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약-의약중간체, 향균제 등 케미컬사업으로 위기조정
2000년 첫발 후 09년 상장...20년 코오롱바이오텍 설립도
2000년 의약분업 직전에 한국티슈진아시아로 국내에 첫 이름을 알린 제약사가 있다.
바로 코로롱생명과학이다. 설립 초기 세포유전자치료법을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티슈진'의 제품화와 유사치료제를 개발하면서 관련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2005년 코오롱으로부터 원료의약 및 환경소재사업을 양수받으면서 2006년 지금의 코오롱생명과학으로 탈바꿈했다.
2007년 제넥신의 바이오신약인 자가면역질환치료제 'p40-hFc' 도입과 항인플루엔자 글로벌 신약 후보물질 기술 도입계약 체결하면서 오픈이노베이션을 꾀했다. 이런 과정에서 2009년 코스닥상장을 하면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였다.
2010년 코오롱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코오롱그룹에 본격적으로 편입된 것이다.
이후 2015년 티슈진의 브랜드명을 '인보사'로 확정한 후 2017년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 출시했다. 2018년에는 미국내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개시, 이듬해 인보사 제2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2019년에 터졌다. 인보사가 허가 당시와 다른 성분으로 유통판매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판매중단, 이어 허가취소가 된 것. 현재는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에 대한 장기추적을 통해 안전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개발부터 출시까지 코오롱생명과학의 중심에 서 있던 인보사가 결국 판매중지와 허가취소로 귀결되면서 코오롱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은 간판이었던 인보사의 구멍을 케미컬사업로 채워가며 험지를 벗어나기 위해 전력을 하다고 있다. 당분간 케미컬사업을 최대한 끌어올려 떨어진 신뢰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내와 달리 인보사와 관련해 지난달 미국 3상 임상 계획이 승인받음에 따라 올해내 정상적으로 이를 추진, 미래의 가능성을 키워나간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해 공개한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현재의 주요제품과 그간의 실적, 연구개발과제, 임직원 등에 대해 살펴봤다.
◆주요제품과 그간의 실적
코오롱생명과학의 현재 지탱하고 있는 케미컬사업의 주요 품목은 원료의약품과 의약중간체 등이다. 대부분 일본 등 해외수출용으로 허가받은 품목으로, 의약품 등의 경우 16일 기준 21품목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63.1%로 817억원 규모였다.
원료의약품의 경우 일본시장에서 신뢰받고 있어 향후 저가 공세의 중국과 인도 업체와 차별화된 현지화와 일본 제네릭 및 오리지널 업체와 네트워크를 확보, 향후 수출 선점을 기대하고 있다.
또 항균제나 수처리제 등이 전체의 56.7%인 73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반면 바이오사업은 바이오의약품 CDMO 용역 등에서 -25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의 -19.8%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경영에 부담을 줬다. 이는 지난 1월 발생한 MTPC중재 결과에 따른 기술수출액 반환금 264억원의 매출액 차감 및 영업이익이 반영됐다.
기존에 구축된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의 연구개발력을 바탕으로 추가 아이템의 발굴과 라이선스 인-아웃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CDMO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그간의 실적을 보면 주식상장에 앞선 2007년에는 5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08년 702억원, 상장한 2009년 868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2010년 1019억원으로 1000억원대에 올라섰다. 2011년 1172억원, 2012년 1413억원으로 승승장구한 이후 2013년 1396억원, 2014년 1306억원, 2015년 1212억원까지 주저앉았다.
2016년 1583억원으로 뛰어오른 뒤 2017년 1181억원, 2018년 1327억원, 2019년 1485억원으로 회복한 후 지난해 1294억원으로 다시금 하향세를 보였다. 2013년부터 널뛰기를 해온 셈.
올해도 인보사사태의 영향권에 머물 것으로 보여 상향선을 그릴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분위기다. 다만 원료의약품의 일본 수출 등 케미컬의 성장여부에 따라 그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연구조직과 연구개발과제 현황
연구조직은 서울소재 바이오연구소와 케이컬연구소, 임상 인허가 담당 바이오의학담당부서로 구성돼 있다.
바이오연구소는 바이오연구지원팀이 바이오신약 연구 관리 및 지원과 연구QA 등을, 분자생물팀은 후보물질 제작 및 분석법 개발, 약리팀은 약리기전연구와 독성 및 분포시험계획과 수행관리, 임상 진입 관리를 담당하며 공정개발팀은 인보사 공정 개발에 업무를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의학담당의 경우 개발팀서 임상 인허가와 신약기술 도입 및 이전 관련 업무를, 인보사안전관리팀은 인보사 장기추적과 약물감시를 맡고 있다.
