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 매출규모가 대외협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각각'

화이자, 최대 매출 불과 홍보전담 인력 1명 그쳐   암젠, CAAR 설립 후 5명 체재 굳히며 대내외 협력 확대  "한국, 기타 국가와 다른 언론 환경 등 감안 필요" 목소리도

2023-09-01     문윤희 기자

뉴스더보이스가 기획으로 연재하는 대외협력부 현황 조사 기사 1회에 이어 2회에서는 매출액 대비 대외협력부서 규모를 살펴보고자 한다. 

1회에서는 대외협력부의 업무가 대관과 환자를 아우르는 부서로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음을 점검하기 위해 진행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다소 민감한 사안일 수 있으나 대관과 환자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이 대외협력부에 배치되는 현황을 짚어보는 것은 그 만큼 위기대응과 효율적 조직 운영에 각 회사들의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기에 담당 인력을 숫자로 표기했다. 

다만 1회에서 살펴본 제약사 중 대관 인력과 환자 담당 인력이 대외협력부 외 부서에 배치되는 경우도 많아 각 회사의 대관과 환자담당 인력 현황을 대외협력부에만 한정했다. 

때문에 취재에 협조한 회사 중 대외협력부서 최대 인력은 노바티스가 대표됐지만 MSD, 얀센, 로슈 등 매출 상위권 제약사 대부분이 환자와 대관업무를 보는 인력을 별도 부서에 배치하고 있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2회에서는 이해관계자들과 언론 대응, 브랜드 관리까지 다방면에서 회사의 '입' 역할을 하는 대외협력부의 규모와 매출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각 회사의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매출규모 대비 대외협력부서의 규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는 화이자와 암젠이다.   

화이자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백신과 치료제 수입이 확대되며 역대 최대 매출인 3조 2253억원을 기록했지만 대외협력부의 인력은 4명에 불과했고, 홍보를 전담하는 인력은 단 1명 뿐이었다. 

화이자는 글로벌 본사 차원의 고강도 긴축재정에 따라 한국법인 역시 재정에서의 효율을 꽤하고 있는데 한국법인 대외협력부에도 영향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 규모와 매출 영향이 높은 제품 비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홍보 업무를 전담 인력 1명이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제약산업의 특성상 다양한 미디어 대응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대외협력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반면 암젠은 한국시장 안착을 위해 전략적으로 구성한 대외협력부(Corporate Affairs & Advocacy Relations, 이하 CAAR) 구성 4년차를 맞으며 업계 최고 수준인 5명이 해당 업무를 돌보고 있다. 암젠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1717억원으로 '매출 1000억원=홍보인력 1인'이라는 업계 관행을 일찍이 깬 바 있다.  

적극적인 CAAR부서의 대응으로 암젠은 주요 약물인 블린사이토, 이베니티, 키프롤리스, 레파타, 프롤리아 등이 급여 시장에 진입하는 쾌거를 누린 한편 국내 바이오벤처사들과 협업, 환자지원사업 확대 등의 굵직굵직한 사회공헌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 매출규모 2위를 기록한 아스트라제네카는 홍보 전담 인력이 3명, 대관업무 2명으로 최근 인력 확충이 이뤄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희귀질환사업부를 올해 출범해 대외협력부서의 지원 사격의 폭은 한층 넓어진 상태다. 홍보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업계 지적이 나온다. 

얀센은 대외협력부 인력이 치료제 별로 환자를 담당하고 있으며 대관을 담당하는 별도의 부서가 있어 효율적인 조직을 갖춘 회사로 평가 받고 있다. 희귀·난치 질환에 특화된 치료제가 많아 브랜딩에서부터 마케팅업무 지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대외협력부 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매출규모면에서 5534억원대를 기록하는 사노피 역시 대외협력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외협력부서에 홍보 전담인력 외에도 CSR과 환자, 대관 업무 담당자를 배치해 조직 내 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부분 대외협력부서 인력이 2~3명으로 배치된 회사들의 경우 마케팅에서부터 브랜딩, 환자, 다양한 사내 캠페인, 본사 또는 아태지역 협력까지 맡고 있어 홍보 본연의 업무만 소화하는 곳은 없었다.

1회 기사에서 빠졌던 베이진도 가장 최근 대외협력을 담당하는 임원을 선발해 홍보, 환자, 대관업무에 나서고 있다. 베이진은 1회 신약인 브루킨사가 지난 4월 급여 시장에 진입하며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타 부서의 대관·환자 담당 인력 배제.  

뉴스더보이스는 대외협력부서 현황을 취재하며 부서 인력 충원 필요성을 묻는 질문은 던졌다. 대부분은 인력 확충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인력이 숫자로 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부담감을 피력했다. 

매출과 대외협력부서의 인과관계보다는 인력의 숫자가 자짓 부서의 '리스크'로 작용될 소지가 있어서다. 인력이 많으면 편하게 일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전달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협력 담당자의 업무는 단순히 홍보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환자를 담당하거나 브랜딩(신약 또는 새로운 캠페인)에도 상당한 비중을 담당하고 있고, 소셜미디어까지 담당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지금도 많은 인력이 배치돼 업무를 본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외협력팀은 회사 내 유관 부서와 긴밀하게, 유기적으로 움직여하는 부서"라면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서는 아니지만 실질 업무를 서포트하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꼭 기사화해달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미디어 환경이 다른 국가들과 달라 대외협력 인력이 그 만큼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회사의 위기관리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서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변화에 가장 타격을 받는 환자들이 중심에 있기 때문에 정책 환경에 대해 회사를 대신해서 일을 하는 대외협력부서에 환자단체와 일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면서 "정책 진행 과정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대외협력팀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외협력부서는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을 이뤄나가는 부서로 환자와 정책 대응을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관계가 형성되므로 회사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대외협력 부서 인력이 확충은 필요하다"고 전했다 .

그러면서 "이미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외협력부서 내 팔리시 (정책), 애드보커시 (환자단체), 커뮤니케이션을 다 포함하는 형태로 부서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