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질환'에 공들이는 美 바이오제약들
여성 질환 의약품 625개 임상 진행 중 항암분야 200개로 압도적…133개 신경질환 치료제 차지
남성에 비해 특정 질병에 대한 발병 비율이 높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 개발 열기가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여성은 남성보다 자가면역질환, 우울증, 골다공증,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특정 질병으로 진단될 가능성 높고, 만성질환으로 진단되는 경우 역시 남성에 비해 10% 가량 높게 나타나면서 '여성질환'을 타깃한 연구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바이오협회는 최근 이런 추이를 반영한 미국제약협회(PhRMA)의 여성 질환과 치료제 개발 현황을 발표했다.
해당 자료는 'UN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매년 3월 8일)'을 기념하기 위해 발간됐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여성은 심장병, 암, 뇌졸중이 주된 사망요인으로 나타났고,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으로 고통 받는 비율은 38%에 달했다.
또 남성에 비해 기대 수명이 5.7년 더 길었고, 임신 중 심각한 합병증을 겪는 여성은 5만명에 달했다.
여성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의약품 개발 역시 붐을 이루고 있다.
미국 바이오제약기업들은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치거나 더 많이 발생하는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625개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이중 24개는 FDA 심사를 거치고 있다.
이 중 200여개가 항암제로 나타나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유방암 119개, 난소암 66개, 자궁암 4개, 자궁경부암 22개로 나타났다.
신경질환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90개를 포함해 총 133개가 개발 중에 있다. 미국 내 알츠하이머 환자 수 620만 중 2/3가 여성이다.
또 자가면역질환치료제는 87개가 개발 중에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율 비율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10명 중 9명이 여성으로 진단되는 루푸스의 경우 37개, 중증 근무력증 15개, 피부 경화증 12개, 쇼그렌 증후군 13개가 개발되고 있다.
뇌 기능 조절에 기여하여 불안 및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GABA-A 수용체 조절제 개발을 통해 여성의 산후우울증과 같은 우울증 치료를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과립구-대식세포 집락 자극인자(GM-CSF)를 억제하는 단일항체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해당 치료제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및 통증 경감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여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진전을 보이면서 관련 질환 사망률도 개선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먼저 유방조영술과 같은 조기진단 기술의 도입으로 여성 암 사망 두번째 원인인 유방암의 경우 사망률이 1989년부터 2019년까지 42% 감소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을 통해 여성의 치명적인 질병인 자궁경부암의 위험 역시 줄었다. HPV 백신 사용 이후 10대 소녀와 젊은 성인 여성의 HPV 감염 유병률이 각각 86%,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 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외부에서 자랄 때 발생하는 자궁내막증에 대한
경구 복합치료제도 개발돼 2018년 승인을 받으며 호르몬 주사 대체가 가능한 경구용제 시대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