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적자 외상센터…대학병원 유지는 탐욕과 이기심, 나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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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적자 외상센터…대학병원 유지는 탐욕과 이기심, 나태함"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5.02.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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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이주영 의원, 중증외상센터 드라마와 참혹한 의료현실 '일갈'
윤정부 의료개혁 처참한 성적표 "관료가 통제하는 순간 필연적 망가진다"

열풍을 몰고 온 중증외상 드라마와 참혹한 의료현실 간 괴리감을 냉정하게 꼬집는 국회의원 발언이 주목된다.

병원 경영진의 탐욕 그리고 보건당국의 간섭과 통제로 추락하는 소아응급의료와 외상의료 현실을 강하게 질타한 것이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발언 모습.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발언 모습.

의사 출신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보건복지위)은 6일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요즘 인기 있는 OTT 시리즈에서 중증외상의료 현장이 나온다. 익숙한 응급실과 수술실 장면이 반갑기도 했지만 현실을 아는 저는 영상을 보는 내내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넷플릭스는 최근 전장을 누비던 외상외과 전문의가 대학병원 중증외상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중증외상센터로 키워가는 과정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 8부작 한국 드라마를 제작 상영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용감하고 사명감 넘쳐 보이지만 만년 적자를 내고 있을 것이 분명한 외상외과 교수가 그 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병원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아마도 탐욕과 이기심, 나태함으로 묘사되는 대장항문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일 것"이라고 수익 중심 병원계 모습을 일갈했다.

그는 윤정부 의료개혁 강행으로 벌어진 의료생태계 민낯을 쏟아냈다.

이 이원은 "윤정부 의료개혁이 1주년을 맞았다.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었지만 의료개혁 실무는 오늘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지역의료 및 핵심의료 공백이었고, 정부가 써 낸 답안지는 필수의료 패키지와 파격적 의대 증원이었다"면서 "이제 성적표가 날아들고 있다. 병원 진료량 및 수술 건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복지부가 발표한 초과 사망자 수는 3천명을 상회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체 의사 7%가 수련을 중단했을 뿐이고, 그들 중 다수가 여전히 의료에 종사 중인데 현장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것을 아직도 전공의들 탓으로 돌릴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제가 응급실을 떠난 이후 정부는 수 많은 지원책을 쏟아내고 체 했지만 전국 소아응급의료와 외상의료는 사실상 종말을 맞았고 급기야 이달말 국내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마저 문을 닫는다"고 지적했다.

의사 출신 이주영 의원은 외상센터 드라마를 보며 씁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작 '중증외상센터' 포스터.
의사 출신 이주영 의원은 외상센터 드라마를 보며 씁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작 '중증외상센터' 포스터.

이주영 의원은 "복지부는 중증외상센터 지원 예산을 편성했으나 기재부 심의 과정에서 삭감됐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중요성을 고려해 예산을 부활시켰지만 연말 증액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이라며 "망상적 의료개악으로 30조가 넘는 돈을 쏟아 부을 동안 외상 전문의 양성에 지원할 9억원은 정부와 국회에게 너무나 큰 돈 이었나봅니다"라고 자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는 이제 고드리우스 매듭이 됐다. 거대정부는 언제나 친절한 얼굴을 한 채 나라를 구석구석 정성스럽게 망친다. 정부는 결단을 하든가, 제발 손을 떼라. 모든 것에 관료들의 손이 닿고, 정부가 통제하려 드는 순간 개인의 자유와 존엄은 필연적으로 망가진다"고 경고했다.

이주영 의원은 끝으로 "관료가 아니라 실무자들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실손보험이 아니라 건강보험부터 손 봐야 한다. 비급여가 아니라 비과학을 철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의사의 자율이 환자의 자유이며, 의사의 용기가 곧 환자의 안전이기에 정부는 부디 귀를 열고 꼬인 매듭을 잘라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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