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제약 양 날개 단 과감한 승부사 '한국콜마'
화장품은 '한국콜마', 제약은 HK이노엔으로 이원화로 경쟁력 집중 1990년 화장품 전문회사로 시작...콜마파마 등 제약으로 사업확장 지주사 홀딩스 아래 상장사 2곳, 비상장 22곳으로 그룹사 발돋움 신약 '케어캡'으로 해외시장 공략...신약-바이오약 등 개발 뒷받침
화장품에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제조를 넘어 현재는 신약개발을 통한 세계시장 공략에 눈을 돌리고 있는 회사가 있다. 2018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인 씨제이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큰 이슈를 끌어낸 한국콜마다. 당시 대형 그룹사를 작은 회사가 먹었다는 항간의 시선이 많았다. 한국콜마가 2017년 기준 매출이 6816억원이었으며 씨제이헬스케어는 2018년 기준 490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다.
여하튼 한국콜마로서는 제약부문에서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한 도전으로 이와 같은 대형 물고기를 잡았고 현재는 기존 의약품 제조업체인 콜마파마와 한국콜마의 제약부문을 4517억원에 모두 매각한다. 오는 12월28일 한국콜마의 의약외품을 제외한 제약사업부문과 CMO사업에 주력하는 콜마파마를 아이엠엠로즈골드4사모투자합자회사에 양도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한국콜마는 화장품에, 올해 씨제이헬스케어에서 사명을 바꾼 HK이노엔은 제약에 집중하는 전략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 상반기 기준 상장사 한국콜마와 콜마비앤에이치 2곳과 파마사이언스코리아, 에이치케이이노엔 등 비상장회사 12곳, 국외비상장 10곳을 거느리면서 크게 화장품사업과 제약사업으로 나뉘고 있다.
회사의 중심인 한국콜마는 지난 1990년 설립됐다. 1992년 화장품 중앙연구소 설립 이후 1994년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업체로 선정됐으며 이듬해 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됐다. 1996년 코스닥(장외) 등록을 했으며 창립 10년이 된 2000년 100만불 수출을 기록하면서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CMO 주력업체인 콜마파마도 1992년에 설립, 한국콜마의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2002년 300만불 수출과 함께 한국증권거래소 상장, 제약공장 준공을 했으며 중국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2007년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한국콜마 경인을 열었다. 2012년 지주사 전환에 눈을 돌려 현재의 체계로 재편했다. 한국콜마홀딩스를 통해 계열회사를 지배, 기업경영의 안정화와 효율성을 높였다.
이어 2013년에는 한국파마사이언스와 한국크라시에약품을 설립하고 2015년 콜마비앤에이치를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2017년에는 중국 우시신구 공장과 통합기술원을 착공하는 한편 여주아카데미를 준공했다. 2018년에는 한국콜마·한국콜마홀딩스·콜마비앤에이치, 한국거래소 KRX300 지수 종목 편입과 함께 CJ헬스케어를 인수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는 상표권사용수익, 경영관리수수료, 지분법이익, 배당금 및 임대료 등의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다.
연말 제약 CMO사업을 매각하는 한국콜마는 화장품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상품개발에서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 네트워크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업계에 도입한 시스템으로 시장 상황에 대한 동향과 흐름 파악에서부터 상품의 기획, 개발, 생산, 관리, 그리고 출하에 이르기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장품 연구개발부터 생산의 토털 카운셀링을 하고 있으며 기초화장품부터 색조화장품, 네이비화장품, 헤어제품, 바디제품, 향수, 기능성화장품, 의약외품, 마스크팩 등을 주력생산하고 있다. 국내외 300여개 거래처에 연간 1만5000품목이 넘는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제품은 애터미, 카바코리아, 지피클럽, 고운세상코스메틱 등이며 지난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52.23%의 비중을 차지했다. 3200억원으로 수출 181억원, 내수 3019억원이었다.
한국콜마는 그동안 화장품으로 사업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제약으로 그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케어캡 등 신약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제약부문을 앞으로 에이치케이이노엔으로 집중한다는 점을 감안해 에이치케이이노엔을 중심으로 한국콜마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엿보았다.
◆이노엔 주요제품과 그간의 실적 추이
전문의약품의 경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케이캡'이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34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는 202억원을 올려 올 연매출은 4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기초수액인 혈액 및 체액대용제의 경우 지난해 51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중 10%를 차지했으며 올 상반기는 226억원을 보여 전년에 비해 다소 낮은 실적이 예상된다. 고혈압치료제인 '헤르벤'은 지난해 23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 수준이었다. 지난 상반기에는 122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고지혈증치료제인 '로바젯'은 지난해 174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97억원으로 100억원에 근접해 지난해 대비 다소 높은 성적이 예상된다. 영양수액인 혈중 영양분 공급제는 지난해 192억원을 달성해 전체 비중 4%였다. 올해 상반기 102억원으로 역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성장이 예측된다.
지난해 제약 전체 매출은 4695억원이었으며 H&B사업부문의 경우 732억원이었다. 숙취해소 제품인 '컨디션'이 50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했다. '헛개수'는 162억원이었다. 올 상반기는 컨디션의 경우 22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헛개수는 63억원을 기록했다. H&B사업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379억원이었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연결매출은 2018년 4907억원에서 지난해 5425억원으로 10.5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66억원에서 지난해 853억원으로 50.7% 증가해 기염을 토했다. 당기순이익도 474억원에서 지난해 604억원으로 27.42% 성장했다.
역시 연결매출 기준으로 지난 상반기에는 263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동기 2533억원 대비 4.1%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전년동기 336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동기 27억원 대비 6억원 정도 감소했다.
