성과를 낼지는 좀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진의 신성장 동력 마련은 현재로서는 먼길을 걷듯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는?
삼진제약의 두 거목은 조의환과 최승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아직 현직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두 회장은 삼진제약의 창업주로 41년생 시작한 동갑내기 약사들이다. 조의환 회장은 중앙약대를, 최승주 회장은 충북약대 출신이다. 법인 공식 재직기간은 49년6개월로 동일하다.
장홍순, 최용주 대표이사가 두 회장의 뒷받침하면서 회사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어 마케팅은 명현남 부사장과 최지현 전무가, 경영관리 조규석 전무, 컨슈머헬스 성재랑 전무가 담당하며 영역을 책임지고 있다.
직원은 남직원 514명, 여직원 205명으로 총 719명이 있으며 평균 근속연수가 11.7년으로 남녀가 비슷했다. 남직원 12.0년, 여직원 11.0년이었다.
주주는 조의환 회장이 9.63%를 보유하고 있다. 증여로 인한 주식수 및 지분율이 감소한 것으로 지난 5월 각 1.26%씩 장남 조규석 전무와 차남 조규형 상무에서 옮겨갔다.
아울러 2대주주인 최승주 회장은 장녀인 최지현 전무에게 2.16% 증여한 바 있다.
여타 제약사와 달리 삼진은 계열회사가 없다. 오르지 삼진제약만 있는 것이다. 다만 타법인 출자만 있다. 한국제약협동조합에 4.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이티비씨에 25억원 투자해 0.52%의 지분을 지닌 상태다.
연구개발 기술력이 안되면 영업력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다. 다만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시대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아니면 그 반대의 결과로 경쟁력을 잃고 밀려날지의 갈림길에 와있다. 삼진제약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을 제대로 읽고 도전과 투자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