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면 예외일 수 없는 전립선암,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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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면 예외일 수 없는 전립선암,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11.04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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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환우 A씨 "PSA, 40~50대 단 1회라도 건강검진 포함돼야"
"nmCRPC에 효과 없는 ADT만 급여“…”얼리다, 조속한 급여돼야“

"전립선암은 남성이면 누구든 예외가 될 수 없는 암이지만, 신약의 급여도, PSA(전립선 특이항원) 검사의 건강검진도 포함돼 있지 않다. 참담한 현실이다."

지난 2015년 초 전립선암을 진단 받아 근 10년 째 투병을 이어오고 있는 60대 전립선암 환자 A씨
지난 2015년 초 전립선암을 진단 받아 근 10년 째 투병을 이어오고 있는 60대 전립선암 환자 A씨

지난 2015년 초 전립선암을 진단 받아 근 10년 째 투병을 이어오고 있는 60대 전립선암 환자 A씨는 최근 뉴스더보이스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전립선암 환자들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A씨는 인터뷰 요청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든 것도 있지만, 이 땅에 남성이면 걸릴 수 있는 전립선암을 너무 도외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면서 "PSA 국가건강검진 포함과 새로운 치료제의 급여 진입 필요성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A씨는 nmCRPC(비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로 일부 신약이 관련 적응증을 받아 국내 허가됐지만 급여는 적용되지 않아 본인부담 100%를 지면서 치료제 투여를 이어왔다.

A씨는 치료제 비용 부담에 대해 "자녀들이 조금씩 도와주고 있고, 나 역시 사업체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입으로 치료제를 먹고 있다"면서도 "가족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에 너무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수입이 있고, 가족의 도움도 받아 자비로 치료제를 먹지만, 우리나라 60~70대 남성 중 나처럼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한숨지었다.

또 "내가 여기까지 살아온 것은 nmCRPC 치료를 위한 신약이 출시돼 가능했던 것이다. 정부가 환자들의 처지를 살펴 급여권에 진입시켜 주길 고대하고 있다"면서 "40~50대 남성은 국가건강검진에 PSA 검사를 1회라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다음은 뉴스더보이스와 진행한 A씨와 인터뷰 전문이다. 그는 현재 사업을 운영 중으로 실명과 연령 등 개인정보가 공개될 경우 생업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해왔다. 우리의 낮은 사회적 인식을 염려한 그의 심정을 고려해 환자 이름을 A씨로 표기했다.

-우선 치료 과정을 묻고 싶습니다. 진단은 언제 받으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4년 11월에 지방에서 가족상을 치르고 올라오는 길에 사타구니 통증이 심해 의원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의사가 PSA(전립선 특이항원) 수치가 높다며 큰 병원에 가보라 권해서 다음해 1월 상급종합병원에서 조직검사와 CT 촬영을 하면서 열 곳 중 다섯 곳이 암세포 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에 PSA 수치가 20이었다. (PSA는 전립선암에서만 생성되는 단백질로 정상 수치는 1.0~4ng/mL다. 20이상이면 전립선암 발견율은 90%에 이른다.)

의사에게 치료 방법을 물으니 수술+호르몬+방사선이나 방사선+호르몬 둘 중 하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시 담당 의사에게 충분히 설명을 듣지 못해 다른 병원을 알아보았으나 맘이 불안해 처음 수술을 잡았던 병원에서 3월 2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호전이 되셨는지요. 그 이후 치료 과정도 궁금합니다.

수술 후엔 PSA 수치가 0.6 가량으로 나왔지만 이후 다시 PSA 수치가 3.6 정도가 되니 의사가 방사선 치료를 권했다. 다른 의료진에게도 문의를 해봤는데 방사선 치료를 권해 7, 8월에 총 24회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약을 먹으며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에는 PSA가 0.01 정도로 나왔지만 완치 판정은 받지 못했다. 치료 1, 2년 후 의사가 약을 끊어보자고 했는데, 불안해서 계속 약을 먹게 되었고 이후로 한 번도 약 복용을 중단한 적은 없었다.

이후에도 ADT(호르몬 치료)를 계속 이어갔고, 당시 새로운 약제로 뉴베카(성분 다롤루타마이드)가 나와 자비로 복용하다 약값이 비싸 복용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치료를 이어왔다. 그러다 공급 중단 문제로 약을 복용할 수 없던 상황에서 다행히 얼리다(성분 아팔루타마이드)가 출시돼 지난해 5월부터 자비로 복용을 시작했다.

