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유럽 등 100여개국 진출 도전...'국산신약 위상' 강화
국산신약 30호 '케이캡'이 세계시장에서 일을 냈다.
세계시장에서 의약품으로 1조원대의 수출규모를 달성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국산신약은 그동안 '내수용'으로 치부되면서 세계시장 진출은 매우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번 사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국산신약의 기술력을 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인정해주고 있다는 변화된 첫사례가 되고 있는 것. 국산신약의 위상을 한차원 높이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23일 미국에 64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5년 중국에 기술수출을 한 이후 가장 큰 성과를 낸 것이다.
해외 26개국에게 누적 1조원이 넘는 규모를 수출한 국산신약으로 기록되는 순간이다.
케이캡의 해외진출 현황을 보더라도 그 빠른 성장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먼저 중국 소화기의약품 매출 3위 회사인 뤄신에 1133억원 규모의 정제 기술수출을 첫발이었다. 현재는 중국에서 '분류1' 신약으로 허가심사가 진행중이며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이어 2019년에는 중남미시장을 공략했다. 2월 멕시코 소화기 의약품 시장점유율 1위인 카르놋에 1002억원 규모로 수출이 성사된 것. 멕스코 등 17개국에 케이캡이 진출하게 된다. 오는 2023년쯤 멕시코 발매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중남미 국가에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서 17개국은 멕시코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페루, 칠레, 에콰도르,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엘살바도르가 포함됐다.
아시아지역에도 케이캡의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2019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의 칼베와 계약을 체결해 내년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태국도 같은해 11월 개량신약 제약사인 폰즈와 역시 계약을 하고 허가 등록을 추진중이다. 필리핀은 같은해 12월 소화기 신약 런칭 및 영업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제약사 MPPI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허가자료를 전달하고 있다.
이듬해인 지난해 8월 몰골과 싱가포르에도 국산신약이 손을 내밀었다. 몽골은 8월 몽골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계열시장 1위 제약사 모노스와 협력해 지난 10월 허가를 완료, 공급만 남았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0월 의약품 및 의료기기 유통전문회사 UITC와 계약, 현재 허가자료 전달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올해 2월 현지 유통과 허가 전문회사인 린과 협력해 현재 허가를 진행중이며 2023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중국을 시작으로 중남미, 다시 아시아 전지역으로 영향력을 키운 케이캡은 어제(23일)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북미지역에 발을 담갔다. 미국 소화기의약품 전문제약사 세벨라 자회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와 계약이 성사됐다. 5억5000만 달러로 한화 64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이뤄진 것이다.
이는 북미지역에서 PPI계열 제품에 효과를 얻지 못하는 중증이상의 가슴쓰림증상, 심각한 식도 점막 손상 환자가 전체 위식도역류질환자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어 차세대 계열 P-CAP에 대한 수요에 따른 결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유럽 임상은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관련 업체와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혀 앞으로 시장 확대를 위한 발걸음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해외에서의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효과를 입증하는 임상연구자료를 바탕으로 한 제품 경쟁력과 시장성, 해외 영업마케팅 네트워크에 따른 것이다. 또 국내에서도 출시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관련시장에서의 처방조제액 10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어 그 장악력을 실감하고 있다.
다만 국내시장의 경우 추격자인 대웅제약이 '펙수프라잔'으로, 제일약품이 온코닉테라퓨닉스를 통한 신약 'JP-1366' 개발에 뛰어든 만큼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벌써 '시장 선점'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케이캡을 넘기란 쉽지않은 구도이다.
특히 이노엔은 오는 2028년까지 유럽을 비롯한 100여개국에 케이캡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후발주자들과의 거리는 더욱 벌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캡이 세계무대에서 국산신약으로서 '멈추지 않는' 첫 성공신화를 만들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