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보건의료단체 "공단 재정위, 성실히 수가협상 임해라"

30일 성명...추가소요재정 대략적 수치조차 미공유에 우려

2022-05-30     엄태선 기자

6개 보건의료 공급자단체들이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 뿔났다.

의사협회 등 6개 보건의료 공급자단체는 30일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이고 진정성 없이 밴드 결정조차 하지 않는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는 최종 협상 하루 전까지 추가소요재정(밴드)의 대략적인 수치조차 공유되지 않은 초유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그동안의 수가협상 과정에서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결정한 1차 밴드를 토대로 2차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최종 협상 시점까지 구체적인 근거와 수치에 대한 상호 의견 교환을 통해 실질적인 균형점을 찾아가는 노력을 진행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도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는 협상 당사자인 공급자를 무시한 채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 공급자단체는 큰 실망과 함께 무기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성공적인 협상 진행을 위해서는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의 목표를 설정하고, 최선을 다해 상대를 설득해 최종적으로 협상타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하나 협상 종료일이 되서야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은 협상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을 제한해 충분한 의견 개진의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대로 협상이 진행된다면 2023년도 수가협상은 결국 충분한 대화가 진행되지 못한 채 실패한 수가협상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재정운영위원회에 있음을 인지하여야 할 것"이라며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급여비 증가 규모를 고려하고 코로나19 이후 최근 4%를 넘는 급격한 물가상승과 보건의료노조 등 가입자단체의 금년도 임금인상 5~7% 요구안에 대해 공급자단체가 수용가능하고 상응한 수준의 적정 밴딩규모 책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그간 공급자단체는 협상과정의 민주성을 확보하고 합리적인 밴드 설정을 위해 공급자단체의 재정운영위원회 참여를 보장해 줄 것을 수차례에 걸쳐 요청해 왔다"면서 "건강보험의 한 축인 공급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가입자의 일방적 논리로만 설정되는 밴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행 불합리한 수가협상 구조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각 단체의 협상단은 회원을 대표해서 협상에 참여하는 보건의료인의 대표이다. 우리 보건의료인은 지난 2년여 시간 동안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정부의 방역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며 "우리 보건의료인은 국민에게 최상의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헌신해 왔으며, 앞으로도 국민의 질병치료와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6개 공급자단체는 상호 존중하는 동등한 입장에서의 협상을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며, "남은 기간동안 현실적인 밴드 제시를 통해 성공적으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