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3억원 잉여금 처리…차기 회장 올해 운영 예산 최우선 과제
의대 증원 여파가 병원협회 올해 운영 예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에 이어 임상교수의 집단사직이 가시화되면서 진료축소에 따른 대학병원 비상경영 체계에서 병원협회 회비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재무위원회를 열고 사무국 당기순이익 4억여원 중 1억원을 회관건립기금으로 적립하고 나머지 3억원을 차기 이월 이익잉여금으로 처리 결정했다.
병원협회가 당기순이익 60% 이상을 잉여금으로 이월한 것은 대학병원 비상진료체계 운영으로 회비 수입이 줄어들 것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병원협회는 사무국 65억원, 병원신문 10억원, 수련환경평가본부 30억원 그리고 보건복지부 수탁사업 145억원 등 총 252억원의 2024년도 예산안을 잠정 수립했다. 최종 예산안은 신임 회장이 선출되는 4월 12일 정기총회에서 확정된다.
병원협회는 회원병원들 회비로 운영된다. 병상 수와 비례한 회비 책정으로 대학병원 비중이 가장 크다.
일례로, 3천여명 병상을 보유한 서울아산병원은 병원협회 회원 병원 중 수 천 만원에 달하는 가장 많은 회비를 납부하고 있다.
올해 사무국 예산 66억원은 전년과 비례한 대학병원, 중소병원 등의 회비 납부율을 감안해 책정했다.
하지만 의대 2천명 증원 여파로 전공의에 이어 임상교수 집단사직이 시작되면서 의료인력 공백과 진료 축소에 따른 대학병원 경영 적자는 하루하루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병원 재정악화로 신규 간호사 채용조차 미루는 상황에서 병원협회 회비 납부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병원협회 입장에선 충실한 납부자인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대학병원들의 회비 납부 차질은 협회 운영의 직격탄인 셈이다.
통상적으로 4월 정기총회를 거쳐 5월 회원병원 회비 고지서가 통보되고 5~6월 연간 회비가 병원협회 통장으로 입금되어 왔다.
■병협 4월 정총 후 5월 회비 고지서 발송, 비상경영 대학병원 난색 '예상'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 강경입장이 지속되면서 의정 대치는 장기전 양상이다.
대학병원에서 병원협회 회비 이월 또는 분할 납부 등이 검토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병원협회에서 잉여금으로 처리한 3억원은 기획국과 보험국과 정책국, 총무국, 학술사업국, 미디어국 등 사무국 전체 연간 운영비에도 못 미치는 액수이다.
협회가 오죽 급했으면 당기순이익 중 3억원을 잉여금으로 처리했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사무국 예산 대부분은 7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 인건비라는 점에서 5월 회비 납부가 지연되면 협회 운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병원계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과 함께 주 52시간 법정 근무시간 준수로 나서는 상황에서 대학병원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병원별 각자도생 상황에서 병원협회 회비 납부는 시급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달 12일 정기총회에서 선출되는 신임 병원협회 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윤정부 보건의료정책 대응에서 협회 운영 사활이 걸린 사무국 예산안 확보로 전환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