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균형배치 무의미…의-정 간 대립 장기전
윤정부의 의과대학별 증원 결과를 놓고 의료계 동요가 심상치 않다. 비수도권 정원 우선 배정에 따라 수도권보다 3배 가까운 의대 정원 역전현상이 향후 전공의 정원 배정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 주목된다.
교육부는 20일 서울청사에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대 교수들의 25일 사직서 제출 예고, 의사협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0명 증원을 변동 없이 확정한 것이다.
수도권 중 서울 지역 의대 정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의대 135명, 경희의대 110명, 연세의대 110명, 한양의대 110명, 고려의대 106명, 가톨릭의대 93명, 중앙의대 86명 그리고 이화의대 76명이다.
경인지역에 20% 나머지 80%는 비수도권 의대에 배정했다.
특히 경북의대와 경상의대, 부산의대, 전북의대, 전남의대, 충북의대, 충남의대 등은 내년부터 정원 200명으로 전국 의대 중 최대 규모로 조정됐다.
정원 40명인 미니 의대로 불린 성균관의대와 아주의대, 울산의대, 단국의대는 120명으로, 제주의대와 건국의대, 을지의대는 100명, 차의과대와 대구가톨릭의대는 80명 등으로 늘어났다.
이화의대가 전국 의과대학 중 가장 적은 76명 정원을 보유한 의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내년부터 전국 의대 정원은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어난다.
수도권 의대는 1396명, 비수도권 의대는 3662명 정원이다. 현재 수도권 1035명과 비수도권 2023명의 격차가 더 벌이지는 셈이다.
정원 비율로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33.8%와 66.2%에서 27.6%와 72.4%로 조정된다. 비수도권 의대 정원 비중이 70%를 넘는 수도권과 역전현상이 가속됐다는 의미다.
의료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대를 중심으로 많게는 3배가 넘는 정원을 배정한 것을 두고 현재의 교원과 교육시설 등으로 증원된 의대생 교육 환경이 가능하냐는 시각이다.
의대별 증원에 따라 수련병원별 전공의 정원 배정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2025학년 신입 의대생이 의대 국시를 거쳐 의사면허 취득 후 인턴과 레지던트 등 4~5년의 수련과정을 거쳐야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지방의대 정원이 늘어난 만큼 지방대 수련병원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윤정부가 지난해 홍역을 겪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비중 5.5대 4.5 조정이 무의해질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지방대 수련병원이 더 많은 전공의 정원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사직한 전공의들 1만여명과 집단사직을 예고한 의대 교수들 그리고 의사협회 대정부 투쟁 기조가 일부 혼란이 예상되지만 더욱 단단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와 의료계 강대강 대치는 4월 총선과 무관한 장기전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