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진(BeiGene, 백제신주)의 PD-1 면역관문억제제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의 한국 진출이 확실시 된다. 중국 보험약가는 단 37만원, 고가 면역항암제 약가 생태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고됐다.
5일 뉴스더보이스는 중국 PD-1 억제제중 티스렐리주맙(중국 상품명 Baize'an)이 중국외 해외시장 중 한국과 미국에 가장 빠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정황에 대해 소개하고, 고가의 면역관문 항암제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단한다.
베이진 코리아와 노바티스, 한국제외 세계 판권계약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일단 한 수 아래, 항암제인데 믿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먼저 떠올릴 지 모른다.
노바티스는 지난 1월 티스렐리주맙의 세계 판권를 계약금 6억 5천만달러(한화 약 7,300억원)에 사들였다. 향후 미국 등지의 제품화에 따른 마일스톤까지 한화로 2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노바티스는 자사가 개발중인 PD-1 억제제 스파탈리주맙(Spartalizumab)을 보유한 상황에서 판권을 사들였다는 점에서도 티스렐리주맙이 중국산이라고 한 수 접고 볼 만한 항암제가 아니라는 충분한 반증을 제공한다.
판권은 미국, 케나다, 멕시코, EU,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러시아, 일본 등이며, 한국은 빠져있다.
이유는 2019년 10월 8일 설립돼 운영되고 있는 한국지사 '베이진 코리아'를 통해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을 준비해 왔기 때문. 산업자원부 외국기업 등록 현황정보를 통해 연락 가능했던 담당 회계사, 베이징 중국본사와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메디게이트뉴스 기자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지사 현황에 대해 살펴 볼 수 있었다.
최근들어 마케팅 준비팀을 비롯 20~40명 정도로 인원이 대폭 확충됐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품목허가를 준비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회계는 독립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해외 회계사무실을 통해 위탁운영되는 형태였다. 허가준비 품목은 티스렐리주맙 이외 FDA 허가품목인 외투세포 림프종 치료제 브루킨사(Brukinsa 성분 자이누브루티닙) 등 2품목으로 예상된다.
중국 보험약가 37만원...비소세포폐암 적응증 충분한 파급력
티스렐리주맙은 중국의 4번째 면역관문항암제로 2019년 12월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 3차요법으로 허가됐다. 이후 지난해 4월 백금 화학요법 치료 이후 12개월내 질병이 진행된 PD-L1 발현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피암(방광암) 적응증을 추가했다.
3월 1일부터 적용되고 있는 중국 환급 의약품 목록(한국의 급여목록)에 등재된 티스렐리주맙의 적응증은 이 두가지로 약가는 100mg 기준 2180위안(한화 37만 4493원)이다. 연간 환급액은 7만 4100위안(한화 약 1천 3백만원)으로 기존 약가에서 80% 인하됐다.
지난해 4월부터 화학요법을 병행한 편평비소세포암 1차 치료제로 시작해 비편평형 등의 적응증이 추가되면서 지난 1월 비소세포폐암 관련 적응증에 대한 완전한 승인도 확보했다. 다만 환급목록 고시(지난해 12월, 적용 3월 1일) 시점보다 늦어 이번 환급(급여) 적응증에서는 제외됐다. 이외 적응증은 1월 간암이 추가됐다.
약값은 키트루다와 옵디보, 티쎈트릭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 투약 용량이 암종에 따라 다르고 제품에 따라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통상 티스렐리무맙이 1회 200mg(또는 주로 2~5mg/kg) 용량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략적으로 대표적인 면역관문항암제 약가의 15~25% 수준이다.
국내출시 또 다른 징후 서울대병원 등 국내 단독 임상 증가
국내 허가를 준비한 것으로 관측되는 임상은 이미 지난해 5월 종료됐다. 중국내 적응증인 국소 진행성 전이성 방광암 1/2상으로 식약처 허가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투세포 림프종의 경우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없었으며, 중국내 임상자료가 활용될지는 파악이 불가했다.
