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빔브라, 치료 제한적인 식도암에 새 옵션으로 기대"
상태바
"테빔브라, 치료 제한적인 식도암에 새 옵션으로 기대"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4.08 0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면역항암제 '식도암' 2차 치료제 경쟁 중 기대치 가장 높아" 평가
"면역항암제 단점, OS와 PFS 교차 없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글로벌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 베이진의 첫번째 면역항암제인 테빔브라(성분 티슬렐리주맙)가 지난해 11월 이전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를 지속할 수 없거나 투여 이후에 재발 또는 진행된 절제 불가능, 재발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Esophageal squamous cell carcinoma, ESCC) 성인 환자에서의 단독요법으로 국내 허가 당국의 문턱을 넘어섰다.

테빔브라는 기존 면역항암제보다 30~80배 느린 반감기를 보이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인간화 IgG4 단클론항체라는 특장점을 지니는데, 이런 특이성은 결과적으로 기존 면역항암제들이 나타내지 못했던 PD-L1 발현율과 관계없는 생존율 향상과 지속적인 항종양 반응이라는 결과치로 설명되고 있다.

태빔브라의 강점은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 편평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RATIONALE 302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하여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생존상의 혜택을 보여주었다.

테빔브라는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 ESCC 환자에서 화학요법 대비 2배 이상 높은 객관적 반응률(ORR)을 달성했고, 화학요법 대비 반응지속기간(DoR)이 3.1개월 더 길게 나타났으며 항종양반응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RATIONALE 306 임상연구에서 1차 치료 시 테빔브라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반응율이 확연하게 올라가는 것이 확인됐다. 

이 처럼 제법 똑똑해 보이는 '테빔브라'에 대한 경험을 듣기 위해 뉴스더보이스는 지난 달 25일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테빔브라 글로벌 임상인 RATIONALE 306에 참여한 한국인 연구자로 참여한 경험을 공유하며 "한국 환자가 포함된 대규모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식도암 2차 치료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하여 전체생존율에서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치료 기회가 제한적인 식도암 환자들에게 앞으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식도암 환자 10명 중 9명이 식도 편평세포암 환자일 정도로 유독 국내 발병율이 높은 식도 편평세포암에 테빔브라가 하나의 희망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과 그 이유를 김 교수를 통해 들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먼저 식도암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식도암은 식도에 발생하는 암으로, 식도는 위와 목을 연결하는 음식이 통과하는 튜브입니다. 식도암의 주요 위험인자로는 술, 담배, 비만,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며, 뜨거운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위험인자로 꼽힙니다.

식도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으며, 진행될수록 음식을 삼키는 데 통증이 생기고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국내에서는 위암 검진이 활발하여 대부분 내시경으로 진단하며, 병기 설정을 위해 PET CT와 영상검사를 사용합니다.

표재성 식도암의 경우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수술입니다. 수술 전에는 선행항암치료, CCRT(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 Concurrent chemotherapy)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수술이 어려운 경우 확정적 CCRT를 진행합니다. 수술이 불가능하고 CCRT도 어려운 전이된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하게 됩니다.

식도암의 예후는 다른 암종에 비해 나쁜 편입니다. 전이성 식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5~10% 수준입니다.

식도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 빈도가 높지 않은 암이지만,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옵션이 제한적인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진행된 식도암 환자들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많지 않아, 임상 연구와 데이터의 부족으로 인해 새로운 치료 옵션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신약의 개발과 급여화는 환자들에게 생존 기간의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을 가져다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테빔브라와 같은 면역항암제는 장기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으로 빠른 1차 치료 허가와 2차 치료에서의 급여화는 식도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도암 치료에 있어서 다각도의 노력과 빠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얼마 전 미국 FDA에서 테빔브라 ESCC 2차 치료 승인이 났습니다. 한국 시장 진입도 준비 중인데, 의의를 어떻게 보시나요? 

식도암은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중국, 한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서구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주로 술과 담배의 소비로 인해 편평상피세포암이 발생하는 반면, 서구에서는 바렛 식도(barret`s esophagus)와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선암이 더 많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식도암의 발병 경로와 생리학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며, 발병 위치에도 차이를 가져옵니다.

