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박사, 카바페넴 줄이고 내성 증가 막을 옵션으로 기대"
추은주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 급여 등재까지 오래 기다려 "환자가 중하니 임상의로서 최선의 무기 쓰고 싶어"
"다제내성 녹농균의 카바페넴 내성은 이미 높은 수준이다. 저박사가 카바페넴 사용을 줄이고 내성의 증가를 막을 수 있는 옵션으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급여 시장 진입을 위해 5년 간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던 다제내성녹농균 항생제 저박사(세프롤로잔/타조박탐) 급여 의의에 대해 추은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7일 저박사 급여 등재 기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후의 보루로 사용됐던 항생제 '카바페넴' 마저 내성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의료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사라져가는 상황이었다.
위기의 시기에 저박사가 급여 등재 되며 의료 현장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추은주 교수는 "복잡성 복강 내 감염, 복잡성 요로감염, 원내 감염 폐렴 치료에 있어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실패한 경우나 다제내성 녹농균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저박사를 얻게 됐지만 카바페넴의 사례처럼 되지 않기 위해 아껴써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항생제 내성은 끊임없이 생긴다.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신약의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존 항생제 내성에 대안없는 현실 짚은 저박사
이날 추은주 교수는 '다제내성 녹농균 치료의 현황과 새로운 희망'을 주제로 국내 의료체계 내에서의 항생제 내성 현실을 짚었다.
질병관리청이 시행하는 국가 항생제 내성균 조사(Kor-GLASS)의 종합병원 내 항생제 내성률 조사 결과에서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한 녹농균 내성률은 2016에서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약 2배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미페넴 내성 녹농균은 2016년 17.6%에서 2020년 33.5%로 증가했고, 메로페넴 내성 녹농균은 2016년 14.7%에서 2020년 30.1%로 증가했다.
추 교수는 "마지막 보루로 사용하던 카바페넴계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국내 대부분의 상급의료기관과 요양기관에서 카바페넴 내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결국 우리나라는 빠른 고령화와 장기요양 시설의 급속한 증가를 경험하고 있어 항생제 내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생제 내성은 예방과 관리의 문제 뿐만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안의 제한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불필요한 항생제를 적게 써서 내성 발현을 줄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감염균을 줄이는 노력보다는 환자의 치료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항생제 대안이 없다보니 카바페넴 내성의 대안으로 사용되는 것이 콜리스틴이지만 신독성이 있기 때문에 신장기능에 영향을 준다"면서 "폐렴에 대한 대응력도 떨어지는 등 사용에 제한이 많아 미국과 유럽에서는 가이드라인에서 추천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저박사는 우리나라 중환자 대상 연구(SMART DATA)에서 녹농균에 97.1%의 감수성을 나타냈다. 카바페넴계 항생제인 메로페넴, 피페라실린-타조박탐에 내성이 있는 녹농균에서도 90% 이상의 감수성을 나타냈다.
추 교수는 "환자가 중하다 보니 임상의로서는 최선의 무기를 쓰고 싶다"면서 "저박사는 카바페넴 내성을 덜 일으킬 수 있는 항생제로 생각하고 있다. 많은 옵션 중 최초의 시작이 아닌가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저박사는 항녹농균 효과를 보이는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세프톨로잔과 베타락탐 분해효소 저해제인 타조박탐이 복합된 항생제로 다제내성 녹농균과 ESBL(Extended-spectrum beta-lactamases) 생성 장내세균에 활성을 입증했다.
국내 적응증은 복잡성 복강내 감염, 복잡성 요로감염, 원내 감염 폐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