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율 높은 자궁경부암, 적극적 조기치료 필요"

25년간 바뀌지 않은 표준치료, 키트루다 등장으로 변화  키트루다+화학방사선요법, 질병 진행·사망위험율 30% 감소  "급여 진입 요원, 부분급여로 환자 투여 기회 열어야"

2024-05-16     문윤희 기자

재발 후 선택지가 제한적인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의 장기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진전된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5년 동안 표준치료로 화학방사선요법이 사용돼 왔으나 키트루다가 진일보한 결과치를 나타낸 KEYNOTE-A18을 발표하며 '키트루다+화학방사선 병용요법'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는 것. 

자궁경부암은 특성상 재발이 잦고, 환자 연령대 역시 젊은 여성(15~34세)에게서 높아 조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병행해 재발과 전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용만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4일 서울역 상연재에서 개최된 '키트루다,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미디어 세미나'에서 "일반적으로 자궁경부암은 수술을 받은 1기 및 2기 자궁경부암 환자 중 5~20%가 재발하며, 재발 환자 중 절반은 1차 치료를 받은 후 1년 이내에 재발을, 나머지는 대부분 3년 이내 재발한다"면서 "재발 후 선택지가 제한적이므로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에서 25년간 바뀌지 않았던 표준치료요법이 키트루다의 등장으로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키트루다는 2023년 ESMO에서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KEYNOTE-A18을 발표했다. 

KEYNOTE-A18은 이전에 자궁경부암 치료(근치적 수술, 방사선, 또는 전신 요법)를 받은 적이 없는 림프절 양성 FIGO 2014 IB2-IIB기(1기 또는 2기) 자궁경부암 환자(462명)와 림프절 양성 또는 음성인 FIGO 2014 III-IVA기(3~4기)  환자(596명)과 IVB(4기)기 환자 2명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키트루다-화학방사선요법 병용요법군의 24개월 무진행 생존율(PFS)은 68%를 보여 위약군 57%(95% CI, 51-63)에 비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HR=0.70 [95% CI, 0.55-0.89]). 또 키트루다군의 24개월 전체 생존율(OS)은 87%(95% CI, 82-91), 위약군은 81%(95% CI, 75-86)로 나타나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을 27% 감소시켰다(HR=0.73 [95% CI, 0.49-1.07]).

김용만 교수는 "해당 연구결과가 발표됐던 ESMO 결과를 보고 열광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이 데이터를 보고 FDA가 2024년 2월 허가를 내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KEYNOTE-A18 연구에서 키트루다+화학방사선 병용요법은 기존 표준치료인 화학방사선요법 대비 우월한 PFS 개선을 보였다"면서 "안전성 관리에서도 화학방사선요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부작용 역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3~4기 환자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치료에서 키트루다+화학방사선요법의 병용은 위약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41% 감소시켜 우월한 PFS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날 면역항암제의 급여 적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암질심에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보험재정이 많이 넉넉하지 못해 부인암과 일반암을 다루는데 결의 차이가 있었다"면서 "미국의 경우 PFS에 조건만 되어도 FDA가 승인(이후 보험사가 적용)을 내주지만 한국은 (급여진입에서)눈치를 보면서 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를 보면서 마음 아픈 것은 비용에 대한 부담"이라면서 "환자 당사자는 키트루다를 쓰면서 앞으로 더 살 수 있다는 바람과 희망이 있을텐데도 한달 300~400만원의 비용 부담 앞에서 압박을 받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은 약이 있으면 정부에서 예산을 딴 곳에 쓰지 말고 환자들을 위해서 쓰기를 바란다"면서 "기존 급여 약제에 면역항암제를 병용할 경우 기존 약제 급여를 인정하는 '부분급여'도 (적용에 대해)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EYNOTE-A18 연구에서 아시아 환자는 40%대를 차지했다. 연구에서 아시아 환자군의 치료 성적은 백인 환자와 차이를 보였다. 

김 교수는 "연구에서 인종간 차이가 났다"면서 "하위 그룹 분석에서 아시아 환자군과 차이를 발견해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해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