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세돌 맞은 혈액암협회...신약 신속등재 활동에 더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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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세돌 맞은 혈액암협회...신약 신속등재 활동에 더 주력"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5.01.13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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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20회 치료정보 교육 프로그램 운영
치료비와 생활지원 프로그램 운영으로 환자 '삶의질' 챙겨
박정숙 사무국장, "환자 목소리, 정부에 닿도록 노력"
박정숙 한국혈액암협회 사무국장
박정숙 한국혈액암협회 사무국장

지난 2003년 1월 보건복지부의 정식 허가를 받아 설립된 환자단체 '한국혈액암협회'는 당초 3명의 백혈병 환자들의 결의로 시작됐다. 성인 백혈병환자 지원이 전무했던 2000년대 초, 스로를 지키기 위해 시작했던 환우회 활동은 서서히 그 주변의 환자들과 가족들을 포함하면서 오늘의 날 혈액암협회의 모습으로 이어지게 됐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최신 치료 정보를 주젤 한 120회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치료비, 진단비를 포함한 현금성 지원에서부터 헌혈증, 가발, 영양음료, 쌀 등을 포함한 물품지원에 나서며 환자의 삶 전반에 든든한 조력자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법인 설립 23번째 돌을 맞는 한국혈액암협회는 환자 지원에 주력하던 활동에 더해 환자 권익 향상에도 목소리를 높여갈 예정이다.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통해 치료제 접근성 향상과 정책적 지원에 대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펼쳐보려 한다.

3명의 백혈병환자의 결의로 시작됐던 한국혈액암협회는 이제 단 한 명의 '암 생존자' 이철환 사무총장을 주축으로 25명의 상근직원이 재직하는 조직적이고 탄탄한 환자단체로 거듭나며 환자 지원을 위한 더 높은 비상을 꿈꾸고 있다. 세 명의 환자로 시작했던 '새빛누리회'의 초기 시절부터 현재의 혈액암협회를 함께 꾸려가고 있는 박정숙 사무국장을 만나 협회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먼저 한국혈액암협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혈액암협회는 혈액질환 및 암 환우의 치료 여정을 돕는 비영리공익법인으로, 1995년 3명의 백혈병 환자들이 결성한 자조모임 '새빛누리회'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백혈병은 어린이가 걸리는 병으로 인식돼 있어 성인 백혈병 환자를 돕는 지원체계가 거의 없었습니다. 자신들과 같은 고통,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를 돕고, 함께 이겨내자는 취지로 모임활동을 시작했으며 주로 상담, 의학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이후 조금 더 많은 환우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법인화 작업을 진행해 2003년 1월 보건복지부 설립 허가를 받아 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안타깝게도 설립 멤버 세 분 중, 두 분은 새빛누리회 시기에 돌아가셨고요, 지금은 유일한 생존자인 이철환 사무총장님이 법인 설립부터 지금까지 한국혈액암협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법인 설립 당시는 이철환 사무총장님과 저를 포함한 5~6명이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운영했고, 현재는 25명의 상근직원이 암 환우를 돕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원 구성은 저희 총장님과 같은 암 경험자(유방암, 급성백혈병, 림프종, 재생불량빈혈)와 사회복지사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등록된 환우 회원은 약 15,000명 정도 되고, 자문의료진은 약 300여 명, 자원봉사자는 약 150명 정도 됩니다.

2024 GMAN(Global Myeloma Action Network) Summit에서 Dr. Brian Durie와 이철환 사무총장, 백지연 차장
2024 GMAN(Global Myeloma Action Network) Summit에서 Dr. Brian Durie와 이철환 사무총장, 백지연 차장

-지난해 혈액암협회는 환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혈액암협회의 주요(중점) 사업은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인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는 치료비, 약제비 지원 사업입니다.

