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 의료계 단신 - 5월 26일]
만성 B형간염 환자, ‘간외암’ 발생 가능성 높아
만성 B형간염 환자는 간암뿐만 아니라 위암, 폐암, 대장암 등 ‘간 밖에 생기는 암(이하 간외암)’ 위험도 높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만성 B형간염이 있으면 비감염자보다 간외암 발생 위험이 높고,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위험도가 다시 비감염자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훈 교수팀(서울시보라매병원 이동현 교수·정성원 임상강사)이 776,380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간외암의 발병 위험과 만성 B형간염 및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B형간염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만성 B형간염이 있으면 간에 지속적인 염증이 일어나 간경화 및 간암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만성 B형간염 환자 10명 중 1명에게 10년 이내 간암이 발생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간이 아닌 다른 장기에서도 검출되며,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비호지킨림프종 등 일부 간외암이 더 많이 생긴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만성 B형간염과 간외암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12~2014년 만성 B형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간외암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만성 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 ▲만성 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미복용 ▲비감염자의 3개로 구분되어 약 4년간 추적 관찰됐다.
분석 결과, 만성 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미복용 그룹은 비감염자에 비해 간외암 발생 위험도가 약 22% 높았다. 특히 항바이러스제 미복용 그룹은 비감염자에 비해 위암, 폐암, 갑상선암, 신장암, 비호지킨 림프종, 췌장암, 담낭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만성 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 그룹에서 간외암 발생률은 비감염자와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간외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경우 간암과 마찬가지로 간외암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가능성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간암뿐만 아니라 위암, 폐암, 대장암 등 여러 다른 암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선별 검사가 필요함을 확인했다”며 “만성 B형간염은 간암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의 위험성을 증가시켜서 큰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고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환자들이 있는 질환이므로 연구자들이 강한 책임감을 갖고 연구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1저자 이동현 교수·정성원 임상강사는 “만성 B형간염 환자를 치료할 때 항바이러스제의 간외암 발생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비용-효과의 측면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이익을 더욱 크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최고 권위의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4.544)’에 온라인 게재됐다.
삼성서울, ‘로봇 기반 첨단 지능형 병원’ 도약 선언
삼성서울병원이 올해를 ‘로봇 기반 첨단 지능형 병원’(Robot-driven Smart Hospital)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26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AI·5G 기반 대규모 로봇융합 모델 개발지원사업’의 최종 수행기관 선정을 계기로 지난 20일, ‘로봇 기반 첨단 지능형 병원’ 구현을 위한 전사적 차원의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해당 사업에서 삼성서울병원은 다수, 다종 로봇이 병원 현장에서 환자에게는 더욱 안전하고, 의료진에게는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로봇 기반 첨단 지능형 병원의 표준 모델을 정립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은 병원에 배치될 다수, 다종 로봇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로봇 통합관제센터 부터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병원 중 최초로 PC와 모바일 기반 솔루션을 통합 개발하여 채팅 메시지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면 현재 스마트폰 등에 탑재된 인공지능 비서를 이용하듯이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도 다수, 다종 로봇을 손쉽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운영 중인 대규모 물류이송로봇에 더해 연말까지 △소규모 물류이송로봇(1대) △회진로봇(1대) △소셜방역융합로봇(2대)을 도입할 예정이다. 시범운용 기간을 거쳐 점차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앞서 국내 최초로 대규모 물류이송로봇을 이용해 병원 내 물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로봇은 물류빅데이터를 이용해 병동 내 필요한 진료재료를 환자가 없는 야간에 자동으로 배송한다. 소규모 로봇은 이보다 작은 진료재료를 운반하도록 고안됐다.
회진로봇은 실시간 진료정보와 연동되어 의료진의 회진을 보조해 환자들의 시각적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병동 회진시 주치의나 간호사가 구두로 설명하던 것들을 회진로봇 전면에 거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검사 결과를 한 눈에 보여줄 수 있어 환자들이 자신의 치료과정을 파악하는 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을 비롯해 각종 감염원으로부터 안전한 병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소셜방역로봇도 선보인다.
