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찬수 교수 "신약 급여 정책도 '국격'에 맞게 나가야"

"크리스비타 임상 참여 환자 '천국과 지옥' 경험"  "보험재정의 효율적 재배분 통해 극희귀질환에 혜택 가야"

2024-08-26     문윤희 기자
신찬수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신찬수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교수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국가답게 국격에 맞춰 신약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보험재정의 재분배를 효율적으로 개선해 우선적으로 극희귀질환치료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22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환자 중심의 희귀질환 치료제 사용을 위한 과제: 희귀의약품 보장성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토론회에 참석해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며 이 같은 의견을 전했다. 

신 교수는 구루병과 골다공증 등을 포함해 뼈와 관련된 희귀질환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신 교수의 토론 전 ‘X염색체 우성 저인산혈증 환자’의 보호자 박순배씨의 크리스비타(성분 부로수맙) 성인 급여 청원 촉구 관련 발제가 있었다. 

신 교수는 "크리스비타이의 급여 대상에 소아는 되고, 성인은 배제됐다"면서 "같은 약을 써야 하는 희귀질환에 종양원성 골형성증이라는, 성인에서 발병되는 병이 있는데 이 역시 급여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종양원성 골형성증의 국내 환자는 20~30명 규모로 극희귀질환에 속하지만 크리스비타의 급여 적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 교수는 "환자 2명이 크리스비타 투여 임상시험에 참여해 임상 종료 후 다시 원래 치료로 돌아가게 됐다"면서 "환자가 지옥에 있다가 2~3년 천당 갔다 다시 지옥에 온 기분이라고 임상 후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환자들은 한달에 한 번 (크리스비타)주사를 맞고 정상적인 삶을 살다가 임상 종료 후  하루 10알의 치료약을 먹으며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하며 보내고 있다"면서 "현장에 있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치료약이 개발돼도, 임상에 참여했는데도 약을 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신약이 나오면 환자들은 정보가 빨라 바로 알고 진료실에서 물어본다"면서 "이렇게 환자는 약이 들어오는 단계마다 좌절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골다공증치료에서도 T-스코어로 약제 투여 유무를 결정짓는다"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지금은 국격에 맞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많은 김기약은 급여가 되지만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급여 혜택은 돌아가지 못한다"면서 "글로벌 블록버스터들이 나오면 우리나라는 낮은 가격으로 계약한다. 그렇게까지 계약을 해놓고 희귀질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의료현장의 간절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