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나이 신풍제약, 코로나19시대에 새역사 만든다
항 말라리아제 '피라맥스', 코로나19 임상시험 성패 '초관심' 1962년 창립후 원료합성 지속 성공...혁신신약 개발 앞장서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시장 공략
창립 58년을 맞은 신풍제약이 최근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온세상 퍼진 코로나19로 종전의 자유로운 일상상활을 찾아볼 수 없는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신풍제약의 항 말라리아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에 가능성을 보였고 현재 2상 임상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해당 임상시험의 성공여부에 따라 신풍제약의 향후 운명이 가늠할 중요한 좌표가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포스트코로나시대를 이끌어갈 '좋은 기회'가 신풍제약의 눈앞에 놓인 셈이다.
그런 기대감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주당 2382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29일 기준 12만6500원까지 치솟았다. 구름을 뚫고 갈 정도로 높은 산을 만들어갔다. 지난해 9월 주당 6010원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까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2분기부터 조금씩 상승세를 타면서 6월30일 2만7350원을, 지난 9월21일에는 무려 21만4000원까지 오르면서 상장이래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하지만 9월22일 고공행진을 보였던 주가는 자기주식 처분결정에 따라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렸고 1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128만9550주를 16만7000원씩 2154억원 규모였다. 그 목적은 회사의 연구개발 등에 투자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신풍제약의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2상 임상시험이 확실한 효과로 귀결되지 않는다면 주가는 더욱 크게 요동치며 폭락할 것은 자명하다.
2011년 국산신약 16호로 승인된 피라맥스가 10여동안 국내를 넘어 유럽 등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듯 이번 코로나19가 새로운 변곡점을 만들 것이라는 예상은 변하지 않는다. 1962년 창립 이래 구충제 '메벤다졸'에 이어 간-폐디스토마 치료제 '프라지콴텔' 등의 원료합성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던 신풍제약이 90년대 다양한 항생제 개발과 진경제, 항암제, 진통소염제 등을, 2000년대에 들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제 피라맥스를 앞세워 신약개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그 중심에 2020년 코로나19치료제 개발이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풍제약의 한단계 높은 성장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저력을 갖춘 제약사로 탈바꿈할지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봤다.
◆주요 제품과 그간의 실적 현황
신풍제약은 규모가 큰 스타급 품목은 없다는 게 특징이다. 골고루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장 유명한 피라맥스도 매출로서는 기둥이 못되고 있다.
주요 제품을 보면 지난해 기준 관절기능개선제 '하이알주'가 전체 단일 연매출의 3.93%인 74억원을 차지하면서 보유품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인 '록스펜정'이 43억원으로 2.24%를 기록했다. 고혈압복합제 '칸데암로정'이 40억원으으로 2.13%, 창상피복재인 '콜라탬프'가 38억원으로 2.02%, 소염진통제 파세타주가 35억원으로 1.83%, 페니실린계 항상제 '크라목신'이 32억원으로 1.69%의 비중을 보였다.
국내사업 매출은 전체의 92.08%인 1747억원, 해외사업 매출은 켄트리손 외 7.92%인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도별 매출흐름을 보면 분업전 1999년 7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1년 1000억원을 넘어 1102억원, 2002년 1163억원을 기록했다. 2005년 1500억원, 2009년 드디어 2000억원 담을 넘어섰다. 2010년 2257억원을 올리면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때부터 저성장, 아니 후진기어를 넣었다. 2013년 2065억원, 2014년 2096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한데 이어 2015년에는 아예 1855억원으로 1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2016년 1823억원, 2017년에는 1756억원으로 하향세는 여전했다. 이후 2018년 1770억원, 2019년 1801억원으로 조금씩 상향곡선을 그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 지난 상반기 955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 878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성장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3분기의 실적이 어떤 결실을 내놓을 지에 따라 올해 성적표를 어림잡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조직과 연구개발과제 현황
신풍제약의 연구조직은 크게 경기도 안산 소재 중앙연구소와 안양의 제제개발연구소로 나뉜다. 중앙연구소는 연구기획팀을 비롯해 연구관리팀, 합성연구팀, 의약바이오연구팀, 약제파트로 5개팀으로, 제제개발연구소는 분석연구팀과 제제연구팀, R&D대외협력T/F팀으로 3개팀으로 구성됐다. 상반기 기준 총 연구인력은 73명이었다.