소셜방역로봇은 공기 중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사람 손이 닿는 벽면을 향해 인체에 무해한 자외선을 쏘아 방역 활동을 자동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면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병원 방문객 등에게 진료여정과 길안내 등의 기능을 추가해 활용 범위를 넓혔다.
박승우 원장은 “올해를 ‘로봇 기반 첨단 지능형 병원’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미래 의료를 선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해로 만들겠다”면서 “세계적 수준의 IT인프라를 기반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뤄내 환자들이 새로운 병원을 경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대 안암, AI 기반의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 추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이돈국 구청장 권한대행)과 협력하여 취약계층 대상의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중장년 등 돌봄 필요 대상자의 일상생활 패턴과 주거환경 정보, 건강정보를 IoT 기기를 통해 매일 자동으로 파악하고, 이용자가 평소처럼 안녕한 일상을 보내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여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번 스마트 돌봄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이용자의 건강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통해 심박수, 심방세동 발생 여부, 산소포화도가 자동 측정되어 건강의 이상신호 유무를 매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기침소리와 같은 소리신호를 감지하여 이용자가 감기에 걸리거나 호흡기 관련 증상이 나타날 때, 혼자 거주하는 경우에도 즉시 상황을 인지할 수 있어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또한, 이용자의 가정 내 활동량, 생활 패턴 등을 IoT 센서를 통해 분석하여 고독사 징후, 거동 이상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조기에 파악해 낼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독거노인건강관리 또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용자의 건강 뿐 아니라 실내의 환경 또한 철저히 모니터링 하여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집안의 온도나 습도, 이산화탄소농도 등을 측정 및 분석하여 주거환경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추가적인 돌봄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서비스혁신연구소장 윤승주 교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지속적으로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발전시켜 데일리 건강문진 서비스, 감성대화 서비스, 응급 상황 대응 서비스 등으로 확대해 갈 계획”이라며,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다른 복지 서비스와도 연계하여 지역사회 통합 돌봄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예방) 취약계층의 라이프사이클 관리 ▲(예측) 어르신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추이 예측 ▲(맞춤) 어르신의 개인 돌봄 욕구 특성에 맞는 서비스 제공 ▲(공익) 국민 모두의 공공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공익적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시행되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을 포함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피플앤드테크놀러지, 포티투마루, 광운대학교,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위즈베이스, 스카이랩스, 디플리가 협력하여 진행한다.
KMI, ‘원숭이두창’ 관련 건강정보 제공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회는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Monkey Pox)과 관련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건강정보를 26일 제공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속해있는 폭스바이러스과(Poxviridae Family) 올소폭스바이러스속(Orthopoxvirus Genus)에는 △두창 바이러스(Variola virus/Smallpox virus)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우두 바이러스(Cowpox virus) △백시니아 바이러스(Vaccinia virus) 등 네 가지 중요한 바이러스가 있다.
올소폭스바이러스속에 포함된 바이러스들은 외피를 가지는 DNA 바이러스로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면역이 생기면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면역을 가지는 ‘교차면역반응’이 나타나고 ‘동일한 치료제’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원숭이두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올소폭스바이러스속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감염병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두창(천연두, 마마)은 두창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인간이외에 다른 동물 숙주는 없다. 고대시대부터 존재했던 감염병으로 전파력이 높아 팬데믹이 자주 나타났고 20세기에만 두창 팬데믹으로 3-5억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사망률도 높았다.
고대부터 다양한 두창 예방법이 시도되었고, 두창 환자의 고름이나 피부 딱지를 가루로 만들어 코로 흡입하는 인두법이 일부 효과가 있었으나 한계가 있었다.
1796년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우두에 걸린 사람은 두창에 잘 걸리지 않는 현상에 착안하여 우두에 감염된 사람의 고름을 접종하는 우두법을 활용한 세계 최초 두창 백신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우두법은 예방 효과 및 치사율 감소 효과가 있었지만 우두 환자의 고름을 활용하다보니 접종 원료 수급의 한계가 있었고 매독 전파 위험성 등으로 인해 널리 시행되지는 못했다.
