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관계당국, 코로나 치료제 추가 공급에 '만전' 행정은 '지연'
질병청, 14만 분 추가 공급 발표 이어 3,268억원 예산 편성 화이자, 팍스비로드 물량 확보에 집중…정부측과 긴밀 논의 MSD, 라게브리오 추가 물량 공급에 만전 팍스비로드 '급여' 라게브리오·조코바 '허가' 진척 없어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치료제 공급에 관계 당국과 제약기업들이 속도전을 내고 있으나 관련 행정 절차는 제자리여서 의약품 공급과 정책이 엇박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최초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 몰루피라비르)의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고 화이자 역시 팍스비로드(성분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의 추가 공급 물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질병청 역시 코로나19 유행에 대처하기 위해 치료제 확보 방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주 약 6만 명분의 치료제 배포에 이어 다음 주 중으로 14만 명분 추가 공급을 한다는 목표다.
질병청이 코로나19 치료제 추가 구매를 위한 제출한 예비비 3268억원이 19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26만 2000명 분의 치료제 공급 여력도 확보하게 됐다. 질병청은 이 물량을 10월까지 고위험군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 부처와 제약업계의 치료제 물량 확보 속도전에도 관련업계에서는 아쉬운 한숨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한 정부 당국의 허가와 급여 진입에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코로나19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 몰르피라비르)는 여전히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팍스비로드 역시 급여 진입 과정에서 비슷한 단계를 밟고 있다.
국내제약사 개발 치료제의 허가도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는 일본에서 2022년 11월 긴급사용승인으로 그 다음달인 12월 100만분이 공급된 바 있으며 올해 3월에는 정식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조코바에 대한 승인 신청을 내고 지금까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식약처의 통상적인 의약품 허가 기간은 180일, 개월 수로는 6개월이다.
치료제 승인에 대해 질병청은 따로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10월 이후부터는 일반 의료체계 내에서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등재를 소관 부처와 함께 신속 추진히겠다"고 만 밝혔다. 화이자 팍스비로드의 급여 진입에만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