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이해하거나 활용하는 역량을 일컫는 헬스리터리시(health literacy)를 건강정책의 주요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 주목된다.
인터넷과 언론을 기반으로 한 정보 전달이 건강정보의 왜곡을 불러오는 상황에서 양질의 건강정보를 쉬운 방법으로 찾을 수 있도록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전달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한 '보건복지 이슈&포커스'(이하 포커스)는 최근 '우리나라 성인의 헬스리터러시 현황과 시사점'(최슬기 건강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김혜윤 보건정책연구실 전문위원)을 주제로 한 글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전했다.
포커스는 먼저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한 건강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을 언급했다.
포커스는 "건강정보의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 치료와 관련된 건강정보를 언론매체, 인터넷, 의료인, 주위 사람 등을 통해 찾고 있다"면서 "언론 매체와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건강정보의 전문성과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취약계층은 여전히 디지털 접근성이 낮아 건강정보의 접근성도 낮아지는 이중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신종 감염병의 유행과 함께 가짜 정보를 포함한 많은 건강정보가 범람하면서 헬스리터러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면서 "헬스리터러시 제고는 건강 증진과 건강형평성 달성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 국제기구와 세계 여러 나라는 헬스리터러시 향상을 보건정책의 주요 의제로 채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노인, 저소득층,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 등 건강불평등을 겪는 집단의 헬스리터러시가 낮은 경우가 많아 헬스리터러시 격차가 건강 격차로 이어져 건강불평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나라는 헬스리터러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부족했으나,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30에 ‘건강정보 이해력 제고’를 대표 과제로 포함하여 국민의 헬스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정책의 첫걸음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0년 진행한 헬스리터러시 조사에서 참여자 43.3%는 헬스리터러시가 부족한 수준으로 나타났고, 적정 수준을 보인 사람은 29.1%를 보였다.
또 만성질환자보다 만성질환이 없는 사람이 헬스리터러시가 적정 수준(31.7%)인 비율이 높았고, 둘 이상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헬스리터러시가 부족한 수준인 사람의 비율(51.3%)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함께 미충족 의료를 경험한 경우 헬스리터러시가 부족한 수준인 사람의 비율(53%)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많은 노력이 들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헬스리터러시가 부족한 수준인 경우 80.0%, 경계 65.8%, 적정 53.5%를 보였고,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꼈다고 응답한 비율은 헬스리터러시가 부족한 수준인 경우 67.8%, 경계 44.0%, 적정 29.0%대 비율을 보였다.
포커스는 "헬스리터러시가 부족한 수준인 사람이 경계·적정 수준인 사람보다 건강정보 탐색 시 많은 노력을 들이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등 어려움을 경험한 경우가 유의하게 많았다"면서 "조사 대상자들은 건강정보를 찾을 때 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또는 유튜브를 이용했고, 상대적으로 건강 관련 정부기관 홈페이지, 의료인, 전통적 매체(종이 신문, 라디오 등)를 통한 정보 탐색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포커스는 "조사 결과 대상자의 70.9%는 헬스리터러시가 부족 또는 경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고, 헬스리터러시 수준이 낮은 집단은 높은 집단에 비해 신체활동, 건강한 식생활 노력, 영양표시 확인 등의 건강생활 실천을 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 이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다양한 헬스리터러시 수준을 고려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건강생활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헬스리터러시 수준과 관계없이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건강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 건강정보를 쉬운 방법으로 찾을 수 있도록 건강정보 제공 및 전달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헬스리터러시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헬스리터러시를 건강정책의 주요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포커스는 "전 생애주기에 걸친 헬스리터러시 역량의 개발 및 강화를 위한 정부, 의료계, 교육계, 지역사회 등 다분야의 협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면서 "헬스리터러시를 대표 과제로 포함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30이 헬스리터러시 증진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의료정보의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협력을 체결한 암센터와 위뉴의 소식이 있어 덧붙여 본다.
양측은 지난달 27일 암환자 건강정보 확산을 위한 협력을 체결했다.
위뉴는 국립암센터 인공지능사업팀장(내분비내과 전문의) 황보율 교수가 지난해 7월 설립한 헬스케어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의학적 근거가 확실한 헬스케어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있다.
위뉴는 올바른 암 건강 정보 확산을 위한 대국민 사업과 각종 건강정보 컨텐츠 제작과 공익적 활용을 위한 사업을 주력으로 펼치며 암환자 분야에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 황보율 대표는 "그동안 암 콘텐츠는 국민들에게 전달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변화 및 흐름에 잘 대응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위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양질의 콘텐츠 제작 및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