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법 위반 41배 폭증...구체적인 실태파악 안돼

권칠승 의원, 14년간 2609건...작년 698건 달해

2020-08-14     최은택 기자

응급의료법 위반건수가 최근 14년간 27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대비 2019년 위반건수는 41배로 역대 최대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세부통계가 없어서 위반사례 실태파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국회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경기화성병)의원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권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은 응급실 내 응급의료종사자 폭행, 응급의료 방해 또는 기물 파손, 응급구조사 불법 응급구조행위(응급구조사 자격증 대여 및 알선 등), 불법 구급차 운영 등 각각의 행위에 대해 벌금 또는 징역과 같은 벌칙을 통해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찰청이 권 의원실에 제출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검거현황’자료를 보면, 지난 2005년 17건에 불과했던 위반 건수는 2019년 698건으로 폭증해 14년간 41배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응급의료법 위반 건수는 총 2690건, 검거 건수는 2916건이었다. 검거된 인원은 3429명이었는데 이중 2912명이 기소되고 54명은 구속됐다.

이와 관련 지난 2018년 12월 응급의료인에 대한 피해뿐 아니라, 신속한 응급처치가 필요한 다른 환자에게도 발생 가능한 2차,·3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법안인 응급의료법이 국회를 통과해 2019년 1월부터 시행 중이다. 그러나 2019년의 응급의료법 위반 건수는 2018년 대비 오히려 200여건이 증가해, 2005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이에 대해 권 의원실에서 복지부와 경찰청에 문의한 결과, 위법 발생건수 및 검거 현황 등에 대한 통계자료는 현재 복지부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찰청을 통해 확인은 가능하지만, 그마저도 폭행, 기물 파손, 자격증 대여, 불법 구급차 운행 등 법에서 정한 형태별 통계는 없어TEk. 때문에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제 법률 위반 방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권 의원은 “응급의료의 원활한 제공과 수급을 위해 응급의료인의 안전 확보는 물론, 불법 응급의료 제공이 근절돼야 하는데도 정확한 통계마저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응급의료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전반적 제도 개선에 복지부와 경찰청 등 관련 기관들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