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체계 개편은 당분간 심사평가원의 최우선 과제로 손꼽힐 것으로 보인다. 김선민 심사평가원장도 그랬듯이 김남희(경희대간호) 업무상임이사 역시 올해 소관업무 중 중점 추진사업으로 심사체계 개편의 성공적 안착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제별 분석심사가 새로운 심사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의료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겠다고도 했다. 이와 연계해 진료 자율권을 보장하는 '자율형 분석심사 선도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올해 1월 18일 업무상임이사로 취임한 김 이사는 9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또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의 미래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적정성평가 미래발전 포럼'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 이사는 이를 통해 "앞으로의 20년을 바라보고 관련 전문가 및 국민 의견 등을 충분히 반영해 국민이 체감하고 의료기관이 신뢰하는 2040 평가체계 혁신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 이사 소관업무는 심사-평가, 의료자원관리, 현지조사 등 주로 요양기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다. 그런 점에서 김 이사는 "업무를 추진하고 계획하는 데 있어서 더욱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 이사와 일문일답이다.
-올해 소관업무 중점 추진 계획은
=우선 심사체계 개편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다. 2019년 8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주제별(고혈압, 당뇨병, 천식, COPD, 슬관절치환술) 분석심사가 새로운 심사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석 기준, 절차 등을 면밀히 살펴 개선할 점 등을 의료계와 함께 고민하도록 하겠다.
현행 방식의 심사를 유예해 진료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그에 따른 진료성과를 모니터링해 결과적으로 국민 의료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자율형 분석심사 선도사업도 추진하겠다.
적정성 평가의 미래발전 방향도 만들어가고자 한다. 지난 20년간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는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견인하고 국민이 안전한 의료 환경에서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앞으로의 20년을 바라보고 관련 전문가 및 국민 의견 등을 충분히 반영해 국민이 체감하고 의료기관이 신뢰하는 2040 평가체계 혁신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와 의료계, 국민이 참여한 평가발전위원회 논의 사항을 바탕으로 '적정성평가 미래발전 포럼'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심사기준 개선 로드맵을 마련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기준설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단기적으로는 사안의 시급성, 사회적 요구도 등을 고려해 유형을 분류하고, 과제별 우선순위 설정 및 재분류 작업을 거쳐 시의적절한 기준개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국민 중심 보건의료자원 관리 체계도 강화해 나가겠다. 국민이 가까운 곳에 질 좋은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문병원 지정 주기 단축 및 분야를 확대하고, 난임·아동·재활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료안전망 보장을 위해 의료기관 지정운영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심사평가체계 개편은 김선민 원장도 올해 주력사업으로 제시했던 사안이다. 올해부터 2단계 사업에 들어서는데, 2단계 추진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올해는 현재 시행 중인 선도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준비를 하려고 한다. 4월 완료 예정인 '분석심사 선도(시범)사업 개선사항 도출을 위한 연구용역'(고려대학교 윤석준 교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심사 단기 영향을 파악하고 개선사항을 도출해 반영하도록 하겠다.
또 관련 법령·고시 등 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고 주제별 영역 확대 및 신규 지표 개발 등 분석모형을 정교화 하는데 노력하겠다.
주제별 분석심사와 더불어 2020년에 도입한 경향기반 분석심사도 체계화할 예정이다. 다만 '경향'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에 사업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외부 의견들이 있어 명칭에 대한 고민도 계속 검토 중이다.
-'자율형 분석심사 선도사업'에 대해서도 추가 설명한다면
=중증질환, 특수진료 영역을 대상으로 의료질 관리가 우수하고, 자체적으로 병원 내 적정진료 지원 및 의료 질 향상 활동 수행 등의 관리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을 선정해 선도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새로운 심사방식 도입과 관련해 의료계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세부 운영방안을 검토 중이다.
-환자경험평가 확대에 대한 의료계 불만이 여전하다.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2017년 환자경험평가 첫 도입 이후 적정성평가 항목 증가로 인해 의료계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제외국과는 상이한 보험체계 아래 선험국 의료 질 평가제도를 벤치마킹하는 환자경험평가의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의료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1‧2차 평가 이후, "최초로 환자가 직접 참여한 의료서비스 평가로서 의료소비자 관점에서 의료 질 향상을 유도했다"라는 긍정적 언론보도 뿐 아니라, "환자 중심 의료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진료서비스의 본질을 개선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의료계의 긍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3차 평가 세부시행계획 공개 시점과 더불어 최근에도 의료계에서 환자경험평가 문항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었다. 환자경험평가(Patient Experience)는 환자만족조사(Patient Satisfaction)와 달리 특정기간에 특정 의료서비스를 경험했는 지를 객관적으로 질문하기 위해 설문문항 개발 당시 제외국 환자중심성 평가제도(미국 HCAHPS·영국 NHS Inpatient survey)를 참조하고 '환자중심성 평가모형 개발(2015., 서울대)'연구결과를 기반으로 관련학회, 국민대표 등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및 협의체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도출했다.
앞으로도 환자경험 평가의 신뢰성 확보 및 설문문항의 객관성 제고를 위해 관련학회‧국민대표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치매 진료에 대한 적정성 평가가 진행된다. 항정신성의약품 투약 안전지표도 신설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요 내용을 설명해 달라
=치매 적정성 평가는 초기 치매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한 증상 악화 지연 및 의료서비스 질 향상 도모를 목적으로 한다. 의원급 이상의 신규 치매 외래 환자를 평가대상으로 현재 평가지표 및 세부기준 마련을 위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 중이며, 의료평가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하반기에 평가 세부계획(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항정신성의약품 남용 방지 및 안전한 약물 사용 유도를 위해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2주기 3차)에 '항정신성의약품 투약안전' 지표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CMS 등 제외국의 평가 현황 및 임상지침 등을 고려해 검토 중이며, 요양기관에 질환군별 약제처방 정보제공 등을 통해 질 개선을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조사 업무가 사실상 1년 가까이 멈췄다. 올해 현지조사 업무 계획은
=작년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개월간 현지조사가 잠정 유예된 바 있다. 하반기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정으로 현장조사 대신 '비대면 현지조사'를 도입해 수행해 오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현지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며, 현장조사가 불가한 경우에는 '비대면 현지조사'를 확대하는 등 건강보험 사후관리를 지속하도록 하겠다.