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사지로 모는 의료계 집단휴직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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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사지로 모는 의료계 집단휴직 철회해야"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6.13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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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개 환자단체 "의사 파업 방지 위한 법적 조치 필요"
김재열 회장 "환자들 각자도생 넘어 사지로 내몰려"
안기종 대표 "휴진 결정, 전면 철회하고 진료지원인력 합법화 해야"
13일 오전 국회의사당 정문 앞 기자회견 개최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병원으로 확대되고 있는 의료계 집단 휴진 발표에 환자단체들이 "환자를 사지로 몰고 있다"며 강력 비판하면서 휴진 결의 청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환자단체들은 이와 함께 국회에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 정상 작동 관련 입법 추진과 진료지원인력 합법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연세세브란스병원까지 확대된 집단 휴진 발표에 환자단체들은 휴진 결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13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중증아토피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국회 정문 앞에서 의료계 집단 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과 서울대병원·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등의 무기한 휴진 결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지난 넉 달간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장기간 의료공백으로 환자들은 큰 불안과 피해를 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사태 해결의 희망이 보이는 시점에서 또다시 의료계의 집단휴진 결의를 보며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의료계 집단행동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 제도와 법률 개선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이슬 한국PROS환자단체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서이슬 한국PROS환자단체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서이슬 한국PROS환자단체 대표는 "우리아이는 국내 대학병원 한 곳에서만 진료를 볼 수 있는 희소질환을 앓고 있지만 현 사태에서 진료를 보기 위한 조직검사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조직검사를 전공의가 해야 하는데 파업으로 하지 못해 치료의 첫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울분을 드러냈다. 

서 대표는 "조직검사를 하지 못하니 임상시험에도 참여할 수 없어 우리 아이는 치료의 기회도 가지지 못하게 됐다"면서 "생명이 위중한 환자들 앞에서 희소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삶의 질을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점순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회장은 "지금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받지 못해 불안에 떨며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의료진은 누구를 위해 있는가. 환자를 위해 뛰지 않는 의사는 우리도 필요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미향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대표는 "현장을 지키며 탈진해가는 좋은 의사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었기에 환자들은 그분들을 생각하며 말을 아꼈지만 서울대병원 비대위의 전면 휴진 발표가 상처가 됐다"며 "이제 환자는 좋은 의사는커녕 그냥 의사도 볼 수 없을지 모르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공동대표는 "환자단체에서 20여년간 활동하면서 92개 환자단체가 모두 모인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면서 "슬픈 역사로 기록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 상황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 대표는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이 사태가 6월까지 이어질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넉 달간의 의료공백 기간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해왔던 환자들에게 의료진의 연이은 집단 휴진, 무기한 휴진 결의는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92개 환자단체는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한의사협회의 무기한 휴진, 전면 휴진 결정 즉시 철회 △정부의 진료지원인력 합법화를 통한 환자를 위한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 △국회의 의료인 집단행동 시 필수의료 정상 작동 관련 입법 추진 등을 요구했다.

환자단체의 호소 속에 서울대병원의 '무기한 휴진' 선언은 결국 국내 대학 종합병원들의 릴레이 휴진으로 이어지게 됐다.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이달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제외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한 데 세브란스병원도 12일 이달 27일부터 휴진 계획을 밝히며 상급종합병원의 집단 휴진은 이달 18일을 기점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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