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안좋은 데 차별받는 식도암?...새로운 치료옵션 급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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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후 안좋은 데 차별받는 식도암?...새로운 치료옵션 급여 절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4.08.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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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환자 10명 중 9명 편평상피세포암...해외와는 다른 양상
임상전문의 "위암도 그렇지만 식도암은 사실상 불모지"
"면역항암제 급여 시 치료에 중요한 진전될 것"

국내 식도암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도편평세포암(ESCC)의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했지만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어서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ESCC는 조기 발견이 어려운데다가 전이되면 예후가 매우 안좋고 사망률이 높다는 점에서 더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19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식도암은 환자의 삶의 질을 매우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앗아가는 암'으로도 불린다.

주요 증상으로는 위장관 협착이나 폐쇄를 일으키는 데, 이로 인해 영양 섭취가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심각한 영양불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환자는 숨이 차는 증상으로 고통받기도 하는데, 이는 영양 및 신체적인 문제를 넘어 가까운 사람들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없는 등 사회적 고립과 심리적인 문제까지 야기한다.

식도암의 조직학적 유형 중 하나인 ESCC는 국내 식도암 환자의 약 92%를 차지한다. ESCC는 특히 동아시아에서 발생률이 높으며, 북미나 북유럽, 오세아니아 국가와 비교하면 약 4.4배에서 11.1배까지 높게 보고되고 있다. 북미나 북유럽 등과 한국은 질병양상이 확연히 다른 것이다.

ESCC는 고약한 게 조기 증상 발견이 어려워서 진행성이거나 전이성 병기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또 질환 진행 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성은 결과적으로 불량한 생존 예후와 높은 사망률로 귀결된다. 구체적으로는 식도암의 진단 병기에 따라 국한(localized), 국소(regional), 원격(distant)전이 시, 5년 생존율은 각각 71.2%, 35.0%, 7.3%로 보고됐다.

치료환경은 어떨까. ESCC는 몇 십년간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치료환경이 열악했다. 새로 시도됐던 다양한 표적항암제 임상시험들은 거듭 실패의 고배를 맛봤다. 그러다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등장한 게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 니볼루맙(옵디보) 등과 같은 면역항암제다. 최근에는 티슬렐리주맙(테빔브라)도 가세했다. 이런 면역항암제들의 고무적인 임상시험 결과와 잇단 허가는 ESCC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1차와 2차 이상 치료 옵션 모두 화학요법만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현재 급여되는 약제의 1차 치료효과가 높지 않다는 데 있다. 또 상당수 환자들은 2차로 진행돼 치료제 선택과 치료 효과가 더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2차 치료에서 화학요법은 생존기간 중간값이 6개월 이하로 뚜렷한 이점이 없어서 환자들은 빠른 질병 진행이나 제한적인 치료효과로 인해 건강 상태가 나빠지고 치료를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도암, 그중에서도 특히 ESCC가 다른 암종과 비교해 차별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 배경이다.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뉴스더보이스와 인터뷰에서 "식도암은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중국, 한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서구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주로 술과 담배 소비로 인해 편평상피세포암이 발생하는 반면, 서구에서는 바렛 식도(barret`s esophagus)와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선암이 더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차이는 식도암의 발병 경로와 생리학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며, 발병 위치에도 차이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끔 외국인 환자들이 와서 ESMO, NCCN 가이드라인을 보고 위, 식도가 붙어 있으니까 위암 치료제를 쓸 수 있지 않느냐고 묻는 데, 서구에서는 대부분의 식도암이 선암(adenocarcinoma)이기 때문에 위암 치료제가 어느 정도 식도암에서도 허가가 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위암과 식도암의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위암도 치료옵션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식도암은 더 불모지이다 보니, 신약 접근성 개선이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지금 식도암 환자들은 정말 할 수 있는 치료가 없다"며 "면역항암제가 급여권에 진입하면 식도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재 면역항암제 중 1차 치료제로는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요법으로 PD-L1 발현율이 양성인 절제불가능, 재발성, 국소진행성 및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 환자에게 쓰도록 펨브롤리주맙과와 옵디보가 각각 식약처 허가를 받은 상태다. 또 2차 이상의 치료제로는 단독요법으로 니볼루맙과 티슬렐리주맙이 각각 시판 승인돼 있는데, 이들 약제는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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