주목할 임상은 서울대병원 단독으로 진행되는 2차례 화학요법 후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트라바티닙(Sitravatinib) 병용 임상과 국내(서울대, 분당서울대, 아산) 진행되는되는 위암, 결장직장암 대상 프루퀸티닙(Fruquintinib) 병용 임상이다.
글로벌 임상 국내 참가가 아닌 국내 단독 임상이 올해만 2건 시작됐으며 향후 출시 이후 적응증 확대까지 모색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서울대병원이 주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외 4월 1일 미국 랩 테라퓨틱스(Leap Therapeutics)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위, 식도암 대상 자사의 DKN-1와 티스텔리주맙 병용요법 임상을 미국과 한국에서만 실시한다고 밝혔다. DKB-1의 아태 판권을 보유한 베이진이 임상시험을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이외 HER 양성유방암, 식도 및 위식도 접합 선암 등에 대한 다국가 임상이 4건 진행되고 있다. 후발주자로 글로벌 제약사의 면역항암제 적응증 확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진행되는 임상자료를 분석해 보면 모두 10여개의 추가적인 적응증 확대를 꾀하고 있다.
PD-1, 중국내 전체 항암제 중 최저 수준...한국 약가는
중국에서도 항암제의 환급(한국의 보험급여) 약가 중 유독 PD-1 계열 면역관문항암제만 글로벌 제약사 제품이 등재되지 않았고 약가도 세계 시장과 격차가 가장 크다.
티스렐리주맙 이외 환급되는 PD-1 억제제는 토리팔리맙(중국 상품명 투오이)와 캄렐리주맙(중국 상품명 아이루이카) 등 중국에서 자체 개발된 3품목이다. 키트루다(중국약가 1만 7,718 위안) 등 글로벌 제약사 제품은 약가 협상에 실패, 단 한 품목도 등재되지 않았다.
참고적으로 토리팔리맙 약가는 906.80위안(80mg/2ml) 1074위안(100mg/2.5ml), 2100.97위안 (240mg/6ml)이며, 캄벨리주맙 약가는 2,928위안(200mg)이다. 모두 글로벌제약사 면역항암제 가격의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반면 면역항암제를 제외한 중국 환급목록에 등제된 글로벌 제약사 항암제 가격은 중국물가와 한국의 약가와 비교할 때 저렴하다고 보긴 어렵다.
노바티스 산도스타딘 30mg은 7911위안(약 138만원)으로 한국 199만 6293원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다. 반면 자이카디아처럼 중국 198위안(약 3만 4천원)에 비해 한국 3만 1271원으로 더 비싼 경우도 존재하는 등 평균적으로 대부분 한국 대비 약간 저렴한 수준이다. 또 화이자의 인라이타는 중국과 한국 모두 3만 6천원대로 동일하다.
한국의 약가에 비해 두배 이상 저럼한 항암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머크의 얼비툭스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중국내 환급목록 등재시 약가를 크게 낮춰 화제가 된 품목들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러한 중국내 항암제 약가 구조와 티스텔리주맙이 한국의 급여 등재시 참조할 약가가 중국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베이진이 국내 진출시 고가 전략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내에서 조차 유독 저렴한 중국산 면역 항암제가 국내시장에 진입하게 될 경우 이미 급여되는 고가의 면역항암제가 있는 국내 환경에서 예측이 쉽지 않은 파급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EU에서 탈퇴하자마자 항암제를 비롯한 의약품 약가 인하를 진행 중이고, 미국은 최근 3조달러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메디케어 관련 약가 인하를 예고하는 등 하는 세계적으로 고가의 항암제 관련 급여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저가 면역항암제의 해외 진출이 만드는 한국의 시장 변화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한편 티스렐루주맙은 2019년 12월 허가 이후 지난해 3월 시장에 진입한 이후 1억 336만달러(한화 약 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 매출만 6,348만 달러(약 700억원)였다.
또한 베인진 코리아와 한국시장 협업이 가능성이 높은 제약사로 앞서 살핀 노바티스와 중국내 위탁 생산중인 베링링거 인겔하임, 베이진의 지분 투자와 중국내 의약품 위탁 판매를 진행중인 암젠 등이 유력해보였으나 3사 모두 국내 협업가능성에 대해 상호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