지난 11월 대한종양내과학회에서 ‘항암치료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의 암 콘텐츠’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확한 ‘암’ 정보 채널로 대한종양학회, 국가암정보센터 그리고 저희 한국혈액암협회가 제시됐는데 이것이 하나의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환우분들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치료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저희의 노력을 알아봐 주신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저희 협회는 해외의 여러 환자 지원단체들과도 활발하게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만성골수백혈병(CML), 만성림프모구백혈병(CLL), 골수증식종양(MPN), 희귀질환(Rare Cancers Australia), 림프종(Lymphoma Coalition), 국제골수종재단(IMF), 유럽종양의학학회(ESMO Asia)의 초대로 심포지엄에 참석해 한국의 투병 환경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특히 국제골수종재단(IMF)이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한 GMAN(Global Myeloma Action Network) Summit에는 협회 이철환 사무총장님과 백지연 차장이 패널로 참석해 'nnovations in Global Access Through clinical trials'에 대해 브라이언 듀리 박사(Dr. Brian Durie)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와함께 아시아지역의 다발골수종 환자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AMN PF(Asian Myeloma Network Patient Forum)를 한국에서 유치해 함께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10월 18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4회 AMN PF에는 한국을 포함한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필리핀, 태국 9개국에서 다발골수종 환자를 돕는 단체 대표 약 30여 명이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었는데요, 올해는 '환자단체 설립'을 주제로 저희 협회에서 주제발표를 했고 이후 '환자단체 조직화, 프로그램, 의료진과 협력하는 법, 기금 모금' 4개의 주제로 그룹 토론이 이어져 지금까지 진행된 AMN PF 중 가장 짜임새 있는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2월 14일 진행된 발작야간혈색소뇨증(PNH) 공개강좌
지난해 12월 14일 진행된 발작야간혈색소뇨증(PNH) 공개강좌

지난 12월 8일 싱가폴에서 열린 ESMO Asia에 저희 협회 이철환 사무총장님이 한국의 환자단체 대표로 초대받아서 참석한 것도 성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ESMO PES(Patient Engagement Summit)는 '자를 위해, 환자와 함께'를 주제로 18개국에서 40개 환자단체 대표가 참석해 영향력 있는 의료정책을 형성하기 위한 과제를 식별하기 위한 열정적인 논의도 진행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혈액암협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비급여약제의 급여화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약 50여 개의 약제비 환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많은 환우분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데, 고가의 약값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이 있으십니다. 집을 팔아서 약제비로 쓰시는 분들도 있고, 매일 복용하는 약을 하루씩 구입해서 복용하는 분들도 계시고, 어려운 사연이 참 많습니다. 힘겹게 치료 중인 환우분들이 온전히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 관계자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저희 협회도 신약의 빠른 급여화를 위한 활동을 더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혈액암협회의 사회 공헌 사업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저희 협회는 치료 주기별로 환우분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치료 중인 환우분들의 경우 ‘최신의 치료 정보’를 원하셔서 교육 프로그램을 연간 120회 정도 운영하고 있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치료비, 진단검사비, 진료보조비, 약제비 등의 현금성 지원 프로그램과 헌혈증, 가발, 암환자 영양음료, 쌀 등 물품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혈액암 환우에게 치료비(조혈모세포이식비) 전달
혈액암 환우에게 치료비(조혈모세포이식비) 전달

치료를 마치고 사회 복귀를 앞둔 환우분들을 위해서는 전시회, 클래식 공연, 연극, 뮤지컬 등 공연 초대를 통해 정서적 지지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전개하며 연간 약 6만 명의 환우분들을 돕고 있습니다.

-협회 운영과 관련해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저희 같은 비영리법인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전혀 없습니다. 후원금으로 운영을 해야 하기에, 환우들을 돕는 지원 프로그램과 동시에 운영비 기금 마련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어렵습니다.

이건 어려운 점은 아닌데, 협회를 정부기관으로 오인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환우분들이 지원 프로그램을 원하는 때에 받지 못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세금 받고 일하는 기관이 일처리가 늦냐”며 거친 말을 하시는 경우가 있어서 저희 직원들이 상처 받을 때가 있습니다. 투병 중에 힘드신 줄은 알지만 표현을 조금 부드럽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단체의 운영 방향 또는 계획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매월 진행 중인 '누구나 클래식' 공연 초대
매월 진행 중인 '누구나 클래식' 공연 초대

지금까지는 환우분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치료비, 약제비, 물품 지원 등)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었는데요, 앞으로는 환우분들의 목소리를 정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활동도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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