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약가우대 제동?...복지부 "어려움 있지만 도입 적극 노력"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천연물신약 약가우대 방안 도입이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의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 제도개선 방안'을 지난해 12월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면서 '천연물 기반 약물에 대한 약가우대 조치'를 포함시켰었다.

임상적 우월성이 있는 천연물 기반 약물에 대한 약가 우대 필요성과 제도 도입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었다. 다만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지 못했다면 추후 확정되면 건정심에 별도 보고하기로 했었다.

당시 보건복지부 오창현 보험약제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이를 재확인하고 이후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구체적으로는 "지금은 '천연물 신약'이라는 용어는 없어졌다. 다만 천연물 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에 나와 있다. 어쨌든 임상적 우월성이 있는 천연물 기반 약물은 우대 필요성이 있는데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나중에 확정되면 별도로 건정심에 보고하기로 했는데, 시기는 아직 예측하지 못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최근 제약업계 내에서는 이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있다는 말이 돌고 있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잘 알려져 있지만 천연물 의약품 연구개발은 2012년 55건에서 2021년 16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종전 글로벌진출의약품 약가우대 제도에 포함돼 있었던 천연물 신약 약가우대 제도 폐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제약계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민관협의체 논의를 거쳐 천연물신약 약가우대 방안을 다시 마련하기로 한 건 투자와 연구개발 활성화에 단비가 될 것이라고 제약계는 기대했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기업의 투자위축은 제네릭 수준에도 못미치는 약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면서 "적정한 약가를 부여하는 건 천연물 의약품의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임상효과 개선에 적정한 가치가 보상된다면 기업이 혁신 가치에 도전하는 사례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가 건정심에서 보고했던 임상적 우월성이 있는 천연물 기반 약물 약가우대를 없던 일로 만든다면 투자와 연구개발 의지는 더 꺾일 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송양수 보험약제과장은 뉴스더보이스 기자와 만나 "천연물신약 정의부터 혁신신약 선정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다. 다만 (건정심 보고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천연물신약 약가우대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며, 제도 도입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과장은 또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 제도개선 방안 관련) 입법예고는 현재 관계부처 협의 중이다. 10월 중 입법예고는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연내 진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