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목소리..."건보 확대-약 선택권-사회적 편견 없애야"
6일 '환자의 날' 제정 기념 환자 토크 콘서트...응급환자 진료거부도
10월6일 '제 1회 환자의 날' 제정이 세상에 선포되는 행사장에는 환자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중증환자들을 위한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약제의 선택권,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거부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개선의 필요성을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행사 2부에서 환자의 날 제정 기념 토크 콘서트 '아파도 걱정 없는 세상'을 진행했다.
이날 4명의 환자가 나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발표에 나선 참여자는 한 집안의 가장이며 한 아이의 아버지인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황원재 씨였다. 생명과 직결된 신약의 신속한 환자 접근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6년 3월 신경내분종양 진단을 받고 여명이 3~6개월 남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치료방법을 찾다 국내에는 없는 '루타테라'라는 방사선의약품을 알게돼 해외로 치료를 받게 됐다고 그간의 상황을 치료과정을 설명했다.
황원재 씨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약 4년동안 지불한 약값이 2억9000만원이며 현재도 치료중"이라고 밝히고 "처음에는 치료비 때문에 혼자 편하게 죽으려고까지 했다"며 가슴아픈 당시 상황을 되살렸다.
그는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창립과 활동을 통해 정보공유와 함께 루타테라의 신속한 국내 도입과 건강보험 적용을 정부에 요구했고 현재는 그런 노력의 성과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원재 씨는 이날 5가지를 간절하게 전했다. 긴급도입의약품 건강보험은 대상 환자의 1/10정도만 적용된다고 지목했다. 루타테라가 마지막 치료제로 승인을 받아기에 항암치료를 하지 않았거나 항암치료 도중에 루타테라를 치료한 환자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개선을 촉구한 것이다.
또 불편한 치료를 우선 진행하는 불합리한 치료순서와 과정 개선, 건강보험 적용 사각지대에 몰린 환자들의 외침에 귀 기울려줄 것, 루타테라 치료병원의 행위료 지급, 희귀질환에 관심을 높이고 신약 개발의 중요성 인식 필요를 강조했다.
두번째로 나선 폐동맥고혈압 환자인 성민수 씨였다. 중증 희귀질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치료제의 선택권과 급여기준 개선을 요구했다.
선천성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성민수 씨는 16세에 첫 심장수술을, 39세 두번째 심장수술을 받고 현재는 합병증으로 간경변을 앓고 있으며 부정맥으로 생사를 오가기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여기에 9년 전 원발성 폐동맥고혈압을 진단받게 된 것이다.
성민수 씨는 "폐동맥고혈압의 경우 희귀질환이지만 3가지 발생기전에 치료효과가 있는 약제가 모두 개발돼 있지만 약제의 급여기준이 까다로워 적기에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많고 약값부담이 크다"고 꼬집었다. 치료에 쓰이는 3가지 약제중 2가지는 급여, 1가지인 '레모둘린'은 비급여로 고가이며 한달 약값이 180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3년 생존율은 55%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같은 기간 96%의 생존율을 보인다"며 이를 위해 국내도 3가지 약제에 대한 보험급여를 주문했다. 아울러 18세 미만의 청소년, 소아 폐동맥고혈압 환자에도 약제 급여로 사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했다.
세번째 목소리를 낸 환자는 중증건선을 앓고 있는 오명석 씨다. 오명석 씨는 건선의 특징과 사회적 편견, 차별 극복에 대해 전했다. 질병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환자의 평등권에 대해 건선환자의 애환과 개선을 촉구했다.
일곱살부터 45년 이상 앓아 온, 오래된 경험 많은 숨어 활동하는 건선환자인 오명석 씨는 건선은 다른 심각한 만성 및 생명을 위협하는 동반 질환과 연관돼 있음을 소개했다. 건선성 관절염 발병, 당뇨병 위험 증가,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 증가, 뇌졸중 동맥경화증 등 사망률 위험 증가 등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각별히 조심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반복되는 증상 악화가 바이오리듬처럼 일생생활의 장애로 인해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질환까지 전반적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된다"며 "우울증이나 불안증, 자살충동 등 일반인에 비해 약 40%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오명석 씨는 "전신 중증 건선의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건선 환자의 경우만이라도 치료를 전념할 수 있는 해양 치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관련 시스템 구축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지난 7월 편도수술 의료사고로 6살 아들을 보낸 피해자 부모가 환자의 목소리로 공유됐다. 119응급차로 이송된 아들에 대해 진료거부로 인해 사망사건으로 이어진 사건이다. 이날 발표는 TV프로그램 '실사탐사대'에서 방영된 영상을 통해 환자의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를 찾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피해자 부모는 지난 13일 고 김동희 군 편도수술 의료사고가 발생했고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한 상급종합병원이면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양산부산대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동희 군 부모는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에 해당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수술실에 CCTV가 설치되어 촬영되고 있었다면 의료진은 편도수술 중 출혈이 발생한 사실과 추가 전신마취를 한 사실을 보호자에게 숨기지 않았을 것이고 의무기록지에도 사실대로 기재했을 것이라며 수술실 CCTV설치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환자 4명의 발표에 이어 전문가와의 토론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