케미컬연구소는 케미컬연구지원팀의 경우 케미컬연구 관리 및 지원과 분석 등을, 연구 1팀은 원료약 개발 연구를, 연구2팀은 의약품 CMS품목 관련 연구, 연구3팀은 항균제 관련 연구, 연구4팀은 수처리제 관련 연구, 공정기술팀은 공정기술 관련 연구에 나선다.
연구인력은 지난해말 기준 87명이 근무 중이며 바이오연구소에 33명, 바이오의학담당 25명, 케미컬연구소 39명이 있다.
핵심인력은 김수정 상무가 바이오신약연구소장으로 바이오신약 연구 총괄하고 있다. 앞서 다이아칩 대표이사와 바이로메드 연구팀장을 지낸 바 있다.
연구개발비용은 지난 2015년 114억원을 써 매출 대비 9.4%의 비율을 연구비에 사용했다. 2016년 136억원을, 2017년 152억원으로 매출 대비 12.9%의 비중을 보였다. 특히 2018년에는 229억원을 투입해 매출대비 17.3%를, 2019년 181억원으로 12.2%, 지난해 119억원을 사용해 매출 대비 9%의 비중을 보였다. 국내의 인보사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지속적으로 주목했다.
현재 개발중인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은 무엇일까.
지난 2011년 연구를 시작한 요천골 신경근병증 적응 치료 후보물질 'KLS-2031'를 임상1/2a를 미국에서 진행중이다. 지난해 4월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또 고형암 치료 신약 개발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KLS-3021'은 전임상에 있으며 오는 2023년 미국 IND 신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13년 연구 시작한 'KLS-1010'는 백신 플랫폼 기술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밖에 인보사의 미국내 3상 임상을 올해 시작을 예정하고 있다.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 현황
가장 앞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는 이우석 대표이사 사장이다. 산업자원부 이사관을 거쳐 코오롱제약 대표이사, 코오롱티슈진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박문희 전무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코오롱 인사실장과 그린나래 사내이사를 지낸 바 있다.
양훈철 상무가 경영지원본부장을, 이규현 상무가 케미컬사업본부장, 조영우 상무가 케미컬사업부본부장, 채호진 상무가 생산지원본부장, 최태근 고문이 상근으로 있다. 미등기임원 5명에 대한 1인 평균 급여액은 2억4700만원이었다.
직원은 지난해말 기준 436명이 근무중이며 1인 평균급여액은 5900만원이었다.
주주는 코오롱이 최대주주였다. 20.35%의 지분율을 보였다. 코오롱의 최대주주는 이웅열 회장으로 45.83%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 회장은 또 코오롱생명과학의 14.40%의 지분도 있었다.
계열회사는 바이오제조부문 물적분할해 설립해 100% 지분을 보유한 '코오롱바이오텍'을 비롯해 역시 100% 지분을 가진 해외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밀접한 관계사이다.
코오롱그룹 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상장사의 경우 코오롱생명과학을 비롯해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머티리얼 등 6개사가 있다.
비상장사는 총 27개사다. 테크비전과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덕평랜드, 코오롱하우스비전, 코오롱모듈러스, 리베토코리아, 그린나래, 엠오디, 코오롱엘에스아이, 코오롱베니트, 더블유파트너스, 이노베이스, 코오롱에코너지, 네이처브리지, 천안북부일반산업단지,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라비에벨중국복합문화타운, 퍼플아이오, 코오롱아우토, 코오롱오토모티브, 스위트밀, 아르텍스튜디오, 코오롱제약, 코오롱글로텍, 케이에프엔티, 코오롱바스프이노폼, 씨에이텍, 아토메탈테크코리아, 코오롱데크컴퍼지트 등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주력으로 추진해왔던 품목이 망가진 상태다. 또다른 성장동력을 발판으로 삼기까지 적지않은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 유전자-세포 치료제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인로 개발중인 신경질환 및 항암 분야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이들 분야에서의 성과가 있기전에는 또하나의 한 축인 케이컬인 원료의약품 등에서의 뒷받침이 간절하다. 그 가능성은 올해말 내놓을 실적에서 일부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거센 파고를 제대로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