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결정한 펜터민 등 마약류 식욕억제제에 대한 신규 허가제한 해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성분 의약품 사용량이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과 달리 최근 4년간 누적 판매량이 7억개를 돌파했고, 판매실적도 매년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상희(부천소사) 의원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달 12일 제약업계 요구를 수용해 2013년 9월부터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에 대한 허가제한을 2017년 말부터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매출이 더 늘지 않을 것이라는 식약처의 허가제한 해제 명분과 달리, 해당 성분 의약품 판매량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약류 식욕억제제 일반적 복용법이 '1일 1회, 4주 이내'인 점을 감안했을 때, 산술계산만으로 따지면 지난해 연간 2억개 판매량은 총 700만여명의 국민이 마약류 식욕억제제에 노출돼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수치라고 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2년~2015년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 판매량은 총 7억872만개였다. 연도별로는 2012년 1억5378만개, 2013년 1억7010만개, 2014년 1억8232만개, 2015년 2억249만개로 매년 증가 추세다.
요양기관 종별 구입량은 약국 7억662만5230개, 의원 182만7260개, 병원12만6020개 등으로 분포했다. 또 구입 상위 10순위 요양기관의 구입량은 연도별로 2012년 1543만8380개, 2013년 1835만2640개, 2014년 2026만9400개, 2015년 2424만7660개로 전체 판매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마다 가장 많은 양의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을 구입하고 있는 E약국(서울 종로구)의 경우, 2012년 418만1800개에서 2015년도 447만400개로 3년 새 구입량이 약 30만 개 증가했다.
두 번째로 많은 구입량을 보이고 있는 O약국(대구 달서구) 역시 2012년 158만350개에서 2015년 394만7170개로 약 200만 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13년 9월 프로포폴에 의한 사망사고 등 의료용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이 확산되자 펜터민·펜디메트라진, 프로포폴 함유 의약품을 신규 허가 제한 대상 약제로 지정했었다.
김 의원은 "식약처는 오허가 제한 대상으로 지정한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제약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허가 제한 해제를 결정했다"며 "일본의 경우 약물규제 대상에 분류해 현재까지도 시판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등 의약선진국은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이들 약품의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식약처는 해당 성분 식욕억제제 매출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허가제한을 해제하더라도 실제 사용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객관적 명분도, 논리적 타당성도 없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은 오남용 위험이 크고 의존성과 중독성 등 각종 부작용 위험으로 마약류로 지정돼 있는 등 주의해야 하는 전문 의약품인 만큼, 식약처는 근시안적이고 단기적인 미봉책이 아닌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허가제한 해제 결정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상희 의원 "식약처, 허가제한 해제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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