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내원 환자 감소로 매출 손실
GSK, 의약품 비축 현상에 실적 반등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감소로 울상을 지을 글로벌제약사는 어디일까. 머크/MSD, 화이자일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실적 증가가 기대되는 제약사로는 GSK, 길리어드 등이 꼽혔다.
20일 제약산업 분석기관 이벨류에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3~6월)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평가된 주요 글로벌제약사는 머크, 화이자 등 11곳이다.
이들 제약사가 기록한 매출 손실은 총 59억달러(약 8조원) 규모다. 제약사별로는 머크의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손실은 12억달러(1조4000억원)로 추정됐다. 이는 코로나19로 내원 환자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머크는 포트폴리오의 70% 가량이 의사처방에 따라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별 매출 손실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4억5000만달러(5400억원), 마취제 ‘브리디온’ 1억5000만달러(2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화이자는 매출 손실이 11억달러 규모로 추산됐다. 이어 바이엘(6억5700만달러), 로슈(6억1900만달러), 사노피(5억9200만달러), 애브비(5억1200만달러), 그리고 노바티스(3억7800만달러) 등의 차례로 손실 규모가 클 전망이다.
이 가운데 애브비와 로슈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역력을 억제하는 기전의 ‘휴미라(애브비)’, ‘오크레부스(로슈)’ 등의 처방이 감소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 지난 3개월간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 제약사는 4곳이었다. GSK, 일라이 릴리, 길리어드 등이 여기 해당하며, 이들 제약사가 기록한 매출 성장 규모는 총 10억달러 수준이다.
제약사별로는 GSK가 6억5000만달러의 매출 성장을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별로는 천식치료제 ‘베토린’과 HIV 치료제 ‘티비케이’의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환자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해당 치료제들을 미리 비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라이 릴리도 비슷한 이유로 실적이 늘었다. 포트폴리오에선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가 비축 대상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길리어드 역시 HIV 치료제 ‘빅타비’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성장은 트루바다, 젠보야 등 다른 HIV 치료제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길리어드는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존재에 따라 5억2800만달러를 장부에 추가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