1940년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접종하면 두창 바이러스를 비롯한 올소폭스바이러속 전체에 대한 교차면역이 유도된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송아지 등의 피부나 림프에서 배양하여 동결건조 형태로 만든 1세대 두창 백신이 개발되었다. 백신 접종 후 두창 환자가 급감하였고 1977년 마지막 환자를 끝으로 1980년 WHO는 두창의 전세계 종식을 선언했고 지금까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1958년 두창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되어 원숭이 두창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주된 숙주는 쥐 등의 설치류이며 영장류 및 야생동물들도 숙주가 될 수 있다. 인간 감염 사례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확인되었다.
원숭이두창은 유전학적으로 중앙아프리카계통과 서아프리카계통으로 구분하며 해당 지역의 풍토병으로 감염된 동물과의 밀접 접촉이 주된 감염 경로다. 주로 감염된 동물의 체액을 직접 접촉할 때 사람에게 전파되며 잘 익히지 않은 야생동물 섭취 후에도 걸릴 수 있다. 감염된 사람의 피부 병변, 침구, 호흡기 분비물에 접촉한 경우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지만 드물게 보고된다.
그런데 최근 유럽, 북미, 호주, 중동 등 전 세계적으로 수백 명의 원숭이두창 확진자 및 의심환자가 발생하였고 서아프리카형계통으로 파악됐다. 감염된 동물과의 밀접 접촉이 아닌 사람 간 밀접 접촉을 통한 전파 양상을 보여 관련한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다.
감염 후 1-2주(최장 3주)의 잠복기를 지난 후 발열, 두통, 근육통, 림프절 종대가 먼저 나타나고 1-3일 후에 얼굴, 몸, 손바닥, 발바닥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서 다른 부위로 퍼진다.
두창은 림프절종대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원숭이두창과의 감별점이 된다. 치사율은 1-10% 정도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서아프리카계통보다 중앙아프리카계통의 치사율이 더 높게 보고된다.
우두는 우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이름과는 달리 소에서 흔히 발견되지는 않고 주로 들쥐로부터 집고양이가 감염되어 전파된다. 사람에게 감염 시 국소적인 수포성 농포성 발진이 주로 손, 얼굴, 목에 발견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 교차면역반응을 이용한 우두법이 두창 예방 접종에 활용되기도 하였다.
백시니아증은 백시니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인체 감염은 극히 드물지만 목축업 종사자에게서 보고된다.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병 유발보다는 두창 백신의 원료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고유 백신은 없으며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의 두창 백신이 원숭이두창 예방에도 사용될 수 있다.
두창 백신은 그 특징에 따라 1-4세대로 구분한다. 1세대와 2세대 백신은 제조 방법의 차이로 구분된다.
1세대 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송아지, 양 등의 피부나 림프에서 배양하여 제조된 백신으로 해당 동물에 노출되어 있던 다른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인수공통감염병을 유발할 위험이 있었다. 2세대 백신은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고자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무균적 세포 배양하여 제조한다.
그런데 1세대, 2세대 백신 모두가 접종된 백시니아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복제가 가능하고 이로 인한 진행성 백시니아증, 심근염, 뇌염, 각막염 등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중증 백신 이상 반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부, 수유부, 면역저하자, 습진 또는 아토피 피부염을 가지고 있는 환자 등 접종할 수 없는 대상자가 많다.
또한 백신 접종 방법이 까다로워 분지침을 피부와 직각이 유지되도록 해서 3초 안에 15회를 찔러야 하고 그 찌른 자국이 직경 5mm의 가상의 원 안에 모이도록 해야 하고 생백신이라 의료진이 접종하다 감염될 수 있어 접종 전 교육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국내 개발한 2세대 두창 백신을 접종이 까다로운 분지침이 아니라 피하 패치 형태로 투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1세대와 2세대 두창 백신중에 아직 국내외에서 원숭이두창에도 사용하도록 정식 승인된 백신은 없지만 교차면역반응을 고려하면 원숭이두창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콩고에서의 한 연구에 의하면 두창 백신이 원숭이두창에도 85% 정도 예방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국내에는 오래 보관해온 1세대와 국내에서 개발된 2세대 백신을 합쳐 3,500만 명분 정도가 비축되어 있는 상태다.
