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약심, 화상투약기·약배달 전면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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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약심, 화상투약기·약배달 전면전 예고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5.09 0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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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부 비대위 구성…"투쟁 방향 결정할 것"

윤석열 정부가 지난 3일 국정과제로 중 하나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발표하자 약사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비대면 약배달은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허용' 수준에 머물 줄 알았던 약사사회는 이에 더한 화상투약기까지 제도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전면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미 약사회 본회와 서울지회, 경기지회는 각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제도 추진 저지에 돌입했다. 

약사사회가 이처럼 약배달 서비스와 화상투약기 제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표면적 이유는 대면진료와 대면투약 원칙 훼손이라는 명분이지만 저변에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수도권 약국과 동네약국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앞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은 회원 약국 유치를 위해 처방전 몰아주기나 1일 처방전 일정 건수 보장 등을 제시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시작될 경우 이어지는 처방약 배달서비스로 인해 플랫폼 기업의 종속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약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안에서 약국간 무한경쟁을 펼치게 되면 정상적인 '약의 주체'로서 기능을 상실할 뿐더러 기업의 배불리기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다. 

화상투약기와 약배달 서비스 제도화에 전면전을 예고한 약사사회의 반발에 발맞춰 보건당국은 일단 전면적으로 비대면진료만 하거나 배달전문약국만 운영하는 행태는 막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는 지난 4일 의약단체들과 가진 보건의료발전협의체 회의를 통해 비대면 진료 협의체 구성과 운영계획을 논의했는데, 일단은 비대면을 전면적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해서는 위법성을 고려해 조사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 배경에는 처방전의 위조와 중복사용, 의약품 오배송 등의 문제와 배달전문약국, 비대면진료 의료기관의 현행법 저촉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일차의료 중심의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와 제도화를 위한 논의는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의료쪽에서는 비대면진료를 과도하게 받는 사례가 없도록 하고 의사와 약사당 비대면 진료 건수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통해 쏠림현상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당국에서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을 준 셈인데, 관련업계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방안도 나오고 있다. 일테면 권역별로 약 배송 가능 지역을 나누는 방안이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약 배송 가능 지역을 동 단위로 나누는 한편 이외의 지방도시에서는 배송 제한을 풀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와함께 성분명처방 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성분명을 제시하면 약국에서 동일 성분 내에서 의약품을 자유롭게 처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돌아선 의계, 약사회 반발 기류 거세져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두고 반발 입장에 섰던 의료계도 일단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상태다. 다만 비대면 진료 시 오진의 위험, 책임소재, 쏠림현상 가속화 등 의료전달체계 붕괴, 의료 쇼핑 가속화 문제 등 우려점에 대한 방지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도 시행을 막을 수 없다면 합리적인 선에서 수용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두겠다는 취지다. 의사협회의 이 같은 입장 전환에도 약사사회는 전면적인 거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광훈 약사회 회장은 "현재 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시도 중인 원격 화상투약기 도입과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약사 주도 투약 원칙을 깨고 있다"면서 "약 배송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회 회장도 "정부가 향후 비대면 진료 추진을 위한 의료법, 약사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고 여의치 않으면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시범사업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강력한 투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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