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기업 협업-개방형 혁신 지원방안 모색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바이오 분야 혁신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관들을 방문하기로 해 주목된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과 한국형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7월 4일부터 9일까지 6일 일정으로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및 한국형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서부 지역(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의 혁신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관들을 방문할 계획이다.
먼저 글로벌 기업과 투자사 등을 방문해 한국 정부·기업과 협업 및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첫 방문지는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존슨사에서 운영하는 바이오 창업 지원 플랫폼인 JLABS 사우스샌프란시스코 지점이다. 조 장관은 여기서 스타트업 대상 주요 지원 프로그램과 운영방식을 살피고 JLABS와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또 대표적인 투자사인 노보홀딩스사를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주요 투자자·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한국의 제약·의료기기 분야 유망 기업·기술을 소개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독려하기로 했다.
노보홀딩스는 글로벌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 등을 포함한 노보 노디스크 재단의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기관으로 운용자산이 세계 1위 수준(약 150조원, 1100억 유로)이다.
아울러 글로벌 1위 임상시험위탁기관(CRO)인 IQVIA사의 중앙 실험실 중 하나인 Q2 솔루션 랩(Q2 Solution Lab)을 방문해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 DCT)' 등 글로벌 임상시험 분야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우리나라 임상시험의 경쟁력 확보와 CRO 육성을 위한 협력방안도 논의한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임상시험과 관련된 일부 또는 모든 활동을 임상시험 실시기관이 아닌 환자의 자택 등 다른 장소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임상시험을 말한다.
조 장관는 이어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 분야 벤처기업, 벤처캐피털, CRO 등 1700여 개의 기관을 회원사로 둔 세계 최대의 바이오 분야 단체인 '바이오컴 캘리포니아(Biocom California)'를 만나,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과 한미 바이오·의약 산업 분야 민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조 장관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유수 대학·연구기관도 방문해 공동 연구개발 등 국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세계적인 연구소로 평가받는 '스크립스 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와 '솔크 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가 대상 기관 중 하나인데, 여기서 인력 교류와 공동 연구개발(R&D) 등 협력체계 구축을 논의한다.
'스크립스 연구소'는 1924년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의학 연구소로 전 세계 매출 누적 1위인 자가면역치료제(휴미라) 등 15개의 FDA 승인 치료제를 개발했고, 노벨상 수상자 6명을 배출했다.
'솔크 연구소'는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나스 솔크가 1960년 설립한 비영리 생명과학 연구소로 텔로미어 연구(엘리자베스 블랙번),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제(글리벡) 원천기술 개발(토니 헌터) 등 노벨상 수상자 6명이 이 연구소에서 나왔다.
스탠포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의사과학자 양성, 연구중심병원, 정밀의료 등 선진 사례를 파악하고 향후 한국의 정책 시사점을 도출한다.
샌디에이고 지역 클러스터 조성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에서는 병원 임상 연구부터 스타트업 창업, 기술사업화까지의 전 주기에 대한 대학의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볼 예정이다.
조 장관은 이밖에도 '한국 의료 수출 1호 병원'인 '할리우드 차병원(CHA Hollywood Presbyterian Medical Center)'을 방문해 우리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전략을 논의하는 한편, 현지 진출 의료기관과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국산 의료기기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미국 현지에서 활약 중인 한국 기업인, 바이오·의학 분야 석학 및 스타트업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진출 지원 방안과 바이오 클러스터의 혁신 생태계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조 장관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이 안보 동맹을 넘어 기술·산업 동맹으로 진일보한 만큼, 이번 방문을 통해 더욱 공고한 양국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국내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23.2.28)과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방안'(23.6.1)을 발표하며,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2월28일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한국형 보스턴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었고,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시 세계 최고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소재한 보스턴 캠브리지에서 한미 클러스터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