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사노피·노보, 인슐린 가격 인하…신약 행보와 별개
올해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높은 약가를 기록한 의약품은 CSL베링의 B형 혈우병치료제 헴제닉스로 1회 투여비용만 350만 달러에 이른다. 원화로 환산하면 46억 95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뒤를 이어 블루버드바이오의 대뇌 부신백질이영양증 치료에 쓰이는 스카이소나가 1회 투여비용 300만 달러(39억 5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같은 회사의 블루버드의 지중해 빈혈 치료제 진테글로는 280만 달러(36억 8760만원)을 기록하며 상위 3개 제품 모두 유전자치료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에서도 원샷치료제로 이슈의 중심에 섰던 노바티스의 척수성근위측증치료제 졸겐스마는 이들보다 낮은 1회 투여 비용 225만 달러(29억 6325만)를 기록하며 4위에 안주했다.
유전자치료제의 등장 전까지만 해도 연간 투여 순위 1위를 지켜내던 키에지 파마의 렙틴 결핍 치료제인 마이알렙트는 자연스럽게 5위로 밀려났다.
순위에서는 5위를 차지했지만 연간 투여 비용 126만 달러(16억 5942만원)를 보이며 막대한 치료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약제로 명성은 유지했다.
2020년 승인 이후 미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아이거 바이오파마슈티컬스의 경구용 조로증 치료제 조킨비는 전세계 300명도 안되는 환자군을 가지고 있는 희귀의약품으로 연간 투약 비용은 107만 달러(14억 919만원)다.
유전자요법과 달리 치료제가 아닌 질병 진척을 막는 약제로, 조로증후군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투약해 동맥경화증이나 심장병, 뇌졸중을 막는 역할을 한다.
1세 이상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고위험 신경모세포종 환자에 쓰이는 다니엘자는 Y-mAbs제약의 제품으로 지난 2020년 FDA 승인을 얻었다. 연간 투약 비용은 101만 달러(13억 3017만원)이다. 최근 중국시장 진출을 타진하면서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포도막 흑색종 치료제인 킴트랙은 연간 투약비용이 97만 5520달러(12억 8475만원)이 드는 약제다. 포도막 흑색종은 미국에서만 연간 1700명이 새롭게 진단 받는 희귀 악성 종양이다. 이 약은 바이오마커인 HLA-A(02:01)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투약되며 임상에서 31%의 환자들이 6개월 동안 무진행 상태를 보였다.
미국에서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유전자치료제인 룩투르나는 우여곡절 끝에 2017년 FDA 승인을 받으며 85만 달러(11억 1945만원)에 달하는 약가를 책정했다.
이중대립유전자 RPE65 매개 유전성 망막 질환에 사용되는 룩투르나는 노바티스와 협력으로 전세계에 공급되고 있다.
마지막 10위를 차지한 약제는 아크로테크 바이오파마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말초T세포 림프종 치료제 폴로틴으로 연간 투약 비용 84만 2585달러(11억 944만원)를 나타냈다.
비호지킨 림프종의 하위 유형인 말초 T세포 림프종은 림프 조직에서 형성되며, 빠르고 공격적으로 성장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2009년 FDA 승인을 받으며 초고가약제의 서막을 알린 폴로틴은 지난해 12월 프레지니우스 카비가 제네릭을 출시하면서 원치 않는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
미국에서 최고가 상위 10개의 약제 리스트 기사는 미 제약매체인 피어스파마의 스페셜 리포트 최신판을 요약한 것으로 국내에 런칭되지 않은 초고가 신약에 대한 간략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했다.
한편 피어스파마는 유전자치료제를 필두로 한 신약의 등장으로 지속적인 가격 상승이 어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인슐린 가격을 인하하기로 결정한 릴리와 사노피, 노보 노디스크 등의 행보와 다른 궤적을 보여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