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환자가 써야 하는데"…의료계 "의학적 필요시에만" 경고

당뇨병학회, 이례적 성명 발표…"의료 전문가 역할 중요" 강조 위고비, 불법업체 SNS 광고 난립…노보, "모니터링 철저"

2024-11-01     문윤희 기자

"셀럽들의 다이어트약, 위고비"

불법업체가 올린 위고비 SNS 광고

당뇨병치료제로 개발돼 체중감량 효과를 보여 비만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는 SLGT-2억제제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의 인기 열풍에 의료계가 경종을 울렸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이례적으로 31일 '인크레틴 기반 당뇨병치료제 및 비만명 치료제에 대한 성명서'를 내 "단순한 미용 목적의 체중감소가 아닌 동반된 대사질환과 합병증을 치료하는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위고비 등 인크레틴 기반 약제는 명확한 의학적 필요가 있을 때만 처방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약물 오남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한 정상 체중군의 무분별한 약물 사용은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약물의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위고비는 초도 물량 부족으로 한정된 수량이 공급되고 있다. 

학회는 성명에서 무엇보다 '의료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회는 " 반드시 관련 전문가의 진단과 평가를 거친 후 처방되어야 하며,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대사질환 상태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면서 "개별 환자에 맞는 적절한 용량과 스케줄을 정하여 약제를 처방하고 철저하게 모니터링함으로써 부작용 발생 빈도를 줄이고 최대의 효과를 얻으며 치료 중단 시의 문제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남용 방지와 대중의 인식 제고를 위한 대안도 제시했다. 

학회는 "인크레틴 기반의 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들을 단순 체중감소 또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이에 대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드시 의학적 필요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면서 "비만과 대사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처방되어서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 

대중 교육과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약물 사용만으로는 지속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대사질환이 없는 상황에서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비법처럼 약물치료가 인식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기관에 대한 역할도 주문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이례적으로 위고비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학회는 "오남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약물 사용 현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불법적인 판매나 사용, 무분별한 홍보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비대면 진료나 비대면 약물 배송, 해외 직구로 약을 무분별하게 사는 경우, 도매상을 통해 다량의 약물을 구입하는 불법 사례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국민 인식제고를 위한 캠페인과 SNS상 무불별한 후기, 처방사례에 대한 처발 대책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NS상에서는 위고비 구매 광고가 버젓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보 노디스크는 "의약품을 공급하는데 있어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 "전문의약품이 올바른 경로로 유통되도록 철저하고 광범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르지 않은 경로의 거래가 발견될 경우엔 관계당국에 보고하는 프로토콜을 갖추고 있다"면서 "위고비는 전문가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전문의약품은 허가사항에 따라 의료전문가의 처방 하에 올바른 경로로 환자에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