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이해 상충' 없어"…환자 1명 평균 6200~1억 1000만원 편익
다이이찌산쿄의 지원으로 진행된 두 건의 연구에서 엔허투(성분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가 사회경제적 편익을 입증한 데 이어 간접적 질병 부담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논문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관련 사회경제적 편익 분석' 연구와 ‘건강보험청구자료를 이용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조기 사망에 따른 간접적 질병 부담’ 연구로 각각 지난 8월 31일과 6월 30일 대한약학회지에 게재됐다.
엔허투와 사회경제적 편익을 분석한 논문은 성균관대학교와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진행했다. 연구팀은 2007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기존 약제인 로슈의 캐싸일라(성분 트라스투주맙엠탄신)을 처방받은 2차 이상의 허투(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2,212명의 건강보험청구자료를 기반으로,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사용 시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을 추산했다.
연구 결과 캐싸일라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최소 7.1개월(65세 이상)에서 최대 12.5개월(30대)로 나타났고, 엔허투의 경우 최소 23.4개월(65세 이상)에서 최대 41.1개월(30대)로 나타났다. 두 약제간 차이는 모든 연령에서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결론을 통해 "추산된 엔허투의 사회경제적 편익은 환자 1인당 평균 약 6200만원에서 1억 1천만원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연구는 새로이 개발된 엔허투가 가지고 있는 임상적 이점을 넘어 사회경제적 편익을 분석해 그 가치를 조명한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한정된 재정을 기반으로 의료자원의 배분 관련 의사결정 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다만 "무진행생존곡선 추정 시 보다 더 대표성 있는 결과를 위해 회사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아시안 인구집단의 위험비를 적용하여 분석했으나 각 연령군별로의 무진행생존 위험비는 확인할 수 없어 전체 환자에 대한 위험비를 모든 연령군에 동일하게 적용해야하는 한계점이 있었다"면서 "사회적 편익 추정시 사용된 고용률 및 경제활동시 간등은 국외 자료를 활용했다는 한계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추정값의 과대추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보다 정확한 사회경제적 편익을 추산하기 위해서는 언급한 제한점을 반영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간접적 질병 부담을 주제로 한 연구는 성균관대학교, 삼성병원 등이 참여해 진행됐다.
해당 연구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허투(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인해 사망한 3,576명의 건강보험청구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에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인해 기대여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 환자 1명의 잠재수명손실연수는 약 36년, 잠재생산수명손실연수는 약 15.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발생한 생산성손실비용은 환자 1명당 약 3억 1천 800만원(미화 약 26만 7천 800달러)에 달했다.
또 허투(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인한 10년 간의 생산성손실비용(CPL)은 인당 3.2억 원으로 총 1조 1,388억 원에 달했고, 경제활동이 활발한 40세~49세의 생산성손실비용(CPL)은 연령군 중 가장 높은 5,134억 원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총 잠재수명손실연수, 총 잠재생산수명손실연수, 총 생산성손실비용 세 가지의 질병부담 지표 모두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40~54세의 연령군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면서 "이는 경제활동 인구의 손실로 인한 총 생산성 손실이 지난 10년간 막대했음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령군 별 사망자 수로 나누어 산출한 사망환자 1명 당 손실 지표는 젊은 연령일수록 꾸준하게 상승하는 양상을 나타냈다"면서 "연구의 대상 질환인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이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산출하는 데 활용된 인적자본접근법 지표들의 특성을 잘 반영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또 "엔허투는 최근 수행된 임상시험에서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의 유의한 연장을 나타냈으나 급여에 등재되지 않아 보편적인 사용까지는 간극이 존재하는 상태"라면서 "효과적인 기술을 적용한 약제의 급여 등재를 통해 의료현장에서 보다 널리 쓰일 수 있다면 향후 사망자수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의 제한점으로 △임상적 지표 미확인에 따른 조작적 정의 이용 △환자의 생산성 손질 확보 부족 △인적자본접근법의 동일한 적용 문제 등을 이유로 연구 결과가 과다 추산됐을 가능성은 언급했다.
연구진은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인한 조기 사망이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질병 부담을 다룬 국내에서 수행된 유일한 연구"라면서 "연구에서 산출된 질병 부담 지표는 전국민을 포괄하는 대표성 있는 청구자료를 통해 10년이라는 광범위한 기간 동안 산출됐으며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인한 환자의 조기 사망이 가져오는 사회적, 경제적 손실에 대한 과학적 근거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의의를 전했다.
한편 약학회지는 대한약학회가 발행하는 약학 전문 저널로 1948년 창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