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 기피 이유 '저수가·저출산'…"미래 제시해야 회복"
윤신원 수련교육이사, 전공의 확보율 26.2%…수도권 병원 90% ‘집중’ 연령가산·진료적자 보상 시급 “정부 소아청소년 전담부서 신설해야”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전공의 지원 기피 이유로 저수가와 저출산을 꼽았다.
전공의 지원 회복을 위해 수가 개선과 더불어 소아청소년 건강정책국 전담부서 신설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소아청소년학회 윤신원 수련교육이사(중앙의대 교수)는 15일 오후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주최 학술대회에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현실과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윤 수련교육이사는 학회 회원 대상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체회원 6000명 중 734명(12.0%)이 답변했다. 교수와 봉직의, 개원의, 전공의 등이 참여했다.
전공의 지원기피 원인으로 저수가와 저출산을 64%, 34.5% 등 진료 의사 98.5%가 답했다.
복수응답으로 보호자 상대 부담(26.8%), 의료사고 취약(19.7%), 중환자 및 바이탈 다루는 과 부담(14%) 순을 보였다.
직역별 살펴보면, 임상교수들은 60.3%, 전공의들은 58.3%, 봉직의들은 66.3%, 개원의들은 74.7%가 전공의 지원 추락의 원인 일순위로 저수가를 지적했다.
저출산은 모든 직역에서 20%대에 그쳐 소아청소년 수가개선 필요성을 반증했다..
2023년도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1년차 모집결과, 정규 정원 202명 중 53명을 확보해 26.2% 확보율을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 94.2%, 2020년 74.1%, 2021년 38.2%, 2022년 28.1% 등과 비교해도 최악의 확보율인 셈이다.
수도권 쏠림은 극심했다.
소아청소년과 전체 수련병원 중 수도권 34곳에 48명이 지원했고, 비수도권 32곳에 5명 지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수련병원 지원자가 90.5%를 차지한 것이다.
일부 수련병원에 전공의 지원 쏠림 이유를 묻는 설문에서 ‘다수 전공의 존재’ 32.2%, ‘수련병원 네임 밸유’ 21.5%, ‘적은 로딩’과 ‘수도권 장점’ 각 16.5% 등을 차지했다.
전공의 인력 공백에 빠른 수련업무 가중과 전문의 취득 후 개원에 대비한 젊은 의사들의 솔직한 심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 이사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급감에 따른 필수의료는 붕괴되고 있다"면서 "소아응급과 입원 진료 중단, 중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세부전문의 부재, 지방의 진료공백 심화 등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린이와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 의료체계 확보가 시급하다"고 전제하고 "노동집약적 소아청소년 진료 관련 모든 진료에 대한 적정수가 개선이 필요하다. 중증과 응급, 소아청소년 의료체계 회복을 위한 전문 진료적자 보상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공의 근무여건 개선과 수련의 질 향상, 의료사고 부담 완화 그리고 수련지원금 지원사업 적용 등 향후 비전 있는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 1차 진료의 안정성과 종합병원 전문의 처우개선, 안정적인 전담전문의 제도, 대량진료가 아닌 연령가산, 중재, 상담료 산정 등을 선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신원 수련교육이사는 "미래가 보여야 전공의 지원이 회복될 수 있다. 소아청소년 미래는 단순 의료 전문과목 미래가 아닌 대한민국 미래와 직결된다. 보건복지부 소아청소년 건강정책국(가칭)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어린이 건강기본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