-얼리다 역시 환자분 관련 적응증에 급여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말씀처럼 얼리다는 나와 같은 nmCRPC에는 급여가 되지 않고 있다. 급여 되는 것은 전이성 호르몬반응성 전립선암(mHSPC)이다. 얼리다 복용 후 1년이 조금 넘은 지금 시점에서 PSA 수치가 조금씩 올라가는 중이다. 그래서 얼리다가 급여에 포함된다 해도 나와는 크게 상관이 없게 됐다. 그럼에도 아직 투병을 이어가는 후배 환자들이 있다. 신약을 먹으면 생명이 연장된다는 것을 내가 확인했다. 후배 환자들을 위해서 내가 나서는 이유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암이 생겨도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나서지 못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정책적 배려 부분에서)피해를 입는 것 같다.

-투병을 하는 10년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으셨을 것으로 안다. 어떻게 견뎌 내셨지요?

그간 저축한 돈과 회사 운영으로 얻은 수익을 모두 치료에 사용했다. 내 나이가 60대 후반인데 경제적 여력이 없으면 약제를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1년에 5000만원이나 드는 치료제를 감당하기 위해 아이들(자녀)까지 돕고 있다. 나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이 경제적 부담을 나누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의미로 보면, 가장 큰 문제는 ‘건강검진’에 있다. 내가 전립선암을 진단 받기 전에 PSA 수치의 존재라도 알았더라면 사비로 해당 항목 검사를 받았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가장 열정적이고 바쁜 시기인 40-50대 남성들이 스스로 건강검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긴 어렵다. 나 역시 전이가 되기 전에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심각해지진 않았을 것이다. 특히 나와 같은 사람 한 명이 생기는 것이 국가에도 큰 손해다. 혈액검사 한 번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약값을 절약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40대 중반 이후의 남성에게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PSA 검사를 1회라도 포함해주거나 환자 본인이 스스로 건강검진을 하게끔 꼭 강조하고 싶다. 이전에도 환우회 활동을 포함해 국회 세미나, 토론회 등에 참석해 의견을 전했지만 정부에게는 이런 의견이 전혀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지난 2015년 초 전립선암을 진단 받아 근 10년 째 투병을 이어오고 있는 60대 전립선암 환자 A씨가 신약의 급여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지난 2015년 초 전립선암을 진단 받아 근 10년 째 투병을 이어오고 있는 60대 전립선암 환자 A씨가 신약의 급여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지면을 빌어 정부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전립선 질환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발병확률이 올라가는 질환이다. 30대는 30%, 50대는 50%, 80대는 80%의 확률로 모든 남성들이 걸릴 확률이 있다. 본인, 아들, 아버지, 남편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는, 남의 이야기가 전혀 아닌 우리 가족의 야이기다. 정책결정자들도 본인 혹은 본인 가족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유럽이나 미국처럼 앞으로 전립선암 발병률이 나중에 1위가 될 거라 생각하기에 이에 대한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인터뷰를 하신다고 하셨을 때 꼭 전달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앞서 말한 대로 얼리다와 같은 신약 급여 확대를 말하고 싶었다. 비전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nmCRPC)에 사용되는 약제는 얼리다와 뉴베카 밖에 없다. 특히 얼리다는 본래 비전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약제다. 그런데 현실은 국내에서 전이된 환자(mHSPC)로만 급여를 적용시키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국내에는 비전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약 중 급여된 약제가 없고 ADT (남성호르몬박탈요법)만이 급여되고 있다. 그런데 nmCRPC는 ADT 치료에도 불구하고 PSA 수치가 상승하는, 반응하지 않는 질환이다. 환자에게 듣지 않는 ADT만이 급여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수술에 1,400만원을 자비로 부담했고, 방사선 치료와 뉴베카, 얼리다를 자비로 치료했다. 나도 암 환자인데 왜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모든 지원 환경에서 배제되어야 하는지 화가 날 뿐이다. 이런 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 지난 번 얼리다 급여 확대 신청에 기대를 걸었지만 거절됐다고 하니 암담할 뿐이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끝으로 덧붙이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나의 경우, 혈액 검사라도 조금만 일찍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있다. 나름대로 내가 내 사업분야에서는 1인자라고 자평하는데, 병 하나 때문에 산업에 손해가 막심하다고 생각한다. 검사를 안 해서 전립선암 진단을 놓치는 것은 정말 국가적으로 큰 손해라고 생각한다.

전립선암은 남성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심각한 문제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 대상이 되는 40~50대 남성들은 현역이기 때문에 의견을 모아서 정치화하기도 어렵다. 이제라도 나 같은 사람들이 나서서 약제 급여와 PSA 건강검진 적용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런 작은 움직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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