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는 빨라지는데 '급여'는 먼 길…한숨 짓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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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는 빨라지는데 '급여'는 먼 길…한숨 짓는 환자들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3.08.11 0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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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농포성 건선치료제 등 희귀약 허가 빨라져 
환자들 "약 들어왔다는데 쓸 수가 없다" 한숨 
"정부와 제약사, 환자 중심에 두고 논의해 달라" 강조

"정부가 약가가 높아 (급여를)못 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혈액암 환자 

"허가가 됐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언제 약을 처방 받아 쓸 수 있는지 기자님이 알아봐 주세요." -전신농포성건선 환자 

최근들어 FDA 승인을 받은 희귀의약품의 국내 허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상 약제를 사용하고자 하는 환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급여권 진입은 요원해 환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환자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디어에 직접 약제 급여 신청 작업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거나 직접 심평원, 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와함께 국민청원, 유명연예인을 통한 메시지 전달, 카드뉴스 제작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며 약제의 조속한 급여 진입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환자들이 이처럼 약제 접근성을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까닭은 졸겐스마, 스핀라자, 크리스비타 등 일부 고가 약제나 희귀의약품들이 여론전으로 성공적인 시장 진입 사례를 남긴데 기인하다. 

최근 뉴스더보이스와 인터뷰에 응한 한 환우회 회장은 "약이 나왔는데 눈으로만 볼 수 있을 수는 없다"면서 "오늘처럼 미디어와 인터뷰를 해서 질환을 알리는 동시에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약제 접근성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이 환우회는 국민청원, 미디어 인터뷰, 유명 연예인을 통한 홍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제 도입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른 환우회 회장은 "환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약이지만 일단 환자의 수가 많고 치료 가능한 유일한 약제라는 면에서 제약사 역시 약값을 낮추지는 않을 것을 안다"면서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여론을 움직여서 주목을 받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언론과 인터뷰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환우회 회장은 "이제 정부도 환자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 "토론회나 공청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하고 그런 측면에서 일부분 긍정적 결과들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제 하나만 급여시장에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면서 "지속해서 환자들의 목소리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행동을 이어가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올리거나 청원을 하거나, 신문고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전신 농포성 건선 환자는 지난 9일 스페비고의 식약처 허가 소식을 기자에게 전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허가를 빨리 진행해 준 식약처와 준비를 잘 한 제약사에 감사하다"면서 "남은 것은 급여라는 고개를 넘는 것인데, 정부와 제약사 모두가 환자들을 중심에 두고 협상을 해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환자는 "환자들의 하루하루는 정말 고통의 연속이다. 보험재정도 걱정이 되고 제약사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삶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을 제발 중심에 두고 협상을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2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접근성 향상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주제는 신약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경제성평가 생략제도를 다룬다.

관련해 복지부는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신속등재 방안으로 올해 4월 한국쿄와기린의 저인산혈증성 구루병치료제 '크리스비타주'를 경평면제 약물 1호로 지목, 신속등재로 30일만에 협상을 완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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