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 속도 고려하면 올해 수가협상도 고민 많아"
내년도 보험수가 계약 종료일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가계약관련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위원회 구성이 마무리 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방침에 따라 종전 추천단체 중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이른바 노동계 상급단체가 배제되면서 발생한 일이다.
10일 건강보험법령을 보면,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건강보험법에 근거해 설치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다. 보험수가계약과 결손처분 등 보험재정과 관련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원회는 직장가입자 대표 10명, 지역가입자 대표 10명, 공익대표 10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는 ▲직장가입자: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 추천 각 5명 ▲지역가입자: 농어업인단체·도시장영업자단체·시민단체 추천 10명 ▲공익대표: 관계 공무원 및 건강보험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10명 등으로 복지부장관이 임명하거나 위촉한다.
임기는 2년으로 직전 위원회 임기가 작년 12월31일부로 종료됐지만, 복지부는 5개월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위원 중 노동조합의 경우 그동안 민주노총, 한국노총, 의료산업노조연맹, 전국공공노조연맹, 민주노동 전국공공운수노조 등이 참여해 왔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정윤순 건강보험정책관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데 조속히 마무리하겠다. 위원 선정 과정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배제해 노동계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안다"면서 "의도적으로 배제한 게 아니다. 회계장부 제출 등 관련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기관에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는) 고용노동부에 회계자료를 제출해야만 (노동조합이) 정부 관련 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복지부도 재정위 구성 과정에서 노동부에 자료를 받아서 회계자료를 낸 노조에 위원 추천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정책관은 "코로나19가 안정 국면에 들어선 뒤 처음 갖는 수가협상이다. 의료계도 우려가 많은 것 같던데, 정부도 건강보험 지속가능성과 보장성 강화를 함께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누적 준비금이 23조원이었지만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 신중할 수밖에 없다. 고령화가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출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지속가능성과 수가협상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뤄갈 지 공급자단체와 충분히 대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내년도 수가 협상은 10일 보험자와 공급자단체 수장 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수장이 공석인 건보공단에서는 현재룡 직무대리(기획상임이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