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암제 신약의 글로벌 시장 도전과정에서 실패라는 아픈 기억과 달리 올해 FDA의 승인 제네릭 품목 현황을 보면 뚜렷한 변화를 감지된다.
우선 지난해 중국 항암제의 미국시장 도전사는 표면적으로는 실패다. 우선 중국개발 PD-1 면역항암제 3품목의 4차례 도전은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했다.
릴리는 FDA 승인도전을 포기하고 중국 이노벤트에 신틸리맙의 판권을 반환했고 노바티스와 베이진의 티스렐리주맙과 코헤루스와 준시바이오의 토리팔리맙은 기약없는 승인연기 상태다. 제조시설에 대한 실사 지연이 사유다.
이외 허치메드의 췌장암 치료제 수루파티닙도 공유된 정보없이 승인거부됐다. 이노벤트사의 베바시주맙(아바스틴 참조) 바이오시밀러 '비바스다'는 아예 승인 도전도 못한 채 판권계약이 종료되기도 했다.
지난해 유일한 중국개발 항암제 신약이 미국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존슨앤드존슨의 CAR-T 세포치료제 카빅티. 원개발사는 중국의 레전드 바이오다.
2019년 베이진의 BTK억제제 '브루킨사'이어 두번째 중국개발 항암제의 FDA 승인이다.
다만 최근 FDA 제네릭 승인 현황을 분석하다 보니 낮선 제약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올해 2월까지 FDA 승인 제네릭 승인 제약사로 하이난 폴리, 루예파마, 치루제약, 이창휴먼웰 파마 등 익숙한 주자들 사이사이 지난해까지 보이지 않았던 중국제약사이 다수 등장했다.
부지불식간에 제네릭을 중심으로 중국산 의약품이 미국시장에 한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인슐린 글라진을 참조한 바이오시밀러 역시 가장 최근인 23일 FDA 승인신청 수락을 받았다. 시밀러 첫 도전이다. 참고로 글로벌데이터와 일부 논문들에 따르면 중국산 시밀러 최소 15품목 이상이 3상 단계를 밟고 있어 이들 품목이 시장 쏟아져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또 미국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자 전략을 수정해 유럽, 영국으로 중국개발 항암제들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수게말리맙의 영국, 유럽 승인신청 수락 소식 등이 그것이다.
항암제 중심 신약은 물론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할 것 없이 중국제약업계는 전방위적인 글로벌 시장 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아울러 기술수출 기반 글로벌제약사와 협업 이외 루트로 해외지사 설립이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 복성의약을 중심으로 중국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개발-판매의 자체적인 분업화된 구도를 위한 노력까지 읽힌다.
체계적인 전략인지 여부를 떠나 빅파마들이 포진한 글로벌 시장의 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해진 전략과 집요함이 올 초부터 소소한 성과를 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
분명 미중무역분쟁의 여파는 의약품 분야에도 보이지 않게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며 의약품 분야 굴기의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다만 국내업계의 행보를 보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느슨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