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규제...업계 "유연성-예측성"-학계 "지속 지원"

18일 식약처 10주년 '국가연구 개발사업 성과포럼'서 산-학-관 소통 강조

2023-04-19     엄태선 기자

제약업계 등이 식약처의 규제 유연성과 예측성을 한층 높여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3 식품의약품안전처 10주년 국가연구 개발사업 성과포럼' 패널토의 '규제과학 혁신을 이끌어갈 식약처 R&D 미래 10년'에서 이같은 규제기관의 개선이 주문됐다. 

엄승인 본부장

이날 패널로 참여한 엄승인 제약바이오협회 본부장은 제약산업계의 입장에서 식약처의 향후 규제개선 방향에 대해 직설했다. 

엄 본부장은 "최근 제약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무려 42% 늘었다"면서 "상위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가 매출대비 12%에 이르는 등 빠르게 증가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일선 제약사들의 이같은 연구개발 노력은 자사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위한 것"이라면서 "범부처의 R&D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을 통해 진정 혁신적 제품으로 이어져 환자와 소비자까지 전달될 수 있었는지 다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지원책의 제각각(?)으로 쏟아져 그 실효성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엄 본부장은 식약처의 향후 연구개발 10년을 위해서는 "규제 효율성을 높이고 융복합으로 다양해지는 제품들에 대한 규제요건의 허들에 대한 예측 가능성, 기술 발전속도에 따른 유연성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특히 규제에 대한 유연성을 발휘해 예측성을 높이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현안을 쫓겨 미래에 대한 것을 놓여서는 안된다"면서 "미래에 나타날 제품과 환경, 기술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분석이 절실하다. 이는 업계와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규제는 '양날의 칼'이지만...규제센드박스 도입 등 필요

전향숙 교수

식품업계를 대신해 패널자로 참석한 전향숙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이날 최근 주목되고 있는 푸드테크(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 합성어)에 대해 언급하고 정부의 규제의 새로운 설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 교수는 "세포배양식 등 식품산업의 미래산업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산업의 진흥과 안전을 위한 규제는 양날의 칼과 같다. 기술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규제기준이 이를 바로 따라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같은 악순환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 규제센드박스 도입으로 일부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제품의 시장진입에 방해되지 않고 진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무엇보다 업계와의 공감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며 "시장서 사라진 나노식품의 전처를 밟지 않기 위해서 미래식량을 위해 싱가포르가 세포배양식을 세계 첫 허가했듯, 우리도 부처간 공감과 대국민 소통을 통해 규제의 새로운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혜선 교수

규제과학 혁신 위해 단발성 아닌 지속 연구 지원 절실

학계에서 나온 서혜선 경희대약대 교수는 "규제과학 혁신을 위해 연구개발과제 등이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연구비가 부족하다. 연구를 진행할 경우 식약처가 원하는 규제과학인지도 모르겠다. 미래 혁신기술 규제수요에 맞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관련 연구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타 부처인 윤경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장은 "정부의 연구개발비 33.8조원 중 4.1조원이 바이오 쪽이며 전체의 17%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난 19년부터는 정부투자보다 민간투자의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으며 신기술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범부처 '이어달리기 아닌 함께 달리기' 필요...민간과 소통도

윤경숙 과장

윤 과장은 "합리적인 규제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근 식약처의 규제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어달리기보다는 함께 달리기가 필요하다. 과기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범부처간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다양한 사업에서 기획단계부터 식약처가 참여해서 추진중"이라면서 "부처간 함께 만나서 소통하다보면 업계의 애로사항 등을 살필 수 있다. 식약처에 대해 일부 연구자들은 규제하고 억압한다는 인식이 크다. 민-관-학-연이 함께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소통하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수정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료제품연구부장은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연구개발 사업을 지속 확대해나가고 있다"면서 "식의약품의 경우 현재 추진중인 '규제과학혁신법'에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식-의약품 연구개발...현재 추진중인 '규제과학혁신법'에 담겨

손수정 부장

손 부장은 "해당 제정 법에는 세계시장에 나아가기 위해 과학적으로 어떻게 풀어야할지 등이 법안의 주요요지"라면서 "법안이 통과되면 이런 사항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가 추진중인 규제과학 혁신법은 규제과학 기본계획 수립을 비롯해 식품-의약품규제과학위원회 구성-운영, 연구개발사업 추진 및 출연금 지급, 규제정합성 검토, 제품화 지원, 전문인력 양성계획 수립 및 전문기관 지정, 민관협력 촉진 등이 담겨져 있다. 

손 부장은 "산-학-관이 협력하고 대국민 공감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식약처가 중심에 서서 규제과학을 선도적으로 이끌도록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임진환 에임메드 대표이사가 '바이오헬스사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과학 연구개발 방향과 역할'을 주제로 자사 '디지털치료기기 1호 제품' 허가사례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