3세대 두창 백신은 두창 백신의 중증 이상 반응을 개선하기 위해 세포생물학적 방법이 적용되어 개발됐다.
3세대 두창 백신 중에 덴마크 바바리안 노르딕사의 두창 백신은 2019년 미국 FDA에 의해 원숭이두창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이 확대되어 승인되었고, 유럽에서는 아직 원숭이두창에 대해 사용 승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최근의 유럽 유행 상황에서 ‘오프-라벨(off-label)’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백신은 미국에서는 ‘진네오스(Jynneos)’, 캐나다에서는 ‘임바뮨(Imvamune)’, 유럽에서는 ‘임바넥스(Imvanex)’로 불린다.
이 백신에는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비복제형 백시니아 바이러스가 들어있어 진행성 백시니아증 등의 중증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1세대와 2세대 백신을 접종할 수 없었던 면역저하자 등에게도 접종이 가능하며 기존 두창 백신에 비해 중화항체유도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 백신을 대규모로 비축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 정도이며 우리나라도 두창 및 원숭이두창의 유행에 대비하여 기존에 비축된 1세대 및 2세대 백신보다 훨씬 안전하고 접종 금기 대상이 거의 없는 3세대 두창 백신을 충분히 확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4세대 두창 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의 병원성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를 분자생물학적 조작을 통해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항원성은 유지하고 병원성을 낮춘 백신으로 아직 연구 단계로 상용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원숭이두창 환자에게 직접 투여되어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는 아직 없으며 일반적으로 증상에 따른 대증 치료를 하게 된다. 다만,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있다.
시도포비어(cidofovir)는 AIDS 환자의 거대 세포 바이러스 망막염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며, 올소폭스바이러스속 치료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관련하여 국내외 정식 승인을 받지 못했다.
브린시도포비어(brincidofovir, Tembexa, 템벡사)는 두창 치료 목적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으나 원숭이두창 치료 목적의 승인을 받지는 못했다.
테코비리마트(tecovirimat, TPOXX, 티폭스)는 두창 치료에 대해서 미국 FDA, 유럽 EMA, 캐나다에서 정식 승인을 받았다. 또한 원숭이두창 치료에 대해서는 유럽 EMA 승인을 받았다. 아주 고가의 약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대량 비축 중으로 우리나라도 두창 및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에 대비하여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감염된 동물과 사람 간의 밀접 접촉에 의한 전파가 주된 감염 경로이며 사람 간 전파는 가능하지만 쉽게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람 간 전파로 추정되는 원숭이두창 유행이 유럽, 북미, 중동 등의 국가에서 확인되면서 바이러스 변이가 생겼거나 새로운 전파 경로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로 크기가 크고 구조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RNA 바이러스와는 달리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으며 새로운 변이가 나타난다 해도 전파력이 급증하거나 새로운 전파 경로를 만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최근의 유행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밀접 접촉이 있었던 특정 상황에서 많은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최장 3주에 이르는 긴 잠복기를 거친 후 각자의 생활 터전에서 증상이 나타나서 전세계적 유행 양상으로 드러났을 가능성이 높으며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특성상 향후 장기간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감염을 유발하여 전세계 에피데믹이나 팬데믹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국내에도 환자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상엽 KMI 연구위원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원숭이두창은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며,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역학적 연관성과 증상이 중요한데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지역을 다녀온 후 3주 이내에 발열, 근육통, 림프절 종대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는 경우 반드시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에 연락하여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원숭이두창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및 최근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지역을 여행할 때 야생동물과 유증상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손씻기 등의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