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환원' 기부금...국내제약 31곳, 지난해 32% '뚝~'

전체 합계 382억원으로 전년 564억원 대비 181억원 줄어 유나이티드, 동국, HK이노엔, 광동, SK바이오사이언스 확대

2022-03-22     엄태선 기자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처럼 넉넉해야 나눠줄 형편이 된다는 뜻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지난해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곳간에 쌓아둔 곡식이 부족하거나 불안정한 환경 탓에 사회에 환원할 마음이 다소 위축된 분위기였던 것.

이는 일선 제약사들이 공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부금' 항목이 크게 줄어들었다. 무려 전년대비 32%나 감소해 3분의 1이 빠졌다. 

21일까지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국내 제약사 31곳의 연결재무제표상 기부금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382억3900만원으로 전년 563억6100만원에 비해 181억2200만원이 줄었다.   

업체별 기부금 현황을 보면 유한양행이 66억원을 기부해 여타 제약사에 비해 가장 많은 기부의 손길을 내밀고 있었다. 하지만 전년 218억원에 비해 무려 -70%를 그리며 큰 큐모로 기부금액을 줄였다.

최근 상장세가 뚜렷한 유나이티드제약은 역시 기부의 흐름에 제대로 올라탔다. 지난 한해 41억원을 사회 곳곳에 기부했다. 전년 36억원 대비 5억원이 증가해 15%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 동국제약도 기부활동에 팔을 걷어올린 상황이다. 39억원 규모를 기부해 전년 23억원 대비 75% 증가율을 그리며 폭증했다. 

여기에 한미약품도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36억원 규모로 전년 45억원에 비해서도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기부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상장을 한 HK이노엔은 34억원의 기부금을 보이며 전년 18억원 대비 86% 증가율을 나타냈다. 역시 광동제약도 28억원을 사회에 환원, 전년 18억원 규모에 비해 10억원 가량 늘었다. 54%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도 25억원을 기부, 전년 12억원 대비 101% 증가했으며 휴젤은 23억원 규모로 전년 33억원 대비 -30%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실적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씀씀이는 아끼는 분위기이다. 17억원을 기부해 전년 52억원을 기부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66%의 증감률을 나타내며 공식적인 기부금 규모를 줄였다. 

한독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기부의 손을 놓지 않았다. 11억원으로 전년 13억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0억원 이상의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또 종근당과 동아에스티, 일동제약은 지난해 호실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종근당은 9억원, 동아에스티는 8억원, 일동제약은 7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위축된 규모이다. 

순성장을 보였던 보령제약과 알리코제약은 각 6억원대를 기부하면서 전년대비 17%, 49%씩 증액됐다. 

대원제약은 2020년 17억원에서 지난해 5억원으로 3분의 1 이하로 금액이 감소해 -70%였다. 반면 조아제약은 4억원 가량으로 전년 6100만원에서 무려 480%, 신신제약도 2억원으로 전년 2200만원에서 882% 늘었다. 

삼진제약은 3억원으로 전년 4억원에 비해 주춤했으며 환인제약, 휴온스, 삼일제약, 부광약품, 파마리서치는 각 1억원대의 기부를 했지만 삼일을 제외하며 모두 축소된 금액이었다. 

이밖에 일양약품을 비롯해 대화제약, 신풍제약, 바이넥스, 국제약품, SK바이오팜, 삼아제약은 1억원 미만의 기부금을 사회에 환원했다. 

일선 제약사들의 올해 실적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기부금 또한 오르고 내림이 영향을 받는 만큼 연말 실적에도 이목이 끌린다. 또 김영란법 등의 시행으로 과거와 달리 보다 투명한 기부 문화가 점차 확산, '진정한 의미'의 기부가 제약업계에도 정착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