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이상사례, 타기관 공유 안돼..."약물안전카드 활용해야"
병원약사회, 식약처 지원 의약품 부작용관리 관련 연구결과서 강조
"타기관에서 발생한 과거 이상사례를 보고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비율은 56.4%였고, 이의 인과성을 평가하는 기관은 48.4%로, 타기관에서 발생한 환자의 이상사례 정보는 처방이 이루어지는 의료기관의 일부에서는 활용되고 있지만 보편화되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병원약사회가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지원받아 진행한 '의약품 부작용 관리를 위한 환자 중심의 능동적 기반 마련 추진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약물안전카드의 능동적 활용을 강조했다.
최근 발행된 병원약사회지를 통해 이같은 연구내용을 공개했다.
연구에서 "이상사례 기록과 약물안전카드 발급 및 타기관에서 발행된 약물안전카드 활용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목하고 "각 기관의 약물이상사례 관리 규정 및 매뉴얼에 포함된다면 약물이상사례 과거력 정보는 신뢰도 높은 환자정보로 활용돼 원인약물 재투여를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과거 약물이상반응과 관련이 있는 약물의 처방중재를 결정함에 있어 그 기준이 기관별로 상이했으나 인과성 평가, 중증도-중대성을 기준으로 하는 의료기관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약물안전카드 발급기준도 인과성이나 중증도-중대성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의료기관의 비율이 높았으므로, 과거 약물이상반응 정보를 기록하고 기관 내외에서 활용함에 있어 약물이상반응의 인과성과 중증도-중대성 정보는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타병원에서 발급된 약물안전카드의 신뢰도 항목에 대해 대다수의 기관에서 대체로 신뢰하는 것으로 응답했으며, 신뢰의 사유로는 ‘일정 기준에 따른 제한적 발급’을 공통적으로 말해 약물안전카드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과성 및 중증도-중대성 평가결과를 발급 표준 기준에 활용하거나 약물안전카드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약물안전카드를 발급하는 49개 기관 중 30.6%에서는 약물에 대해서만 발급하고 있었고, 조영제에 대해 발급하는 기관 중 약물과 조영제에 대해 동일한 발급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기관이 다수였으나 일부 기관은 상이한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었다며 조영제는 특성상 의료기관별로 관리체계의 차이가 있으나 검사 시 투여되고 즉시형 이상반응의 경우 검사실에서 모니터링과 처치가 시행되며 이후 환자가 귀가하고 별도의 진료절차에 연계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약물과 구분되는 별도의 이상사례 관리 및 약물안전카드 발급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과거 중증의 조영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에서는 재발 반응의 중증도가 이전의 반응과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어 조영제의 과민반응 과거력을 파악할 시 이전 반응의 중증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조영제의 약물안전카드 발급에 대한 인과성 및 중증도-중대성 표준 기준 마련과 함께 이의 표기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겠다고 제안했다.
약물안전카드의 발급시기, 발급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약사의 약물안전카드 발급과 관련해 의료진의 참여가 제한적인 기관에서는 사전 합의된 발급기준에 따라 1차 평가자인 약사가 약물안전카드를 발급하는 절차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더불어 약물안전카드의 발급이력을 관리하는 기관은 약 1/3 정도이고, 이는 대부분 다른 의료인과 공유하지 않는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어 발급이력에 대한 기관 전산시스템 기록 및 공유 확대의 필요성과 실행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물안전카드 미발급 사유에 대한 응답 결과는 이상사례 보고시스템이 있는 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58.5%의 기관에서 약물안전카드를 발급하지 않고 있었으며, 발급기준 및 형식에 대한 표준안의 부재와 발급시스템을 갖추기 어렵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더불어 타 기관의 약물안전카드 정보 공유·활용의 주된 장애로는 발급 절차 공통 표준안의 부재, 정보 공유 시스템 부재, 환자 및 의료진 인식 부족 및 인력 부족 지원 등이 제시, 약물안전카드 발급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발급기준 및 형식의 표준화와 더불어 발급을 진행할 수 있는 인력 지원 등의 보상, 인지도 개선을 위한 환자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병원약사회는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 의료기관의 이상사례 정보 공유 및 중재, 약물안전카드 발급시스템 현황을 전적으로 대표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전산시스템, 전문 인력 및 일정 규모를 갖춘 의료기관을 선두로 약물안전카드 발급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개선해 이를 기반으로 전국 의료기관으로의 확산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국가 규모의 약물알레르기 공유 사업 또는 진료정보교류사업 또는 이와 연계한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체계 확립 및 진료의 연속성 보장을 통해 환자 중심의 약물이상반응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인과성 및 중증도'중대성 평가결과를 포함한 표준화된 항목의 기록과 공유가 필요하며, 약물안전카드 발급기준 마련 시 원인약물의 특이적인 사용환경, 환자의 내원 형태, 다양한 의료기관의 의료진 구성 및 현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약사는 각 의료기관의 약물이상반응 관리체계를 운영 및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약물안전카드 발급시스템 도입과 운영을 위한 주체가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환자중심의 약물이상반응 관리를 통한 환자안전 강화 도모에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번 연구 조사대상인 487개 의료기관 중 126개 의료기관(25.9%)이 관련 조사에 응답했고 종합병원 80기관(63.5%), 상급종합병원 32기관(25.4%), 병원 14기관(11.1%)으로 구성됐다. 의료기관 소속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지정된 기관 27기관 중 18기관(66.7%)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