◆연구조직과 신약 등 연구개발과제 현황
에이치케이이노엔은 신약 및 개량신약과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R&D총괄은 연구소와 임상개발실, 사업개발실, R&D전략실로 구성돼있으며 K-CAB추진본부가 함께 있다.
핵심 연구인력은 송근석 전무가 연구개발 총괄과 K-CAB 사업추진본부장과 임상개발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전 유한양행 임상개발팀장을 거쳤다. 고동현 상무대우는 씨제이헬스케어 신약개발연구센터장을 지낸 후 연구소장을, 박상욱 상무대우도 씨제이제일제당 미래기술연구소를 보낸 후 현재 사업개발실장과 연구개발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그간의 연구성과를 보면 국내 최초가 여럿 있다. 1986년 국내 최초 B형 간염백신 '헤팍신-B'를 개발에 성공한 이후 국내 최초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을 1992년에 출시, 1998년 국내 최초 신성 빈혈치료제 '에포카인'를 개발했으며 이는 세계 3번재 EPO제제를 개발한 것이다.
특히 2015년에는 '케이캡정'에 대한 중국 Luoxin사 기술수출에 이어 2018년 국내 신약 30호로 허가받았다.
이같은 성과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과제도 적지 않다.
간질환-안질환 치료신약 'IN-A010'의 경우 임상 2상을, 항구토 신약 'IN-A012'과 자가면역질환치료 신약 'IN-A002'의 경우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영양 관련 치료 신약 'IN-A011'은 비임상을 진행 중에 있다. 이 밖에도 항암제 6개, 간질환 1개의 신약후보물질을 발굴 중이다.
10건의 연구과제가 있는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빈혈치료제 3상, 수족구 1상, 자가면역지롼과 두창, 코로나19 등은 비임상, 항암과 폐암 등에 대한 후보물질 탐색이 다수이다. 여기에 16건의 개량신약도 당뇨 3상, 위식도역류질환 2상 2건과 1상 1건 등이 연구되고 있다.
이같은 연구에 쓰는 비용은 2017년 484억원으로 매출대비 9.3%를, 2018년 590억원을 투입해 매출 대비 12.0%, 지난해 572억원을 써 매출 대비 10.5%를 사용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297억원을 투입해 매출액 대비 11.25%였다.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 현황
윤동한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과 강석희 사장이 대표이사로 맨 앞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곽달원 부사장이 ETC사업총괄을, 서무정 전무가 경영지원총괄, 박정원 상무가 H&B영업본부장을, 송근석 전무가 R&D총괄, 지헌종 전무가 ETC영업본부장을, 변형원 상무대우가 생산본부장을, 지대준 상무대우가 OBU SU장을, 최영미 상무대우가 경원SU장을, 김기호 상무가 전략지원실장을, 원승찬 상무대우가 경영기획실장을, 진경철 상무대우가 사업지원실장, 최명기 상무대우가 ETC마케팅본부장을, 박상욱 상무대우가 R&D전략센터장을 맡고 있다.
윤상현 대표이사는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사내이사와 모기업인 한국콜마 대표이사, 파마사이언스코리아 대표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 다만 윤 대표이사는 지난 10월 한국콜마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최대주주는 올 상반기 씨케이엠 100%에서 한국콜마가 50.71%로 변경됐다. 한국콜마는 윤상현 대표이사가 2,41%, 한국콜마홀딩스가 27.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윤상현 대표이사가 30.25%, 윤동한 회장이 15.3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실제 윤상현 대표이사가 에이치케이이노엔뿐만 아니라 한국콜마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계열회사는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를 비롯해 한국콜마, 건강기능식품업체 콜마비앤에이치 등의 상장사와 조만간 매각되는 콜마파마, 의약품 판매업체인 파마사이언스코리아, 보스톤특허기술사업화 전문투자조합, 작물재배와 농업임대업체인 근오농림,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인 에치엔지, 콜마스크, 내츄럴스토리, 콜밤앤스틱, 일반식품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업체 셀티브코리아, 화장품 도소매업체 케이비랩, 의약품제조업체인 에이치케이바이오이노베이션이 포진해있다.
국외비상장은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인 Kolmar Cosmetics (Beijing) Co.,Ltd.와 Kolmar Cosmetics (Wuxi) Co.,Ltd., Process Technologies and Packaging, LLC., CSR Cosmetic Solutions Inc.를 비롯해 인수목적회사인 Seokoh, Inc., 투자·부동산 임대업체 Seokoh Canada, Inc., 보건식품업체 Jiangsu Kolmar Meibao Keji Co.,Ltd.와 Yantai Kolmar Atomy Health Care Food Co.,Ltd., 건강기능식품·외품 도소매업체 Kolmar Bnh Australia Pty., Ltd., 음료·건강기능식품업체 Hankol Healthcare Vina를 거느리며 해외시장 공략에 뛰어들고 있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은 앞서 지난 1984년 씨제이제일제당 제약사업을 시작으로 1986년 이천공장, 1990년 대소공장 준공, 1992년 수액제 공장 준공, 1995년 국내최초 수출 1억 달러 돌파, 2000년 국내최초 항암제 전담 영업조직 출범, 2006년 한일약품 합병, 2010년 오송공장 준공, 2014년 씨제이제일제당에서 물적 분할을 통한 씨제이헬스케어로 출범한 뒤 2018년 한국콜마의 품으로 안착했다. 2000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한 후 신약 '케이캡정'의 미국 임상 1상 등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더마 코스메틱 시장 진출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 착수, 내년 상장 진입 등 시대에 맞춘 전략으로 변화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콜마의 과감한 '선택과 집중' 행보가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최적의 처방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