최근 미국에서 테빔브라의 승인 소식에 많은 전문가들이 놀라움을 표했는데, 이는 식도암 치료 분야에서 오랜 기간 동안 큰 진전이 없어 분명한 미충족 수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암종은 다양한 치료제가 등장해 치료 성적이 올라가고 있는 반면에 식도암은 40년에서 50년 동안 치료법이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야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가 긍정적인 결과들이 나왔고, 최근 1차 치료에서도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화학요법이 유일한 대안이었는데 치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10명이 치료하면 한 명 정도만 종양이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때문에 의사들도 항암화학요법을 쓰면서 "어차피 안들을 것 같은데"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미충족 수요가 있었기에 미국에서도 빠르게 승인이 된 것 같고, 국내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고려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1차 치료에서 니볼루맙, 펨브롤리주맙 등의 면역항암제가 아직 급여를 받지는 못하였지만 허가받아 PD-L1 양성인 환자들에게는 사용할 수 있는데, 테빔브라도 약제의 효과와 기전적인 측면이 우수하다고 가정할 때 빨리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테빔브라와 기존 면역항암제들과의 차이점을 설명해 주세요.

테빔브라는 약제의 기전적으로 기존 면역항암제들이 가졌던 약간의 부족한 면들을 보완해낸 측면이 있습니다. 결합강도(Binding affinity)도 강하고, 대식세포(macrophage)의 Fc감마 수용체로의 결합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점 등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기존 면역항암제들과의 직접비교(head-to-head) 연구결과가 없기 때문에 약물 자체의 잠재력이 더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직접비교 연구는 아니지만 테빔브라와 관련된 임상 연구를 살펴보면 환자의 생존 기간과 같은 수치가 다른 면역항암제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는 직접 비교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낫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특정 측면에서 강점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빔브라의 식도암 1차 치료 관련 RATIONALE-306 임상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로서 그 인상과 느낌을 말하자면 상당히 좋은 결과가 많았습니다. 식도암 치료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연구 결과 1차 치료에서 테빔브라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반응율이 확연하게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반응율이 올라가면 환자들이 잘 먹을 수 있고, 조금 더 치료가 잘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자가 잘 못 먹으면 사실 뭘 해도 어렵습니다.

더불어 면역항암제에서 항상 대두되는 문제 중 하나는 전체 생존률(overall survival)에 개선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중앙 무진행생존기간(median PFS)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면역항암제의 반응 특성상 OS 그래프와 PFS 그래프가 교차(cross over)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치료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테빔브라는 이러한 OS와 PFS 그래프가 교차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더욱 안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를 권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RATIONALE-302 임상연구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 편평세포암 환자 대상 연구이며, 사망위험을 기존의 항암화학요법 대비 약 30% 정도 감소시켰습니다. 또한 암 크기가 줄어든 사람의 비율, 이것을 반응율이라고 하는데 테빔브라 치료군에서 약 20%로 기존 치료법 대비 2배 이상 높은 반응율을 달성했습니다.

식도암은 질환의 특성상 여러 임상 지표 중에 반응율이 의미가 있습니다. 암이 줄어 들여야 환자가 잘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도가 암으로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는 환자가 잘 먹지 못합니다. 환자가 잘 먹어야 컨디션이 좋아질 수 있고,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이 올라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위암과 식도암 환자를 같이 보시는데, 치료제를 쓸 때에 생각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위와 식도가 붙어 있는 장기라 할지라도 똑같은 암은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식도암은 90%가 편평상피세포암(ESCC)여서 위암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가끔 외국인 환자들이 와서 ESMO, NCCN 가이드라인을 보고 위, 식도가 붙어 있으니까 위암 치료제를 쓸 수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서구에서는 대부분의 식도암이 선암(adenocarcinoma)이기 때문에 위암 치료제가 어느 정도 식도암에서도 허가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위암과 식도암의 양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위암도 치료옵션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식도암은 더 불모지이다 보니, 신약 접근성 개선이 더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식도암 환자들은 정말 할 수 있는 치료가 너무 없습니다.

-우문입니다만, 식도암(ESCC) 2차 치료에 면역항암제 중 어떤 약제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계신지요?

약제 선택시 치료효과가 중요하지만, 현재 식도암에 허가된 면역항암제는 모두 비급여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환자분들의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테빔브라가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테빔브라와 같이 임상연구에 긍정적인 경험이 있었던 경우 약제를 선택할 때 이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테빔브라가 한국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식도암에서부터 허가 프로세스를 빠르게 진행했고 FDA 승인도 받았습니다. 테빔브라가 식도암에서 급여화가 이루어진다면 식도암 치료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며, 식도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입니다. 테빔브라의 급여등재를 통해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식도암을 치료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식도암이 예후가 다른 암들보다 안 좋다 보니 굉장히 속상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이런 암종의 경우 환자분들은 원격전이가 있는 4기라 하더라도 치료를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시지만, 식도암 4기라고 하면 굉장히 실망을 많이 하십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식도암 치료가 많이 발전하고 있으니까 열심히 치료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