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탁에 상장한 국내제약들이 지난해 영업실적이 업체마다 그 명람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매출까지 크게 감소하는 제약사들이 적지않아 제약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예상도 제기되는 성적이다. 실제 매출감소 등의 영향으로 일부 제약사들은 지난해 내부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체질개선도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 1월29일부터 2월2일까지 제약사 17곳이 금융감독원에 공개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이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먼저 연간 1조원대의 매출을 달성중인 상위제약사인 녹십자와 한미약품,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성적표는 상반됐다.
지난해 일부 구조조정을 단행한 녹십자의 경우 1조626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전년 1조7113억원 대비 -4.9%를 보이며 잠시 쉬어갔다.
반면 한미약품과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두자릿수 성장을 만들면서 녹십자와는 대조적이었다. 한미약품은 1조490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1조3315억원 대비 12%, 동아쏘시오홀딩스는 1조1319억원의 매출을 찍으며 전년 1조149억원 대비 11.5% 성장을 나타냈다.
녹십자는 대내외 환경변화와 코로나19 엔데믹에 의한 이익 감소에 따른 단기적 위축이라고 소개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매출증가와 북경한미약품의 실적개선을 호실적의 요인으로 들었다.
연간 5000억원 이상 달리는 제약사도 상반된 모습을 자아냈다. 보령은 8596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7605억원 대비 13% 성장하며 순조로운 행진을 이어갔다. 이와달리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는 637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년 6755억원에 비해 -5.7%를 기록해 저조했다.
연 3000억원이상의 제약사들은 모두 추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일양약품의 경우 370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5%, SK바이오사이언스도 3695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9.1%를 나타내며 하락세를 그렸다.
반면 2000억원대 제약사들은 모두 순성장을 보였다. 에스티팜은 2841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14%, 경보제약은 2164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대비 10.2%, JW생명과학은 206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9.5%, 대한뉴팜은 2042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3.2% 성장했다.
여기서 경보제약은 맥시제식 등 신규 완제품의 매출증가가, JW생명과학은 TPN 등 핵심품목 내수와 수출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이밖에 1000억원대는 삼천당제약이 매출 1927억원(전년대비 8.6%), 지씨셀 1875억원(-20.6%), 종근당바이오(2.8%), 국제약품 1354억원(6.9%), 녹십자웰빙 1205억원(9.8%)을, 서울제약이 529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5.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빨간불이 많이 켜졌다. 일동홀딩스는 지난해 경영쇄신으로 적자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종근당바이오는 적자폭이 늘어 악화일로를 그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나 국제약품은 적자로 돌아셨다. 이는 전자의 경우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른 백신 등 관련 매출 감소로, 후자는 영업조직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녹십자와 일양, 대한뉴팜, 삼천당, 지씨셀, 서울제약은 영업이익이 두자릿수로 증감률로 하락한 반면 한미, 동아, 보령, 에스티팜, 경보, JW생명과학, 녹십자웰빙은 많게는 세자릿수 이상 증감률을 찍으며 고공행진했다.
당기순익도 비슷한 그림이다. 일동홀딩스와 종근당바이오는 적자지속, 녹십자와 삼천당, 국제약품은 적자로 전환됐다. 보령과 일양,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대한뉴팜, 지씨셀, 녹십자웰빙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여기서 종근당바이오는 신사업 임상비용 등 일회성 비용증가가, 일양은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의 종속 제외가, 삼천당은 약가인하와 원가율 상승으로 원인이 됐다.
그 외 한미약품과 경보, JW생명과학만이 상향곡선을 그리며 이익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