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한 복지부, 복지수석 신설도 총선용 개각도 '일장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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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한 복지부, 복지수석 신설도 총선용 개각도 '일장춘몽'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3.12.1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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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수석에 교육부 차관 출신 배치…윤정부 어공들의 집안잔치 그쳐
의사 증원 총력, 지역 순회 간담회 돌입…질병청, 하루살이 신세 전락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용산발 수석비서관과 중앙부처 장관 개각 이후 침체된 형국이다.

하마평에 오른 복지수석 신설도 총선용 개각도 복지부 입장에서 일장춘몽에 불과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사회수석을 비롯한 수석비서관을 교체하고, 기획재정부 등 주요 부처 장관 후보자 등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사회수석 등 수석비서관과 부처 장관 개각을 단행했다. 대통령과 신임 수석비서관 기념촬영 모습. (사진 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사회수석 등 수석비서관과 부처 장관 개각을 단행했다. 대통령과 신임 수석비서관 기념촬영 모습. (사진 대통령실 홈페이지)

지난달 개각설이 회자되면서 대통령실 복지수석 신설이 빠르게 확산됐다. 복지수석으로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이 하마평에 올랐다.

사회수석에서 분리 신설되는 복지수석은 복지부를 전담하는 것으로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결과는 검토에 그쳤다.

여기에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수석 비서관 대거 교체와 중앙부처 장관 개각에 복지부 누구의 이름도 찾을 수 없었다.

안상훈 사회수석(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 총선 출마로 사퇴하고, 교육부 장상윤 차관(행시 36회)이 신임 사회수석으로 임명된 게 다였다.

윤정부 '어공'(어쩌다 공무원) 집안잔치에서 복지부 공무원들은 구경꾼 신세인 셈이다. 

그나마 위안을 찾자면 필수의료 혁신방안과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 등 대통령 주재 보건정책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의료단체 임원은 "복지수석 신설은 검토에 그쳤고, 사회수석 자리는 교육부에 내주는 신세가 됐다. 내년 총선 후보군에 복지부 출신이 포함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윤정부에서 복지부 상황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지금도 필수의료와 의사 증원에 모든 동력을 쏟아 붓고 있다.

의료 직역 의견수렴을 마친 복지부는 울산을 시작으로 제주 등 지방 순회 간담회를 통한 의대 정원 확대 여론조성과 명분쌓기 제2라운드에 들어간 것이다.

반면, 의사협회는 대통령실 인근에서 의사 증원 반대를 내걸고 밤샘 시위에 돌입했다.

대통령실 대규모 개각에 복지부 공무원 이름은 없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 주재 울산지역 간담회 모습.
대통령실 대규모 개각에 복지부 공무원 이름은 없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 주재 울산지역 간담회 모습.

의사 증원 추진의 시시비비를 떠나 복지부가 가엾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의료계 중진 인사는 "윤정부 이번 개각에서 복지부 위상은 초라했다. 필수의료를 명분으로 의사 증원 추진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용산에 잘 보이기 위해, 장차관 임기 연장을 위해 국민들과 의료계, 공무원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복지부가 필수의료와 의사 증원을 명분으로 정책 이슈를 선점하는 동안 차관급으로 격상된 질병관리청은 밀려오는 신종 감염병에 허겁지겁 대응하는 하루살이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 시 방역사령탑이자 독립 부처로 국민적 신뢰를 공고히 한 질병관리청 위상은 사라진 채 인사와 예산 그리고 방역정책에서 복지부 눈치만 살피는 과거 산하기관으로 회항하는 모습이다.

현정부에서 복지부가 외로운 섬이라면, 질병관리청은 국회와 여론에 밀려 떠내려가는 부표에 불과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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