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올랐던 '베스레미'…환자 염원 담아 급여 재도전
혈액학회, 국내 환자 대상 임상 통해 효능 안전성 확보 지난해 7월 경평면제 고전 이은 두번재 급여 도전 이성은 교수 "장기 투여 후 중단시 재발 없이 유지가능성 보여"
올해 5월 국민동의청원 5만 성원을 달성하며 국회 복지위에 회부될 것으로 예정됐던 베스레미가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를 눈 앞에 둔 시점에서 환자단체의 요구와 제약사의 급여 재도전이 맞물리며 급여 진입이라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마에센시아는 3세대 모노-페길화 인터페론인 진성적혈구증가증치료제 베스레미(성분 로페그인터페론알파-2b, 유전자재조합)의 급여 신청서를 최근 제출했다.
파마에센시아는 2023년 7월 베스레미에 대한 의약품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제도(이하 경평면제)로 급여 등재를 시도한 바 있으나 저가의 대체약제 하이드록시우레아의 존재가 발목을 잡아 암질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베스레미는 진성적혈구증가증 원인인 골수 내 변이된 JAK2 돌연변이를 제거하는 3세대 모노-페길화 인터페론이다. 기존 인터페론은 투약 주기가 짧고 부작용이 많아 치료가 어려웠던 반면 베스레미는 2~4주 간격 1회로 투여 주기를 늘려 환자의 장기적 치료에 용이하다.
또 조혈모세포에 직접 작용, 진성적혈구증가증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게 한 차세대 인터페론이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골수 내 돌연변이 유전자로 인해 필요 이상의 적혈구를 지나치게 만들어내는 만성 난치성 희귀 혈액암으로 서서히 진행되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혈전증 및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하며 골수섬유증 또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전환돼 장기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베스레미는 한국인 환자에서 혈액학적 반응과 효과,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연구는 대한혈액학회 골수증식종양연구회가 주도하고 있다. 세포감소치료를 처음 시행하는 환자와 기존치료제인 하이드록시우레아 내성, 불내성 환자 대상을 모두 포함해 약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등록된 환자 전체에서 48주째 완전혈액학전 반응이 62.95%로 나타났다. 분자학적 반응은 56.76%였고, 두 반응 모두 시간이 지날 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성취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약물 투여 시작 후 완전혈액학적반응에 도달하는 시간의 중앙값은 평균 250일(95% CI: 169, 335)이었고 약물 투여 시작 후 분자학적반응에 도달하는 시간의 중앙값은 334일(95% CI: 251, NA)로 나타나 1년 내 환자들이 약물의 반응을 보이며 높은 치료 순응도를 나타냈다.
이상 반응은 특이할 만한 사항이 없었고, 유럽에서 허가 임상으로 진행된 PROUD/CONTINUATION-PV 연구와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성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대한혈액학회 골수증식종양연구회 간사)는 "더 이상 치료 옵션이 없는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들에게 신약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다양성이 간절하다"면서 "베스레미의 경우 골수에 작용해 질환 원인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약을 상당기간 사용하다가 중단해도 재발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2년 전 국제 학회에 발표된 내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성적혈구증가증은 질환치료가 가능한 약제로 적절한 치료만 이루어지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질환이기에 환자들이 치료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회사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상호 협력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역시 지난 5월 보건복지부에 국민동의청원 절차를 밟으며 5만 성원을 기록했던 진성적혈구증가증치료제 베스레미(성분 로페그인터페론알파-2b, 유전자재조합), 폰히펠-린다우병 치료제 웰리렉(성분 벨주티판), 삼중음성유방암치료제 트로델비(성분 사시투주맙고비테칸)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 신속한 암질환심의위원회 상정과 급여적정성평가 심의를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