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병원들이 AI를 활용해 유소아 희귀난치질환 검진을 조속히 수행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와 고려대 안산병원은 각각 '소아희귀질환 다면분석 AI 통합 솔루션 개발'과 '소아 영상 판독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강남성모병원, 양산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과 손잡고 AI 통합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이 사업에 기본적인 데이터 구축과 관리를 위해 카카오헬스케어, 테라젠바이오, 휴먼스케이프, 쓰리빌리언, 어바웃그룹 등도 참여한다.
서울대병원은 협력 병원들과 소아희구질환 데이터를 축적하는 한편 유전자 진단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 개발을 통해 효율적인 진단과 치료, 예후관리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솔루션 대상이 된 질환군은 희귀유전대사질환, 선천성 다발기형, 뇌신경질환, 유전성심장질환, 유전성신장질환, 염증성장질환, 선천성 면역결핍질환, 소아혈액종양질환, 유전성근병증질환 등이다.
병원 관계자는 "진단 솔루션 기능은 자체적 데이터 분석이 불가능했던 의료기관에서 유전체 변이를 해석해 진단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치료 소프트웨어는 유전체 변이 정보나 개별 질환에 기반한 진료 가이드라인과 임상시험 최신 정보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은 AI 솔루션으로 희귀질환 진료 리소스가 부족한 의료기관에 간접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희귀질환 환자들이 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병원은 소아희귀질환군 맞춤형 AI 통합 솔루션의 도입은 검사·치료 기간 및 진료 프로세스의 단축, 진단 비용 절감, 의료 접근성 개선 등 연간 약 429억 원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했다.
고려대학교 역시 산학협력단을 주죽으로 AI 소아 영상 판독 모델 개발에 나선다.
이번 사업은 신생아와 유아 질환 진단 보조를 위한 AI 기반 자동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이 목적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소아 질환 진단을 통해 사망율과 유병률을 낮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병원은 프로젝트 운영 초기인 만큼 우선적으로 고위험 신생아들에서 발생하는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기관지폐이형성증, 괴사성 장염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치료 과정에서 카테터(기관내관, 중심정맥관 등) 삽입 전후 적절한 위치 감지와 이상 소견 감별을 보조 역할까지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AI 모델 개발을 통해 고위험신생아 집중 치료의 최적화를 꾀하고 더불어 소아 관련 질환 예측 및 조기진단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 수행을 위해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2년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에 공모해 선정됐다.
데이터 구축과 사업 수행에는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아주대학교병원, 분당차병원, 충북대병원, 전북대병원, 계명대병원, 미소정보기술, 코어라인소프트 등이 참여한다.
고려대병원은 올해 11월까지 신생아 엑스레이 및 임상 데이터 6만 건 이상, 소아 복부 엑스레이 및 임상 데이터 5만 건 이상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에는 35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진다.
최병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교수는 "저출산 및 고령 임신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소아 사망률과 유병률을 낮추기 위한 집중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신생아를 포함한 소아 환자에 특화된 인공지능 영상 판독 솔루션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아희귀질환은 종류만 7,000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관련 전문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진단까지 평균 5~7년 이상이 소요된다.
희귀질환의 약 80%가 유소아 시기 발병하며, 약 30% 이상의 유소아 환자들은 5세 전에 조기 사망하고 있다. 진단이 가능해 치료를 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평생에 걸친 관리를 받게 된다.
현재 환자 한 명에서 발굴되는 500만 개의 유전 변이를 해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도 검사 시행부터 결과 보고까지 평균 3~6개월이 소요되고 있어 유소아희귀질환 의심 환자의 유전자 진단을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AI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