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보고 빠르게 찾는다'…국내사, 오픈 이노베이션 '열기'
상태바
'넓게 보고 빠르게 찾는다'…국내사, 오픈 이노베이션 '열기'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1.25 0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국적제약 중심 협력 활동 국내사로 이동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확대와 연구 역량 강화 일환

"넓게 보고 빠르게 신약을 찾는 방법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장 적합하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신약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 확대의 일환으로 다국적제약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열기가 국내제약사에 옮겨 붙는 모양새다.

최근 굴지의 국내제약기업을 필두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가능성 있는 신약개발에 성공하면서 그 열기가 점차 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끈 모범적 사례로는 유한양행이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을 도입해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1조원 규모 기술 수출을 이룬 바 있다.

유한양행은 해당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국산 항암제 개발과 신약 개발 기술 역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유한양행은 이 성공 모델을 토대로 지난해에만 에스엘백시젠, 지엔티파마, 에임드바이오, 프로큐라티오, 테라베스트, 에이프릴바이오 등 6개 벤처회사에 잇따른 투자를 이어가며 한 해 동안 무려 219억원대 물량을 쏟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유한양행의 유망 벤처기업 투자는 '가능성 있는 신약후보 물질'을 직접 발굴해 찾아 나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가 그만큼 신약에 대한 선별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평가하면서 "신약개발과 투자는 공통점이 있다.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것인데 유한양행이 이 점을 잘 알고 공격적으로 다방면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근당 역시 지난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결실을 맛 봤다. 투자한 미국 바이오벤처 카라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요독성 소양증 치료제 CR-845가 FDA 승인을 얻어낸 것.

앞서 종근당은 2012년 카라테라퓨틱스와 CR-845의 국내 독점개발 및 판매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의약품 개발에 참여해 왔는데 현재는 국내 허가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리스크 최소화"

올해도 국내제약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열기는 지속되고 있다. SK케미칼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독, 대웅제약 등이 전략적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접근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독은 올해 오픈 이노베이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독립법인 이노큐브를 출범했다. 이노큐브는 유망한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벤처를 발굴하는 목표로 설립돼 현재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 사업을 본격화한 상태다.

대웅제약 역시 대웅 혁신 큐브(Daewoong Innovation Cube·DIC)를 조직해 오픈이노베이션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역시 바이오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아예 조직 이름을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정하고 신약개발 파트너 찾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이와 함께 AI 플랫폼 구축을 진행해 투자와 파트너링 투 트랙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바이오벤처 투자 열기에 동참했다. 이를 위해 삼바는 삼성물산과 1500억원 규모의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구성하고 차세대 바이오치료제 물질 찾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기자회견을 개최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협회 차원의 강력한 추진을 선언했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계의 혁신성장을 도모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전방위 확산을 위해 혁신적 파이프라인 등 공유 플랫폼인 ‘Drug Discovery 라이브러리’ 컨소시엄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해 밀너 의약연구소 산·학 연계 프로그램인 '글로벌 테라퓨틱스 얼라이언스(GTA)' 제휴 멤버십에 가입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첫 발을 뗐다.

밀너 의약연구소는 혁신 신약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설립한 산학협동기관으로 유럽 최대 바이오신약 클러스터로 꼽힌다.

밀너 의약연구소는 GTA를 통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수행 중이며 협회는 멤버십 가입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밀너 의약연구소의 공동 신약개발 협력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