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유사제 중심…한국인 맞춤형·패치형 등 주 타겟 달라
다국적제약사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GLP-1유사체 영역에 국내사들의 진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GLP-1유사체 시장은 당뇨치료제와 비만치료제를 보유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 시장의 국내사들의 진입 열기 역시 시간을 더하며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중 GLP-1유사체 연구를 시작한 회사는 한미약품, 동이ST, 대원제약 등이다.
한미약품과 동아제약은 자체 연구 물질로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대원제약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신약인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를 패치형으로 개발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한미약품이 연구중인 당뇨치료제는 성분은 에페글레나타이드로 지난 2015년 사노피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한 이후 권리를 반환받아 한미약품이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BMI 수치가 높은 서양을 직접 타깃하기 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비만치료제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한국인 임상 시험 진행 시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태평양 주요 국가들의 진입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미국과 유럽보다는 아시아인을 타겟한 시장을 염두해 두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동아ST는 연구개발 자회사인 뉴로보 파마슈틸컬스를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비만과 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은 올해 하반기에 글로벌 임상 1상 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DA-1726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 기초 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비만치료제는 식욕억제 효과만 있었지만 DA-1726은 식욕억제뿐 아니라 기초대사량 증가에 기인한 체중 조절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동아ST는 현재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대원제약은 자체 개발 물질 연구를 진행하는 한미약품과 동아ST와 달리 글로벌 비만치료제 대세로 떠오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합성펩타이드로 전환한 신약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대원제약은 이를 위해 마이크로니들 패치 완제의약품 제제 개발 전문 회사인 라파스와 지난 2020년 연구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 회사가 진행하는 패치형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은 ‘DW-1022’로 명명됐으며 지난 8일 1상 임상시험 IND(임상시험계획) 신청을 낸 상태다.
‘합성 세마글루타이드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공동 특허도 지난 달 등록을 완료한 상태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DW-1022은 붙이는 패치형으로 기존 약제들이 주사제형인 점을 감안하면 편의성을 높였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6년 예상 규모가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