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약가협상 뒤에 더 깐깐한 성과평가 기준이 있었다
건보공단, 2024년도 성과평가 기본계획 최근 확정
건강보험공단은 본부와 지원부서를 대상으로 매년 내부 평가를 진행한다. 대상은 본부 22개 부서와 4개 전문지원부서이며, 경영지원군 7개 부서, 건강보험사업군 11개 부서, 장기요양사업군 4개 부서, 전문지원부서군 4개 부서 등으로 나눠 평가가 이뤄진다.
건보공단은 올해도 내부평가를 위해 '2024년도 성과평가 기본계획'을 지난해 말 확정했다. 뉴스더보이스는 기본계획에 담긴 약제관리실 관련 평가계획을 정리해 봤다.
약제관리실에는 약가제도개선부, 신약관리부, 사용량관리부, 제네릭관리부 등 4개 부가 있는 각각의 평가지표와 평가산식이 존재한다.
약가제도개선부=3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지표명은 '약가제도 개선 실적 및 재정 절감 기여도'이다. 평가는 약가제도 개선 실적과 재정절감 기여도로 나눠 각각 60%와 40% 씩 반영된다.
흥미로운 건 약가제도 개선실적에 이해관계자 소통이 40%나 반영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활동 목표 건수를 설정하고, 여기에 실제 당해연도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활동 실시 건수를 대비해 실적을 산출한다.
재정절감 기여도에서는 선진8개국 조정평균가 대비 협상 약가 목표 인하율과 협상약가 평균 인하율의 비율이 70%나 반영된다.
건보공단은 약가제도개선부 지표와 관련 "약가제도 개선 및 약가 협상 등 건보공단의 약품비 관리 핵심사업의 추진 노력도와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 할 수 있다는 걸 강점으로 제시했다. 반면 "과도한 약가인하율 목표설정시 협상수용성 저하로 협상 결렬이 증가" 할 수 있다는 건 약점으로 꼽았다.
신약관리부=4개 팀이 운영되고 있다. 지표명은 '신속협상·환자지원·재정절감을 통한 필수의료 강화 및 의료비 부담완화'이다. 항목별 배점은 신속협상 달성 30%, 고가약품비 지원 30%, 약품비 절감실적 40% 등이다.
신속협상 달성 항목은 필수의약품 조정협상과 신속등재 신약 협상에만 적용된다. 고가약품비 지원의 경우 재정절감보다는 환자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부분이 눈에 띤다. 환자지원금 지급 목표 수혜자수와 당년도 환자지원금 지급 수혜자수, 환자지원금 목표지급액과 당년도 환자지원금 지급액이 산식에 반영된다.
건보공단은 평가산식과 관련 "중증·희귀질환환자의 치료접근성 향상을 위해 30일 내 협상완료 실적을 평가하고, 필수의약품의 공급안정화를 위해 조정 협상기간을 10일 이상 단축해 필수의료기반 강화에 기여", "고가약 약품비 지원대상 환자를 발굴, 지원신청 다양화·간편화를 통해 보다 많은 환자가 수혜를 받도록 해 환자부담금 완화 실적 평가", "전략적 협상을 통해 심평원 통과 대비 약가를 인하하고, 고가약제비의 제약사 분담금을 상향, 등재 후 환급을 통해 건보 재정을 절감한 실적을 평가" 등 3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사용량관리부=지표명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재정 절감 기여도 및 합의율'로 상대적으로 단순 명확하다. 평가는 재정절감 기여도와 사용량 협상 합의율로 나눠 각각 60%와 40% 씩 배점된다.
눈에 띠는 건 '사용량 협상 전략안'이라는 용어다. '사용량 협상 전략안'의 인하율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세부 운영지침에 근거해 설정한다고 돼 있는데, 실제 약가인하율과 전약안의 최저 인하율이 산식에 반영돼 있다.
건보공단은 평가산식과 관련 "사용량 협상 재정절감 기여도는 모든 협상시 약가인하율을 최대화해 재정절감을 높이기 위한 부서의 노력을 평가하고, 사용량 협상 합의율은 기한 내 적기 협상합의를 통해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 및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에 기여했는 지를 본다"고 했다.
제네릭관리부=3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평가지표명은 '제네릭 의약품 협상 완료 및 업무효율화 실적'이다. 배점은 협상 합의율 40%, 협상기간 단축률 30%, 업무 효율화율 30%로 돼 있다.
협상 합의율에서 미생산 미청구 삭제유보 품목(미 공급 품목의 목록삭제를 위한 협상) 및 협상기한이 20일인 품목(직권조정 등), 협상기한 연기품목 등은 평가에서 제외된다. 또 협상기간 단축률에서는 법정 협상기한이 60일인 품목만 대상으로 한다.
업무효율화율에는 최근 도입된 전자계약률과 플랫폼 가입률이 반영된다. 건보공단은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제네릭 약제 적기 급여등재로 환자를 보호하고, 플랫폼 및 전자체결 활성화로 협상 행정 선진화 및 제약사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평가산식"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실시된 2022년 성과평가에서 약제관리실은 건강보험사업군에 속한 11개 부서 중 7위를 차지했다. 또 42개 부 단위 평가에서 신약관리부는 8위로 비교적 상위권에 위치한 데 반해, 약가제도개선부(26위), 제네릭관리부(30위), 사용량관리부(31위) 등은 중간 아랫쪽에 위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