주요 연구인력은 연구본부장인 주청 전무가 연구총괄하고 있다. 주 박사는 서울약대와 컬럼비아대의대 석사와 박사, 식약처 제품화지원센터와 고려대 연구교수 등 다양한 이력이 있다.
김형태 이사가 분석연구를, 이동원 부장이 합성연구를, 정현규 부장이 의약바이오연구, 김우경 부장이 제제연구 대외협력을 담당하고 있다.
그간의 연구개발 인력과 투입된 비용을 보면 1999년 47명의 연구 인력과 96억원의 연구비용을 썼다. 2002년 32억원으로 줄었고 이후 2005년 46억원, 2006년 53억원으로 조금씩 증액됐다. 2010년 9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2%를 투입했으며 7년이 지난 2017년 연구인력 69명과 14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매출 대비 7.78% 수준까지 연구비용을 확대했다.
2018년 157억원으로 매출 대비 8.37%, 2019년 167억원으로 8.80%, 지난 상반기 99억원으로 매출 대비 9.82%로 그 비용이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기존 연구뿐만 아니라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이 추가되면서 비용이 증액된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개발과제를 보면 신약의 경우 뇌졸중치료제 임상후기 2상을, 만성심부전치료제과 만성심부전치료제는 최종후보물질도출, 골질환치료제는 유럽에서 임상1상 완료, 항혈소판제는 임상1상을 영국에서 진행중이며 골관절염치료제 개발도 임상 1/2상을 국내에서 진행중이다.
개량신약도 혈전성심혈과치료제 혈전치료서방정과 호흡기계질환치료복합제에 대한 비임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 5월부터 피라맥스정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이, 신약후보물질 IBD 적응증의 비임상을 진행중이다.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 현황
신풍제약을 이끌고 있는 이는 연구소장을 지낸 서울대 약제학 박사인 유제만 대표이사가 업무를 총괄한다. 사외이사와 감사를 제외한 유일한 등기이사이다.
이외 생산관리는 노춘식 전무와 박충환 상무, 성주영 상무가, 연구총괄은 주청 전무가, 재무관리는 박진규 상무, 영업관리는 박재홍 상무, 마케팅총괄은 김혁래 상무가 맡고 있다.
지난 6월말기준 직원은 남직원 533명, 여직원 239명으로 총 772명이 근무중이며 평균 11.2년의 근무연수를 기록하고 있다. 연평균급여액은 지난해말기준 6373만원으로 높은편이었다.
지난 6월말 기준, 주주는 27.97%를 보유한 주식회사 송암사가 최대주주였다. 신풍제약의 실소유주는 송암사의 최대주주인 장원준으로 전체의 72.91%의 지분을 보유했다. 송암사는 지난 2015년 설립됐으며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2232에 비상장으로 지주회사업 및 부동산임대업을 하고 있다.
계열회사는 천진신풍제약유한공사와 신풍대우베트남파마, General Medicine Company Ltd., 필리핀신풍파마, SP International, 미얀마신풍파마, 신풍USA, 씨바이오멕스가 순차적으로 설립됐다.
절대적으로 환자수는 적지만 꼭 필요한 약을 개발하는, 돈을 좇기보다는 환자들의 건강과 보건을 위한 신약개발, 그것은 제약회사가 지향해야할 경영이념이다. "민족의 슬기와 긍지로 인류의 건강을 위하여"라는 신풍제약의 경영 이념이 국내에서의 시장성이 높지 않았지만 항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를 만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피라맥스가 지난해 15억원 생산규모에 불과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